방 8개 운영권, 500억 호텔 사업권 따내

입력 2023.06.15 (21:47) 수정 2023.06.1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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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합천군 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건립 사업의 대규모 횡령 사건 다시 짚어봅니다.

잠적한 민간사업자가 590억 원대 호텔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합천군이 소유한 방 8개 규모 한옥 체험관 운영권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사업비가 근거 없이 부풀려졌지만, 합천군을 이를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간사업자가 250억 원의 대출금을 횡령한 뒤 잠적하면서, 무기한 공사가 중단된 숙박시설 현장.

민간사업자가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600m 떨어진 한옥 숙박시설 운영권이 시작이었습니다.

합천군은 2020년 방 8개 규모, 군 소유 숙박시설을 운영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했고, 이번 사업에서 잠적한 민간사업자가 운영권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1곳뿐이었습니다.

공모서에는 이상한 조건도 있었습니다.

기부채납 방식으로 숙박시설, 호텔을 추가로 건립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숙박시설 운영권으로 590억 원대 호텔 조성 사업을 따낼 수 있던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합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40명 이상을 수용 못 하니까. 조금 더 확충이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숙박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이 들어간 거로…."]

심사 항목도 부실했습니다.

사업 추진 능력 등 4개로 구성된 심사항목 중 신규 숙박시설 조성을 검증하는 항목은 10%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민간사업자는 자회사를 만들어 합천군과 호텔 신축 사업을 시작했고, 법인명을 바꿔 이 사업의 연대보증까지 섰습니다.

애초 40억 원이던 호텔 조성 사업비는 합천군과 시행사 협의를 거치며 15배까지 불어났습니다.

업무 협약 당시 40억 원이었던 사업비는 공유재산 관리계획 등을 거치며 200억 원까지 늘어났고, 590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타당성 조사는 합천군이 아니라, 민간사업자가 했습니다.

[시행사 전 직원/음성변조 : "목적을 잘 모르겠어요. (사업을) 진짜 하려고 했던 건지, 안 그러면 정말로 (돈을) 빼돌리기 위해서 한 건지."]

숙박시설 운영방식 선정부터 사업비 규모가 늘어나는 모든 과정은 문준희 전 합천군수 결재를 거쳤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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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 8개 운영권, 500억 호텔 사업권 따내
    • 입력 2023-06-15 21:47:30
    • 수정2023-06-15 22:04:28
    뉴스9(창원)
[앵커]

합천군 영상테마파크 숙박시설 건립 사업의 대규모 횡령 사건 다시 짚어봅니다.

잠적한 민간사업자가 590억 원대 호텔 사업권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합천군이 소유한 방 8개 규모 한옥 체험관 운영권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사업비가 근거 없이 부풀려졌지만, 합천군을 이를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민간사업자가 250억 원의 대출금을 횡령한 뒤 잠적하면서, 무기한 공사가 중단된 숙박시설 현장.

민간사업자가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것은 현장에서 600m 떨어진 한옥 숙박시설 운영권이 시작이었습니다.

합천군은 2020년 방 8개 규모, 군 소유 숙박시설을 운영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했고, 이번 사업에서 잠적한 민간사업자가 운영권을 갖게 됐습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업체는 1곳뿐이었습니다.

공모서에는 이상한 조건도 있었습니다.

기부채납 방식으로 숙박시설, 호텔을 추가로 건립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숙박시설 운영권으로 590억 원대 호텔 조성 사업을 따낼 수 있던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합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40명 이상을 수용 못 하니까. 조금 더 확충이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숙박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이 들어간 거로…."]

심사 항목도 부실했습니다.

사업 추진 능력 등 4개로 구성된 심사항목 중 신규 숙박시설 조성을 검증하는 항목은 10%에 불과했습니다.

이후 민간사업자는 자회사를 만들어 합천군과 호텔 신축 사업을 시작했고, 법인명을 바꿔 이 사업의 연대보증까지 섰습니다.

애초 40억 원이던 호텔 조성 사업비는 합천군과 시행사 협의를 거치며 15배까지 불어났습니다.

업무 협약 당시 40억 원이었던 사업비는 공유재산 관리계획 등을 거치며 200억 원까지 늘어났고, 590억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타당성 조사는 합천군이 아니라, 민간사업자가 했습니다.

[시행사 전 직원/음성변조 : "목적을 잘 모르겠어요. (사업을) 진짜 하려고 했던 건지, 안 그러면 정말로 (돈을) 빼돌리기 위해서 한 건지."]

숙박시설 운영방식 선정부터 사업비 규모가 늘어나는 모든 과정은 문준희 전 합천군수 결재를 거쳤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조원준/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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