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파서 슬쩍”…불황 속 생계형 범죄↑

입력 2023.06.15 (23:23) 수정 2023.06.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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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만이 생계형 범죄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사회적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보도에 주아랑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울산의 한 전통시장 안 골목.

한 남성이 주변을 살피더니 냉장고 안에서 무엇인가 꺼내 비닐봉지 안에 담습니다.

이 모습이 구청 CCTV관제센터에 포착되면서 남성은 범행 1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이 일대 가게 3곳에서 훔친 건 고구마와 어묵.

특별한 직업이 없던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배가 고파 음식물을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천세진/울산중부경찰서 학성지구대 경위 : "새벽 시간대 잠에 깨서 배가 고프니까 시장에 가면 먹을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어묵 한 주먹이랑 고구마 1개 정도 훔쳤습니다."]

지난 3월엔 강원도 원주시에서 40대 미혼모가 생후 두 달 된 아기가 10시간 동안 굶었다며 분유 등을 훔치는 등 경기 불황 속에 생계형 범죄로 추정되는 소액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에서 죄질이 경미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즉결심판이나 훈방으로 감경받은 범죄자는 313명으로,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범죄 상습성 등을 고려해 일반 범죄와 생계형 범죄를 구분하고, 생계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절취 행위는 분명한 범죄행위이지만 그 사안에 따라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형사적 제재보다는 오히려 복지적 차원의 도움 행위가 이런 범죄를 막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망을 더욱 촘촘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화면제공:울산 중구청·강원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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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파서 슬쩍”…불황 속 생계형 범죄↑
    • 입력 2023-06-15 23:23:16
    • 수정2023-06-16 11:24:16
    뉴스9(울산)
[앵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만이 생계형 범죄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사회적 지원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보도에 주아랑 기자입니다.

[리포트]

새벽 시간 울산의 한 전통시장 안 골목.

한 남성이 주변을 살피더니 냉장고 안에서 무엇인가 꺼내 비닐봉지 안에 담습니다.

이 모습이 구청 CCTV관제센터에 포착되면서 남성은 범행 10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이 일대 가게 3곳에서 훔친 건 고구마와 어묵.

특별한 직업이 없던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배가 고파 음식물을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천세진/울산중부경찰서 학성지구대 경위 : "새벽 시간대 잠에 깨서 배가 고프니까 시장에 가면 먹을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어묵 한 주먹이랑 고구마 1개 정도 훔쳤습니다."]

지난 3월엔 강원도 원주시에서 40대 미혼모가 생후 두 달 된 아기가 10시간 동안 굶었다며 분유 등을 훔치는 등 경기 불황 속에 생계형 범죄로 추정되는 소액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울산에서 죄질이 경미한 범죄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즉결심판이나 훈방으로 감경받은 범죄자는 313명으로, 최근 3년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범죄 상습성 등을 고려해 일반 범죄와 생계형 범죄를 구분하고, 생계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사회적 지원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절취 행위는 분명한 범죄행위이지만 그 사안에 따라서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서 형사적 제재보다는 오히려 복지적 차원의 도움 행위가 이런 범죄를 막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망을 더욱 촘촘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그래픽:박서은/화면제공:울산 중구청·강원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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