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 무더위쉼터…‘냉방기 먹통’에 ‘주소도 엉터리’

입력 2023.06.19 (21:21) 수정 2023.06.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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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불볕더위가 시작되면 취약계층의 여름나기를 위해 '무더위 쉼터'가 운영됩니다.

그런데, 쉼터를 찾아가 보니 안내한 주소가 엉터리거나, 심지어 냉방기가 먹통인 곳도 있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전북 완주의 한 마을, 코앞에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이 있는데도, 마을 어르신들은 나무 밑 평상에 모여 있습니다.

[성정순/마을 주민 : "(쉼터 안은) 더워. 아무래도 더워요. 에어컨이 안 틀어져. (오래 됐어.) 거의 지난해 1년 안 썼다고 생각하면 돼요."]

무더위 쉼터에 들어가 보니 안은 텅 비어 있고 냉방기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지난달 냉방시설 전수 조사까지 했지만, 정작 고장 난 냉방기는 그대로입니다.

인근의 다른 마을, 정부가 안내한 주소를 찾아 가보니 일반 가정집이 나옵니다.

무더위쉼터는 이곳에서 4백여 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엉터리 위치 정보에 잘못 찾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옛날에 한 번 누가 찾아온 거 같은데... 동네 경로당이냐고 물어봤어요."]

도심에서 검색한 또 다른 무더위쉼터.

직접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분식집입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등록된 무더위쉼터 주소를 보고 이곳에 찾아왔는데요.

안내된 경로당은 없고 이렇게 상가만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쉼터 주소를 위·경도로 입력하다 보니 오차가 발생했다며 이달 말까지 주소를 바로 잡고 고장 난 냉방기도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무더위쉼터는 모두 5만 4천여 곳.

올여름 최악의 무더위가 우려되면서 취약계층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한 발 빠른 현장 점검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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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뿐인 무더위쉼터…‘냉방기 먹통’에 ‘주소도 엉터리’
    • 입력 2023-06-19 21:21:48
    • 수정2023-06-19 21: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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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불볕더위가 시작되면 취약계층의 여름나기를 위해 '무더위 쉼터'가 운영됩니다.

그런데, 쉼터를 찾아가 보니 안내한 주소가 엉터리거나, 심지어 냉방기가 먹통인 곳도 있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전북 완주의 한 마을, 코앞에 무더위쉼터로 지정된 경로당이 있는데도, 마을 어르신들은 나무 밑 평상에 모여 있습니다.

[성정순/마을 주민 : "(쉼터 안은) 더워. 아무래도 더워요. 에어컨이 안 틀어져. (오래 됐어.) 거의 지난해 1년 안 썼다고 생각하면 돼요."]

무더위 쉼터에 들어가 보니 안은 텅 비어 있고 냉방기 버튼을 눌러도 켜지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지난달 냉방시설 전수 조사까지 했지만, 정작 고장 난 냉방기는 그대로입니다.

인근의 다른 마을, 정부가 안내한 주소를 찾아 가보니 일반 가정집이 나옵니다.

무더위쉼터는 이곳에서 4백여 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엉터리 위치 정보에 잘못 찾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마을 주민 : "옛날에 한 번 누가 찾아온 거 같은데... 동네 경로당이냐고 물어봤어요."]

도심에서 검색한 또 다른 무더위쉼터.

직접 찾아가 보니, 엉뚱하게도 분식집입니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등록된 무더위쉼터 주소를 보고 이곳에 찾아왔는데요.

안내된 경로당은 없고 이렇게 상가만 있습니다.

전라북도는 쉼터 주소를 위·경도로 입력하다 보니 오차가 발생했다며 이달 말까지 주소를 바로 잡고 고장 난 냉방기도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국 무더위쉼터는 모두 5만 4천여 곳.

올여름 최악의 무더위가 우려되면서 취약계층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한 발 빠른 현장 점검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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