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할머니’는 낙상?…손가락 없어진 할아버지도 ‘수사 종결’

입력 2023.06.20 (21:42) 수정 2023.06.2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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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80대 치매 노인이 실종됐다 6시간 만에 멍투성이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CCTV를 조사한 뒤 넘어져서 다친 걸로 잠정 결론냈는데 가족들을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다예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6시간 동안 실종됐다 발견된 80대 김 모 할머니.

이마와 눈 주변이 온통 피멍이고 손에도 상처가 났습니다.

가족들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손자 : "'어떤 젊은 남자가 때렸다'라고 첫 대답을 그렇게 하셨어요. 아무리 할머니가 정신이 없고 치매셨다 하더라도."]

할머니가 발견된 곳은 실종된 장소에서 6km 떨어진 도로변.

경찰은 할머니 동선을 따라 CCTV를 조사했지만, 범행 단서를 찾지 못했고, 대신 할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이 일부 찍힌 걸 확인하고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한○○/손자 : "이제 cctv가 이게 비는 구간도 많고, 저는 더, 더 봐야 될 거 같아요."]

실종된 치매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80대 치매 할아버지가 열 손가락이 훼손된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발견 두 시간 만에 동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치매 할아버지 가족/음성변조 : "수술한 의사가 '이거는 외력에 의해서 이렇게 잘려나가지, 동상 걸렸다고 절대 훼손될 수 없는 상태'라고."]

가족들로선 수용하기 힘들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힘들어,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실종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찾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좀 줄이는 거 이게 지금 일단 시급한 과제인 것 같아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하루 평균 40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10년 새 2배가량 늘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촬영기자:서다은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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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투성이 할머니’는 낙상?…손가락 없어진 할아버지도 ‘수사 종결’
    • 입력 2023-06-20 21:42:32
    • 수정2023-06-20 21: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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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전 80대 치매 노인이 실종됐다 6시간 만에 멍투성이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CCTV를 조사한 뒤 넘어져서 다친 걸로 잠정 결론냈는데 가족들을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며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황다예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6시간 동안 실종됐다 발견된 80대 김 모 할머니.

이마와 눈 주변이 온통 피멍이고 손에도 상처가 났습니다.

가족들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손자 : "'어떤 젊은 남자가 때렸다'라고 첫 대답을 그렇게 하셨어요. 아무리 할머니가 정신이 없고 치매셨다 하더라도."]

할머니가 발견된 곳은 실종된 장소에서 6km 떨어진 도로변.

경찰은 할머니 동선을 따라 CCTV를 조사했지만, 범행 단서를 찾지 못했고, 대신 할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이 일부 찍힌 걸 확인하고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한○○/손자 : "이제 cctv가 이게 비는 구간도 많고, 저는 더, 더 봐야 될 거 같아요."]

실종된 치매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80대 치매 할아버지가 열 손가락이 훼손된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발견 두 시간 만에 동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치매 할아버지 가족/음성변조 : "수술한 의사가 '이거는 외력에 의해서 이렇게 잘려나가지, 동상 걸렸다고 절대 훼손될 수 없는 상태'라고."]

가족들로선 수용하기 힘들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힘들어,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실종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찾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좀 줄이는 거 이게 지금 일단 시급한 과제인 것 같아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하루 평균 40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10년 새 2배가량 늘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촬영기자:서다은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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