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투성이 할머니’는 낙상?…손가락 없어진 할아버지도 ‘수사 종결’

입력 2023.06.21 (07:56) 수정 2023.06.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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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종된 80대 치매 노인이 6시간 만에 멍투성이인 모습으로 발견된 일이 있었죠.

가족들은 '묻지마 폭행' 사건이라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동선과 CCTV를 분석했지만 폭행 정황을 찾지 못해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6시간 동안 실종됐다 발견된 80대 김 모 할머니.

이마와 눈 주변이 온통 피멍이고 손에도 상처가 났습니다.

가족들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OO/손자 : "'어떤 젊은 남자가 때렸다'라고 첫 대답을 그렇게 하셨어요. 아무리 할머니가 정신이 없고 치매셨다 하더라도..."]

할머니가 발견된 곳은 실종된 장소에서 6km 떨어진 도로변.

경찰은 할머니 동선을 따라 CCTV를 조사했지만, 범행 단서를 찾지 못했고, 대신 할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이 일부 찍힌 걸 확인하고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한OO/손자 : "이제 cctv가 이게 비는 구간도 많고, 저는 더, 더 봐야 될 거 같아요."]

실종된 치매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80대 치매 할아버지가 열 손가락이 훼손된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발견 두 시간만에 동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치매 할아버지 가족/음성변조 : "수술한 의사가 '이거는 외력에 의해서 이렇게 잘려나가지, 동상 걸렸다고 절대 훼손될 수 없는 상태'라고..."]

가족들로선 수용하기 힘들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힘들어,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실종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찾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좀 줄이는 거 이게 지금 일단 시급한 과제인 것 같아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하루 평균 40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10년 새 2배가량 늘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촬영기자:서다은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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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투성이 할머니’는 낙상?…손가락 없어진 할아버지도 ‘수사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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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6-21 08: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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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실종된 80대 치매 노인이 6시간 만에 멍투성이인 모습으로 발견된 일이 있었죠.

가족들은 '묻지마 폭행' 사건이라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동선과 CCTV를 분석했지만 폭행 정황을 찾지 못해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황다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6시간 동안 실종됐다 발견된 80대 김 모 할머니.

이마와 눈 주변이 온통 피멍이고 손에도 상처가 났습니다.

가족들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누군가가 폭행한 거라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한OO/손자 : "'어떤 젊은 남자가 때렸다'라고 첫 대답을 그렇게 하셨어요. 아무리 할머니가 정신이 없고 치매셨다 하더라도..."]

할머니가 발견된 곳은 실종된 장소에서 6km 떨어진 도로변.

경찰은 할머니 동선을 따라 CCTV를 조사했지만, 범행 단서를 찾지 못했고, 대신 할머니가 넘어지는 모습이 일부 찍힌 걸 확인하고 낙상으로 잠정 결론내렸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한OO/손자 : "이제 cctv가 이게 비는 구간도 많고, 저는 더, 더 봐야 될 거 같아요."]

실종된 치매 노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건 드문 일이 아닙니다.

지난 1월에는 80대 치매 할아버지가 열 손가락이 훼손된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발견 두 시간만에 동상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치매 할아버지 가족/음성변조 : "수술한 의사가 '이거는 외력에 의해서 이렇게 잘려나가지, 동상 걸렸다고 절대 훼손될 수 없는 상태'라고..."]

가족들로선 수용하기 힘들지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힘들어, 경찰 수사는 난항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응책은 실종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찾는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기술적인 지원을 받아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좀 줄이는 거 이게 지금 일단 시급한 과제인 것 같아요."]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하루 평균 40건이 접수되고 있는데 10년 새 2배가량 늘었습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촬영기자:서다은 정준희/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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