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첫날 숨진 50대 노동자…시공사는 ‘책임 회피’

[앵커]

지난주 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50대 노동자가 기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유족은 시공사가 책임을 피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작업중지명령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지난 11일 오후 58살 마 모 씨가 기계에 깔려 숨졌습니다.

위 아래로 움직이는 건설용 승강기의 자동화 장치를 설치하고 있었는데, 이 승강기가 갑자기 추락한겁니다.

출근 첫날이었습니다.

유족들은 당시 현장에 아무도 없어 아버지가 사고가 난 뒤 2시간 동안 방치돼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마혜진/유족 : "저희는 전혀 이해가 안 가고, 이거는 저희 아버지를 진짜 2차 모독하는 거나 다름없고 2차 가해나 다름없으니까. 저희 아버지 보내드리는 길에 있어서 너무 억울하죠."]

유족들은 또 시공사가 장례비를 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장례가 끝난 뒤엔 연락조차 받지 않고, 사고 책임을 피하기 위해 마 씨가 노동자가 아닌 사장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마 모 씨/유족 :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 중에 사업장에서 이렇게 사고를 입으신 거기 때문에 아빠의 근무 형태에 대해서 본인들이 주장할 게 아니라 원책임자로서의 책임을 다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시공사는 장례비와 관련해선 협력업체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지연됐던 것이고, 숨진 노동자가 친구 명의로 개인사업자를 내 일해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시공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오늘(21) 유족에게 장례비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혀왔습니다.

경찰과 노동청은 건설사 관계자를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불법 재하도급 등을 조사하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