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송중기 본가 가면 호텔 숙박권 드려요”

입력 2023.06.22 (19:31) 수정 2023.06.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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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이달 초 충청권관광진흥협회가 발표한 충청권 스탬프투어입니다.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까지 충청권 주요 관광지를 돌고 앱을 통해 인증하면 호텔 숙박권이나 모바일 쿠폰을 준다는 내용인데요.

두 가지 코스 중 먼저, '축제와 한류'가 주제인 테마별 코스는 대전 0시 축제와 배우 송중기 본가, 세종축제, 이응다리, 논산 선샤인랜드를 포함한 8개 관광지고요.

8곳에서 모두 인증하면 충청권 호텔 숙박권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요 관광지 코스는 시·도별 8곳씩, 32개 관광지를 선정했는데요.

인증 수에 따라서 최대 5만 4천 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관광지 목록을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이 스탬프투어, 대상이 국내 관광객들입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없고, 참여 수단인 앱도 한국어 서비스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한류를 주제로 했을까?'라는 겁니다.

배우 송중기 씨가 출연했던 드라마가 비교적 최근에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로, 국내에선 관심이 시들해진 상태고요.

나머지 드라마 촬영지도 수년 전에 방영됐던 곳이죠.

이런 의문을 가지고 제가 직접 해당 앱을 설치해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용하려고 보니 '주요 관광지 코스'만 있고, 호텔 숙박권을 준다는 '테마별 코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올해 충청권 스탬프투어를 주관하는 대전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대전관광협회에 문의하라"는 답이었는데요.

그래서 관광협회에 문의하니, "테마별 코스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류를 주제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물어봤는데요.

"외국에서 최근 인기가 있는 한국 드라마를 조사했고, 이 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관광지를 선정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최종 목적이라는 건데, 막상 사업 대상은 국내 관광객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국내 관광객들이 찾아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관광협회 측의 설명인데요.

또, 스탬프투어 테마별 코스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날짜도 안 나왔습니다.

뚜껑을 열기도 전에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정부도 최근 국내 여행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개막하면서, 지역 상권과 연계한 '동행 축제'를 열기도 했고요.

이번 달은 '여행의 달'로 정해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 온라인에서 국내 숙박업소를 예약할 경우 3만 원이나 5만 원을 할인해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국내 여행 지원책 효과가 미미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황금연휴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고속도로 통행량과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이렇게 다수에게 소액의 재정을 뿌리는 것은 효과도 없고 재정을 낭비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요. 그거보다는 차라리 취약계층들,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에서 실질 소득이 감소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에게 더 큰 금액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반면, 지난달까지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배 넘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그동안 쌓여왔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데다, 최근 국내 축제에서 이른바 바가지 논란도 불거지면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우리나라 밖을 향하고 있는 겁니다.

3년 전,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았던 여행 판도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다시 변화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대책은 여전히 코로나19 시절에 머물러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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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2 19:31:22
    • 수정2023-06-22 20:14:54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이달 초 충청권관광진흥협회가 발표한 충청권 스탬프투어입니다.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까지 충청권 주요 관광지를 돌고 앱을 통해 인증하면 호텔 숙박권이나 모바일 쿠폰을 준다는 내용인데요.

두 가지 코스 중 먼저, '축제와 한류'가 주제인 테마별 코스는 대전 0시 축제와 배우 송중기 본가, 세종축제, 이응다리, 논산 선샤인랜드를 포함한 8개 관광지고요.

8곳에서 모두 인증하면 충청권 호텔 숙박권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요 관광지 코스는 시·도별 8곳씩, 32개 관광지를 선정했는데요.

인증 수에 따라서 최대 5만 4천 원 상당의 모바일 쿠폰을 지급합니다.

그런데 관광지 목록을 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이 스탬프투어, 대상이 국내 관광객들입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도 없고, 참여 수단인 앱도 한국어 서비스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한류를 주제로 했을까?'라는 겁니다.

배우 송중기 씨가 출연했던 드라마가 비교적 최근에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지난해로, 국내에선 관심이 시들해진 상태고요.

나머지 드라마 촬영지도 수년 전에 방영됐던 곳이죠.

이런 의문을 가지고 제가 직접 해당 앱을 설치해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용하려고 보니 '주요 관광지 코스'만 있고, 호텔 숙박권을 준다는 '테마별 코스'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올해 충청권 스탬프투어를 주관하는 대전시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사업 운영을 담당하는 대전관광협회에 문의하라"는 답이었는데요.

그래서 관광협회에 문의하니, "테마별 코스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류를 주제로 정한 이유는 무엇인지도 물어봤는데요.

"외국에서 최근 인기가 있는 한국 드라마를 조사했고, 이 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관광지를 선정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니까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최종 목적이라는 건데, 막상 사업 대상은 국내 관광객인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국내 관광객들이 찾아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관광협회 측의 설명인데요.

또, 스탬프투어 테마별 코스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날짜도 안 나왔습니다.

뚜껑을 열기도 전에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정부도 최근 국내 여행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대전에서 개막하면서, 지역 상권과 연계한 '동행 축제'를 열기도 했고요.

이번 달은 '여행의 달'로 정해 '대한민국 숙박 세일 페스타', 온라인에서 국내 숙박업소를 예약할 경우 3만 원이나 5만 원을 할인해 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국내 여행 지원책 효과가 미미하다고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달 대체공휴일을 포함해 황금연휴가 두 번이나 있었지만, 고속도로 통행량과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줄었습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이렇게 다수에게 소액의 재정을 뿌리는 것은 효과도 없고 재정을 낭비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요. 그거보다는 차라리 취약계층들, 고금리·고물가 상황 속에서 실질 소득이 감소해서 고통을 받고 있는 취약계층에게 더 큰 금액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반면, 지난달까지 올해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배 넘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그동안 쌓여왔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한 데다, 최근 국내 축제에서 이른바 바가지 논란도 불거지면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우리나라 밖을 향하고 있는 겁니다.

3년 전,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았던 여행 판도가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다시 변화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우리 정부와 지자체의 관련 대책은 여전히 코로나19 시절에 머물러있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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