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진주] ‘옆에 있었는데도’…학대 ‘방조’ 혐의 불기소 반발

[앵커]

장애아동 15명을 5백여 차례 학대한 혐의로 진주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하지만 검찰은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에 대한 학대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피해 학부모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자에 앉은 아이의 머리를 때리고, 힘껏 밀어낸 보육교사, 함께 있던 다른 보육교사 2명은 이를 보고도 말리지 않습니다.

아동을 넘어뜨리는 한 보육교사의 행동을 보고, 다른 보육교사는 별일 아닌 듯 심지어 웃어넘기기도 합니다.

장애아동 15명을 5백여 차례 걸쳐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육교사는 모두 6명, 하지만 검찰은 보육교사와 원장에게 적용된 아동학대 '방조' 혐의는 모두 죄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서를 살펴봤습니다.

검찰은 학대 당시 다른 교사가 이들 옆에 있던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학대 행위가 순간적으로 발생해, 다른 보육교사들이 목격했는지 알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또, 옆에서 학대 상황을 목격했다는 것만으로는 다른 교사의 학대 행위를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어린이집 원장도 CCTV 확인 전까지 이를 몰랐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 "다른 반 선생님들이 오셔서 학대 장면을 정면으로 보고 있는 게 5분 가까이 있는 (CCTV) 장면도 있어요. 그것도 방조가 아니라는 게 저희는 이해가 안 가죠."]

피해자 측 변호인은 무형적, 정신적 방조 행위도 형법상 방조에 해당한다는 판례를 들며 검찰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손명숙/변호사 : "지속적으로 행해진 가해 행위에 대해서 몰랐다, 제지할 수 없었다라고 하는 부분을 방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검찰이 잘못한 거라고 봅니다."]

피해 부모들은 항고하기로 했습니다.

또, 검찰의 공소 사실에서 교사와 원장이 아동학대 처벌법상 신고 의무를 어긴 사실이 드러났다며, 진주시에 추가 행정 처분을 요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영상편집:김진용/그래픽:박수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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