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짙은 녹조…반복되지만 대책은 ‘제자리’

입력 2023.06.23 (19:30) 수정 2023.06.2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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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낙동강 함안 지역에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는 등 확산세가 심상찮습니다.

벌써부터 부산 주변 낙동강 하류에도 짙은 녹조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배를 타고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구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화명생태공원 아래쪽 낙동강을 둘러봤습니다.

강물 빛이 물감이라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물 안팎에는 지저분한 녹색 부유물로 가득합니다.

컵으로 물을 담아봤습니다.

마치 묽은 젤리 같은 느낌입니다.

녹조 속 세균 알갱이가 높은 열을 받아 광합성을 거쳐 증식해 뭉치며 걸쭉해진 탓.

여름 때마다 낙동강을 찾아오는 불청객, 녹조가 뒤덮은 낙동강 지류의 모습입니다.

뻑뻑하고 짙은 초록색으로 '녹조라테'라는 이름까지 가지고 있는데요.

이번 여름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낙동강을 생계의 터로 삼고 있는 어민들은 녹색으로 변해버린 강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매년 그래왔듯 낙동강 본류도 며칠 지나지 않아 녹조로 뒤덮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성문/부산 구포어촌계장 : "이렇게 물 더러운 곳에서 나는 생물을 누가 사 먹으며, 이렇게 더러운 물 가지고 수돗물을 원수로 쓰는데 국민들·시민들 생명에도 엄청난 문제가 있고…."]

녹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는 올해 독성물질 분석 기기를 통한 감시 강화, 취수구 쪽 조류 차단막 이중 설치, 살수 시설 가동과 같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강에 녹조가 퍼진 후의 대책일 뿐, 녹조가 생기는 것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합니다.

[민은주/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기후 위기로 인해서 녹조 발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후적인 처리보다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하더라도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서…."]

앞당겨 찾아온 더위만큼이나 빠르게 찾아온 녹조.

확실한 대책이 없으면, 어민과 부산 시민의 불안은 올해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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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른 더위에 짙은 녹조…반복되지만 대책은 ‘제자리’
    • 입력 2023-06-23 19:30:35
    • 수정2023-06-23 19:48:55
    뉴스7(부산)
[앵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낙동강 함안 지역에 조류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는 등 확산세가 심상찮습니다.

벌써부터 부산 주변 낙동강 하류에도 짙은 녹조가 관찰되고 있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배를 타고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구포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화명생태공원 아래쪽 낙동강을 둘러봤습니다.

강물 빛이 물감이라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물 안팎에는 지저분한 녹색 부유물로 가득합니다.

컵으로 물을 담아봤습니다.

마치 묽은 젤리 같은 느낌입니다.

녹조 속 세균 알갱이가 높은 열을 받아 광합성을 거쳐 증식해 뭉치며 걸쭉해진 탓.

여름 때마다 낙동강을 찾아오는 불청객, 녹조가 뒤덮은 낙동강 지류의 모습입니다.

뻑뻑하고 짙은 초록색으로 '녹조라테'라는 이름까지 가지고 있는데요.

이번 여름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낙동강을 생계의 터로 삼고 있는 어민들은 녹색으로 변해버린 강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매년 그래왔듯 낙동강 본류도 며칠 지나지 않아 녹조로 뒤덮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성문/부산 구포어촌계장 : "이렇게 물 더러운 곳에서 나는 생물을 누가 사 먹으며, 이렇게 더러운 물 가지고 수돗물을 원수로 쓰는데 국민들·시민들 생명에도 엄청난 문제가 있고…."]

녹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시는 올해 독성물질 분석 기기를 통한 감시 강화, 취수구 쪽 조류 차단막 이중 설치, 살수 시설 가동과 같은 대책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강에 녹조가 퍼진 후의 대책일 뿐, 녹조가 생기는 것을 막기에는 부족하다고 환경단체들은 주장합니다.

[민은주/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기후 위기로 인해서 녹조 발생은 점점 더 심해지고,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후적인 처리보다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생하더라도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해서…."]

앞당겨 찾아온 더위만큼이나 빠르게 찾아온 녹조.

확실한 대책이 없으면, 어민과 부산 시민의 불안은 올해도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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