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주년…DMZ 마을에 새겨진 ‘전쟁의 상흔’

입력 2023.06.23 (21:44) 수정 2023.06.2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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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레 6월 25일은 한반도에서 비극적인 전쟁이 발발한 지 73년이 되는 날인데요.

올해는 그 전쟁이 멈춘 때로부터 꼭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DMZ 마을로 알려진 경기 연천의 백학면에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김건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벽면을 채운 20여 점의 사진들, 들여다보면 6.25 때의 전쟁 물자들입니다.

백학면의 온산과 계곡들에 퍼부어졌던 박격포탄, 어느 병사의 머리를 덮었을 녹슨 철모, 타는 목마름을 잠시나마 가시게 했을 수통들, 주민들의 수집품을 촬영했더니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 됐습니다.

[김재원/DMZ백학문화활용소 총괄기획감독 : "전쟁에 사용했었던 아주 흉악스러운 것이 아니라 부식된 모습이나 표면이나 색감이나 이런 것들이 미감의 가치가 있더라고요."]

최접경 지역인 백학면, 6.25 때 마을 청소년 여럿이 일명 지게부대원으로서 전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미군에게 팔린 뒤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도 겁먹지 않고 탄약을 실어 날라 찬사를 받은 군마 레클리스의 활약 무대도 이곳입니다.

사진의 실물들을 볼 수 있는 마을 박물관, 백학면은 2015년 보훈처의 첫 호국영웅정신계승마을로 인증됐고, 주민들은 뜻을 모아 2018년 이 박물관을 열었습니다.

전시물 하나하나 사연들이 얽혔는데 폭발로 장애를 입기도 했지만 한때 불발탄들은 생계의 수단이었고, 살상 도구인 탄약을 담았던 통들이 아이들의 썰매로, 때로는 집 짓는 벽돌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주윤기/전 경기 연천군 백학면 주민자치위원장 : "또 전쟁이라는 참화가 오면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게 지금 우크라이나마냥 다 무너지는 것 아니어요. 절대 있으면 안 되겠다 하는 걸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 이걸 만들었는데…"]

전쟁이 낳은 비극과, 동시에 그려진 삶의 흔적들이 평화를 향한 소망을 일깨웁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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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전 70주년…DMZ 마을에 새겨진 ‘전쟁의 상흔’
    • 입력 2023-06-23 21:44:07
    • 수정2023-06-23 21:51:11
    뉴스9(경인)
[앵커]

모레 6월 25일은 한반도에서 비극적인 전쟁이 발발한 지 73년이 되는 날인데요.

올해는 그 전쟁이 멈춘 때로부터 꼭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DMZ 마을로 알려진 경기 연천의 백학면에서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사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김건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벽면을 채운 20여 점의 사진들, 들여다보면 6.25 때의 전쟁 물자들입니다.

백학면의 온산과 계곡들에 퍼부어졌던 박격포탄, 어느 병사의 머리를 덮었을 녹슨 철모, 타는 목마름을 잠시나마 가시게 했을 수통들, 주민들의 수집품을 촬영했더니 색다른 느낌의 작품이 됐습니다.

[김재원/DMZ백학문화활용소 총괄기획감독 : "전쟁에 사용했었던 아주 흉악스러운 것이 아니라 부식된 모습이나 표면이나 색감이나 이런 것들이 미감의 가치가 있더라고요."]

최접경 지역인 백학면, 6.25 때 마을 청소년 여럿이 일명 지게부대원으로서 전투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미군에게 팔린 뒤 쏟아지는 포탄 속에서도 겁먹지 않고 탄약을 실어 날라 찬사를 받은 군마 레클리스의 활약 무대도 이곳입니다.

사진의 실물들을 볼 수 있는 마을 박물관, 백학면은 2015년 보훈처의 첫 호국영웅정신계승마을로 인증됐고, 주민들은 뜻을 모아 2018년 이 박물관을 열었습니다.

전시물 하나하나 사연들이 얽혔는데 폭발로 장애를 입기도 했지만 한때 불발탄들은 생계의 수단이었고, 살상 도구인 탄약을 담았던 통들이 아이들의 썰매로, 때로는 집 짓는 벽돌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주윤기/전 경기 연천군 백학면 주민자치위원장 : "또 전쟁이라는 참화가 오면 우리가 만들어 놓은 게 지금 우크라이나마냥 다 무너지는 것 아니어요. 절대 있으면 안 되겠다 하는 걸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 이걸 만들었는데…"]

전쟁이 낳은 비극과, 동시에 그려진 삶의 흔적들이 평화를 향한 소망을 일깨웁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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