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변호사 자격 있나요?”…권경애 ‘정직 1년’에 통곡한 어머니 [주말엔]

입력 2023.06.24 (08:05) 수정 2023.06.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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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 씨. 권경애 변호사 ‘정직 1년’ 결정 이후 오열하는 모습고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 씨. 권경애 변호사 ‘정직 1년’ 결정 이후 오열하는 모습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통곡했습니다. 두 팔은 딸의 영정 사진을 꼭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 결과를 듣고선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취재진들도 조용히 자리를 비켰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지난 19일, 변협 징계위 개최 소식을 듣고 회의 시작 전부터 징계위가 열리는 서초동 변협 회관에 나왔습니다.

이기철 씨는 징계위 회의장에 들어가 권경애 변호사에게 영구제명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복도에서 5시간 넘게 이어지는 회의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재판 불출석' 권경애…변협 '정직 1년' 결정

변협 징계위가 내린 권경애 변호사 징계는 '정직 1년'이었습니다. 징계위는 결과 발표와 함께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딸의 학교 폭력 가해자와 교육 당국을 상대로 패소하게 하고, 이 사실조차 이 씨에게 알리지 않아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기회마저 놓치게 한 권경애 변호사.

변협에서 정직 1년 징계 결정을 내리자, 이기철 씨는 변협 징계위가 자신의 딸을 두 번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기철 / 고 박주원 양 어머니
"변호사는 천인공노할 짓을 하고도 보호받는 겁니까? 권경애가 왜 변호사를 계속 해야 합니까! 변호사 자질도 자격도 없고, 변호사 직무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왜 변호사를 이 땅에서 해야 하는 겁니까?"

"고작 (징계) 1년입니다. '징계 6개월'을 떠들다가 6개월 더 늘었습니다. 제명이 그렇게 어렵나요? 우리 주원이를 두 번 죽이고, 저를 죽인 겁니다. 변협과 징계위원 8명의 결정이 저를 죽인 겁니다."

[연관 기사] ‘학폭소송 불출석’ 권경애 정직 1년…유족 “피해자 두 번 죽여” (KBS 뉴스9, 2023.6.1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03023

■변협 측 "조심스럽지만, 중징계는 맞다."

이기철 씨 입장과 달리 변협 측 관계자들은 조심스럽지만 '정직 1년'은 중징계가 맞다는 반응입니다.

한 건의 '성실 의무 위반'으로 변호사 자격을 1년 정지시키는 일은 흔치 않고, 최근 권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을 충분히 고려한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변협 측 관계자 A
"유족이 보기에 기대에 안 맞을 수 있지만, '성실 의무 위반' 단독 건으로 봤을 때 '정직 1년'은 굉장히 중한 징계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히 고려된 것 같습니다."

변협 측 관계자 B
"정직 1년이면 상당한 중징계입니다. 기존 유사 사건들의 징계 선례를 봐도 상당한 수위의 중징계 같습니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변협의 '사유별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모두 32명입니다.

5년간 변호사 자격을 잃는 제명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1명, 정직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9명이었습니다. 과태료 처분은 21명, 견책은 1명이었습니다.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없었습니다.

변협의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 원 이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입니다.

■'권경애' 본인만 이의 신청 가능…유족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

이기철 씨는 징계 결정 직후 "징계 결정에 항의하는 절차를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권 변호사 징계 처분과 관련해 징계 대상자인 권 변호사 외에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사건 의뢰인이었던 이 씨는 징계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조차 없는 겁니다.

만약 당사자인 권 변호사가 결정해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안건이 올라갑니다. 이의 신청은 징계 결정을 통보받은 뒤 30일 안에 할 수 있습니다.

이기철 씨는 자신이 징계위에 참석해 진술할 때, 전체적으로 고압적인 분위기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이 씨는 "제가 들어가니까 한 징계위원이 직원에게 '녹음할 수 있으니까 폰 뺏어라'라고 지시했어요"라면서 "제게 '어머니 왜 이렇게 화가 났는데요?' 라고 언성을 높였습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4월,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한 것에 대해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 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기철 / 고 박주원 양 어머니
"권 변호사는 '어머니께 피해 없게끔 하고 추스르고 찾아뵙겠다' 했지만 석 달째 연락이 없고, 변협에는 수십 쪽 경위서를 냈습니다. 이제 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소송 과정은 제 고통이기도 하지만, 권경애 변호사 태도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 탄원서도 작성해 돌리려고 합니다."

권 변호사는 지난 15일, 이기철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의 소장을 송달받았습니다. 권 변호사는 30일 이내로 이 씨 측에게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 씨는 카드 할부를 이용해 손해배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 이 씨는 "긍정적인 판결을 원해서가 아니라 재판의 민낯을 보여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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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연 변호사 자격 있나요?”…권경애 ‘정직 1년’에 통곡한 어머니 [주말엔]
    • 입력 2023-06-24 08:05:38
    • 수정2023-06-24 08:11:14
    주말엔
고 박주원 양 어머니 이기철 씨. 권경애 변호사 ‘정직 1년’ 결정 이후 오열하는 모습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통곡했습니다. 두 팔은 딸의 영정 사진을 꼭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위원회 결과를 듣고선 고 박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취재진들도 조용히 자리를 비켰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원 양의 어머니 이기철 씨는 지난 19일, 변협 징계위 개최 소식을 듣고 회의 시작 전부터 징계위가 열리는 서초동 변협 회관에 나왔습니다.

이기철 씨는 징계위 회의장에 들어가 권경애 변호사에게 영구제명 징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복도에서 5시간 넘게 이어지는 회의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재판 불출석' 권경애…변협 '정직 1년' 결정

변협 징계위가 내린 권경애 변호사 징계는 '정직 1년'이었습니다. 징계위는 결과 발표와 함께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딸의 학교 폭력 가해자와 교육 당국을 상대로 패소하게 하고, 이 사실조차 이 씨에게 알리지 않아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기회마저 놓치게 한 권경애 변호사.

변협에서 정직 1년 징계 결정을 내리자, 이기철 씨는 변협 징계위가 자신의 딸을 두 번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기철 / 고 박주원 양 어머니
"변호사는 천인공노할 짓을 하고도 보호받는 겁니까? 권경애가 왜 변호사를 계속 해야 합니까! 변호사 자질도 자격도 없고, 변호사 직무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사람이 왜 변호사를 이 땅에서 해야 하는 겁니까?"

"고작 (징계) 1년입니다. '징계 6개월'을 떠들다가 6개월 더 늘었습니다. 제명이 그렇게 어렵나요? 우리 주원이를 두 번 죽이고, 저를 죽인 겁니다. 변협과 징계위원 8명의 결정이 저를 죽인 겁니다."

[연관 기사] ‘학폭소송 불출석’ 권경애 정직 1년…유족 “피해자 두 번 죽여” (KBS 뉴스9, 2023.6.19.)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03023

■변협 측 "조심스럽지만, 중징계는 맞다."

이기철 씨 입장과 달리 변협 측 관계자들은 조심스럽지만 '정직 1년'은 중징계가 맞다는 반응입니다.

한 건의 '성실 의무 위반'으로 변호사 자격을 1년 정지시키는 일은 흔치 않고, 최근 권 변호사의 '재판 불출석'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을 충분히 고려한 것 같다는 반응입니다.

변협 측 관계자 A
"유족이 보기에 기대에 안 맞을 수 있지만, '성실 의무 위반' 단독 건으로 봤을 때 '정직 1년'은 굉장히 중한 징계입니다. 조심스럽지만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히 고려된 것 같습니다."

변협 측 관계자 B
"정직 1년이면 상당한 중징계입니다. 기존 유사 사건들의 징계 선례를 봐도 상당한 수위의 중징계 같습니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변협의 '사유별 징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모두 32명입니다.

5년간 변호사 자격을 잃는 제명 처분을 받은 변호사는 1명, 정직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9명이었습니다. 과태료 처분은 21명, 견책은 1명이었습니다.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변호사는 없었습니다.

변협의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 원 이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입니다.

■'권경애' 본인만 이의 신청 가능…유족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

이기철 씨는 징계 결정 직후 "징계 결정에 항의하는 절차를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번 권 변호사 징계 처분과 관련해 징계 대상자인 권 변호사 외에는 이의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 사건 의뢰인이었던 이 씨는 징계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조차 없는 겁니다.

만약 당사자인 권 변호사가 결정해 불복해 이의를 제기하면 법무부 징계위원회에서 안건이 올라갑니다. 이의 신청은 징계 결정을 통보받은 뒤 30일 안에 할 수 있습니다.

이기철 씨는 자신이 징계위에 참석해 진술할 때, 전체적으로 고압적인 분위기였다고 기억했습니다.

이 씨는 "제가 들어가니까 한 징계위원이 직원에게 '녹음할 수 있으니까 폰 뺏어라'라고 지시했어요"라면서 "제게 '어머니 왜 이렇게 화가 났는데요?' 라고 언성을 높였습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4월, 재판 불출석으로 패소한 것에 대해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 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기철 / 고 박주원 양 어머니
"권 변호사는 '어머니께 피해 없게끔 하고 추스르고 찾아뵙겠다' 했지만 석 달째 연락이 없고, 변협에는 수십 쪽 경위서를 냈습니다. 이제 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소송 과정은 제 고통이기도 하지만, 권경애 변호사 태도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다 동원하려고 합니다."
"최근에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지금 탄원서도 작성해 돌리려고 합니다."

권 변호사는 지난 15일, 이기철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의 소장을 송달받았습니다. 권 변호사는 30일 이내로 이 씨 측에게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않은 이 씨는 카드 할부를 이용해 손해배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권 변호사를 상대로 한 소송에 대해 이 씨는 "긍정적인 판결을 원해서가 아니라 재판의 민낯을 보여주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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