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문항’ 퇴출, ‘사교육 킬러’ 될까? [뉴스를 만나다]

입력 2023.06.25 (21:12) 수정 2023.06.2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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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5일) '뉴스를 만나다' 에선 앞서 보신 수능과 사교육 문제,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나흘 전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출연해서 정부 입장을 설명했는데, 오늘은 '출제 전문가'를 한 분 모셨습니다.

'수능'을 처음 만들었고, 출제 책임자로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지낸, 박도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어서오십시오.)

일단 이것부터 여쭙겠습니다.

정부는 '킬러 문항' 퇴출로 사교육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동의하시는지요?

[답변]

저도 어떤 한 두 개를 보니까 좀 의아한 점이 있기는 해요.

사회적으로 잘못 활용되어지는 것이 있다고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는 건 수능 시험 문제 때문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거는 우리의 현재의 대학 서열이라든지, 혹은 학벌 위주의 여러 가지 사회 체제라든지, 혹은 경쟁 체제 이런 것들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지금 사교육이 20조, 30조씩 하는 것 중에서 실제로 수능 문제와 관련된 건 나는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이 시점,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이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그건 뭐 당연히 그렇죠.

왜 그런가 하면 더군다나 모의 평가한 걸 가지고 자꾸 얘기를 하지 말고 그거는 좀 끝났을 때 얘기했으면 더 좋았지 않나 그런 생각은 당연히 들 수 있고.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할 적에 생각할 수 있는 거는 수능에 의해서, 수능에 의해서 학교 교육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게 굉장히 문제입니다.

학교가 그 수능을 어떻게 출제하느냐에 따라서 학과목에서부터 지도하는 방법까지 다 영향을 받는 거는 공교육이 가장 잘못되고 있다는 증거죠.

[앵커]

정부가 또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 학년으로 지정해서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해서 어떻게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대부분 '서열화' 하는 것 이외에는 쓰는 데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는 있는데, (학업 성취도 평가가 아닌)'진단 평가'를 해서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이나 문제가 있는 분을 고쳐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진단평가라고 하는 거는 전국 단위나 도 단위로 할 수는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예를 들면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 진단할 적에 개인별로 하지 절대로 여러 사람 갖다가 하지 않습니다.

진단평가는 상당히 가능한 한 세부적으로 나눠서 평가를 해야 된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학력고사를 폐지하고 처음 수능이 치러진 게 어느덧 올해로 딱 30년이 됐습니다.

입시 과열을 막고 대학 수학 능력 말 그대로 수학 능력을 최소한으로 검증하자는 취지였는데 이후 30년 동안 취지를 잘 살렸다고 보시는지 아니라면 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전혀 안 그렇습니다.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일종의 적성검사 형태였습니다.

그것이 계속 바꿔져 오면서 지금은 학력고사 형태와 거의 유사해졌는데 완전히 학력고사로 바꾸든가 아니면 적성 검사로 하든가, 아니면 안 하든가 이걸 결정을 해야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로 계속 유지한다는 건 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개 공약으로 내놓는 것 중에 하나가 입시제도 개선이었는데 그렇게 계산을 해놓고도 실제로 전반적인 걸 검토해서 개선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앵커]

말씀 종합해 보면은 입시제도 개편을 할 때마다 근본적인 어떤 고민을 하기보다는 미봉책 위주로 해왔다.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있다는 거죠?

[답변]

우리가 계속 주장하는 것이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주고 그리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을 길러주고 이런 얘기는 말로만 하고 입시에는 반영이 안 되고.

그리고 입시에 따라서 학교가 운영이 되면 결국은 우리가 세우는 목표는 하나도 달성 못하고 옛날로 돌아가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수능 창시자'로 알려진 박도순 초대 교육과정평가원장님 모시고 여러 얘기 들어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상편집: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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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 문항’ 퇴출, ‘사교육 킬러’ 될까? [뉴스를 만나다]
    • 입력 2023-06-25 21:12:46
    • 수정2023-06-25 21: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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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5일) '뉴스를 만나다' 에선 앞서 보신 수능과 사교육 문제,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나흘 전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출연해서 정부 입장을 설명했는데, 오늘은 '출제 전문가'를 한 분 모셨습니다.

'수능'을 처음 만들었고, 출제 책임자로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도 지낸, 박도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어서오십시오.)

일단 이것부터 여쭙겠습니다.

정부는 '킬러 문항' 퇴출로 사교육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봅니다.

동의하시는지요?

[답변]

저도 어떤 한 두 개를 보니까 좀 의아한 점이 있기는 해요.

사회적으로 잘못 활용되어지는 것이 있다고 그러면 어느 정도까지는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교육 시장으로 몰리는 건 수능 시험 문제 때문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근본적인 거는 우리의 현재의 대학 서열이라든지, 혹은 학벌 위주의 여러 가지 사회 체제라든지, 혹은 경쟁 체제 이런 것들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지금 사교육이 20조, 30조씩 하는 것 중에서 실제로 수능 문제와 관련된 건 나는 그렇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 이 시점,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둔 시점에 이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그건 뭐 당연히 그렇죠.

왜 그런가 하면 더군다나 모의 평가한 걸 가지고 자꾸 얘기를 하지 말고 그거는 좀 끝났을 때 얘기했으면 더 좋았지 않나 그런 생각은 당연히 들 수 있고.

공교육을 강화한다고 할 적에 생각할 수 있는 거는 수능에 의해서, 수능에 의해서 학교 교육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게 굉장히 문제입니다.

학교가 그 수능을 어떻게 출제하느냐에 따라서 학과목에서부터 지도하는 방법까지 다 영향을 받는 거는 공교육이 가장 잘못되고 있다는 증거죠.

[앵커]

정부가 또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책임교육 학년으로 지정해서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답변]

학업 성취도 평가를 해서 어떻게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대부분 '서열화' 하는 것 이외에는 쓰는 데가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될 소지는 있는데, (학업 성취도 평가가 아닌)'진단 평가'를 해서 학생들이 모르는 부분이나 문제가 있는 분을 고쳐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진단평가라고 하는 거는 전국 단위나 도 단위로 할 수는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예를 들면 의사가 환자를 진단할 때 진단할 적에 개인별로 하지 절대로 여러 사람 갖다가 하지 않습니다.

진단평가는 상당히 가능한 한 세부적으로 나눠서 평가를 해야 된다.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학력고사를 폐지하고 처음 수능이 치러진 게 어느덧 올해로 딱 30년이 됐습니다.

입시 과열을 막고 대학 수학 능력 말 그대로 수학 능력을 최소한으로 검증하자는 취지였는데 이후 30년 동안 취지를 잘 살렸다고 보시는지 아니라면 또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답변]

전혀 안 그렇습니다.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일종의 적성검사 형태였습니다.

그것이 계속 바꿔져 오면서 지금은 학력고사 형태와 거의 유사해졌는데 완전히 학력고사로 바꾸든가 아니면 적성 검사로 하든가, 아니면 안 하든가 이걸 결정을 해야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태로 계속 유지한다는 건 좀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개 공약으로 내놓는 것 중에 하나가 입시제도 개선이었는데 그렇게 계산을 해놓고도 실제로 전반적인 걸 검토해서 개선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앵커]

말씀 종합해 보면은 입시제도 개편을 할 때마다 근본적인 어떤 고민을 하기보다는 미봉책 위주로 해왔다.

이게 가장 큰 문제가 있다는 거죠?

[답변]

우리가 계속 주장하는 것이 창의적인 인간을 길러주고 그리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을 길러주고 이런 얘기는 말로만 하고 입시에는 반영이 안 되고.

그리고 입시에 따라서 학교가 운영이 되면 결국은 우리가 세우는 목표는 하나도 달성 못하고 옛날로 돌아가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수능 창시자'로 알려진 박도순 초대 교육과정평가원장님 모시고 여러 얘기 들어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상편집: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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