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일 이슈] ‘냉해·우박·역병’ 3중고…과수농가 망연자실

입력 2023.06.27 (19:23) 수정 2023.06.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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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올 한해 농사도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이달 초 기습적으로 쏟아진 우박에 농촌 들녘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올봄 냉해로 이미 큰 피해를 본 상황이어서 농민들은 더더욱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데요,

농민들은 그러나 수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농사에서 손을 뗄 수 없습니다.

그 애달픈 사연을 무슨일 이슈에서 이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영동군의 한 과수원입니다.

나무에 달린 사과마다 곳곳이 움푹 파이고 멍이 들었습니다.

나뭇잎도 갈기갈기 찢어져 갈색으로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쏟아진 우박에 피해를 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맞은 것은 우박 피해고요. 그리고 이 사과가 모양이 이쁘지 않은 이유는 냉해로 인해서 씨방이 제대로 형성이 안 됐기 때문에…."]

또 다른 과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해 농사를 그르치는 데는 1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떨어진 복숭아를 줍는 마음은 우박도 원망하고 싶고…."]

손 쓸 사이 없이 쏟아진 우박은 반백 년 농사를 일군 농심에도 크나큰 멍을 남겼습니다.

["지금 심정은 우박이 내 가슴을 치는 심정이에요."]

현재까지 접수된 우박 피해 면적만 1,157만㎡.

올 봄 냉해까지 입었던 터라 그 상처는 더 쓰리고 아립니다.

유례없는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 뒤에 들이닥친 4월 기습 한파에 올해 충북에서만 2,845만 ㎡가 냉해를 입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잦은 기상 이변까지 겹치면서 봄철 냉해는 이제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됐습니다.

[김동운/과수 재배 농민 : "예측해 보건대 과수가 익는 것도 예전만큼의 품질이나 당도, 모양 생긴 것이나 이런 것은 고사하고 좀 어렵다고 보고요."]

그러나 올 가을 빈손이 될지언정 농사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진 열매를 모두 따 버릴 경우, 나무 자체에 영향을 줘 자칫 내년에 열매를 맺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남섭/과수 재배 농민 : "눈으로 보고 속이 상해도 어쩔 수 없이 소독을 정상적으로 해줘야 하고 정상적인 과일이 달린 것 마냥 똑같은 일손이 들어가는 거죠."]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 비료와 각종 부자재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는 상황….

행여 개중에 수확할 것이 생기지 않을까, 헛된 욕심인 줄 알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김상철/과수 재배 농민 : "10개 중의 9개 떼어내면 1~2개는 남은 것 아니에요. 그거라도 포장해서 몇 푼이라도 건져야지 농사꾼이 그래 가만히 맥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운 좋게 자연 재난이 비켜 지나치더라도 과수 역병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북부권에서 주로 발생하던 과수화상병이 점차 남하하며 6개 시·군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과수화상병이 사실상 토착화됐다는 조심스런 진단에도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입니다.

[안종현/충청북도농업기술원 병해충대응팀장 : "최대 잠복기가 한 20년까지 보고 있습니다. 잠복 기간이 길기 때문에 찾아내는데 병이 발현되기 전까지는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냉해에 기습 우박에 과수 역병까지, 여기에 본격적인 장마마저 앞두고 농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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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일 이슈] ‘냉해·우박·역병’ 3중고…과수농가 망연자실
    • 입력 2023-06-27 19:23:08
    • 수정2023-06-27 20:19:10
    뉴스7(청주)
[앵커]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에 올 한해 농사도 녹록지 않아 보입니다.

이달 초 기습적으로 쏟아진 우박에 농촌 들녘은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올봄 냉해로 이미 큰 피해를 본 상황이어서 농민들은 더더욱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데요,

농민들은 그러나 수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농사에서 손을 뗄 수 없습니다.

그 애달픈 사연을 무슨일 이슈에서 이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영동군의 한 과수원입니다.

나무에 달린 사과마다 곳곳이 움푹 파이고 멍이 들었습니다.

나뭇잎도 갈기갈기 찢어져 갈색으로 말라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쏟아진 우박에 피해를 본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맞은 것은 우박 피해고요. 그리고 이 사과가 모양이 이쁘지 않은 이유는 냉해로 인해서 씨방이 제대로 형성이 안 됐기 때문에…."]

또 다른 과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해 농사를 그르치는 데는 15분이면 충분했습니다.

["떨어진 복숭아를 줍는 마음은 우박도 원망하고 싶고…."]

손 쓸 사이 없이 쏟아진 우박은 반백 년 농사를 일군 농심에도 크나큰 멍을 남겼습니다.

["지금 심정은 우박이 내 가슴을 치는 심정이에요."]

현재까지 접수된 우박 피해 면적만 1,157만㎡.

올 봄 냉해까지 입었던 터라 그 상처는 더 쓰리고 아립니다.

유례없는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 뒤에 들이닥친 4월 기습 한파에 올해 충북에서만 2,845만 ㎡가 냉해를 입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잦은 기상 이변까지 겹치면서 봄철 냉해는 이제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됐습니다.

[김동운/과수 재배 농민 : "예측해 보건대 과수가 익는 것도 예전만큼의 품질이나 당도, 모양 생긴 것이나 이런 것은 고사하고 좀 어렵다고 보고요."]

그러나 올 가을 빈손이 될지언정 농사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상품성이 떨어진 열매를 모두 따 버릴 경우, 나무 자체에 영향을 줘 자칫 내년에 열매를 맺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남섭/과수 재배 농민 : "눈으로 보고 속이 상해도 어쩔 수 없이 소독을 정상적으로 해줘야 하고 정상적인 과일이 달린 것 마냥 똑같은 일손이 들어가는 거죠."]

요동치는 국제 정세 속에 비료와 각종 부자재 가격도 덩달아 치솟고 있는 상황….

행여 개중에 수확할 것이 생기지 않을까, 헛된 욕심인 줄 알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봅니다.

[김상철/과수 재배 농민 : "10개 중의 9개 떼어내면 1~2개는 남은 것 아니에요. 그거라도 포장해서 몇 푼이라도 건져야지 농사꾼이 그래 가만히 맥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운 좋게 자연 재난이 비켜 지나치더라도 과수 역병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북부권에서 주로 발생하던 과수화상병이 점차 남하하며 6개 시·군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지만, 과수화상병이 사실상 토착화됐다는 조심스런 진단에도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입니다.

[안종현/충청북도농업기술원 병해충대응팀장 : "최대 잠복기가 한 20년까지 보고 있습니다. 잠복 기간이 길기 때문에 찾아내는데 병이 발현되기 전까지는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냉해에 기습 우박에 과수 역병까지, 여기에 본격적인 장마마저 앞두고 농민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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