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 코스닥 개미귀신2 - 무한 환생 CEO들

입력 2023.06.27 (22:09) 수정 2023.06.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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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작전'의 설계자 이 모 씨와 지난 4월 구속된 (주)한국코퍼레이션 김용빈 회장.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무자본 M&A' 세력이란 점이다. 이들은 멀쩡한 상장사를 무자본 M&A 한 뒤 인수한 상장사를 이용해 각종 사적 이익들을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들의 배가 불러질수록, 직원과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커졌다.

■에디슨모터스 '작전 설계자' 이모 씨의 과거

지난 19일 허위 공시,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 모 씨. 이 씨는 쌍용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부양한 뒤 팔아 1100억 원대 시세 차익을 남긴 이른바 '에디슨모터스 작전'의 설계자로 통한다. 검찰은 이 씨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을 '뻥튀기'해 쌍용차 매각 주관 회계법인과 주주들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씨는 시세 조종 세력으로 명성을 얻기 전 이름난 무자본 M&A 업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자본 M&A는 고리의 사채 등 남의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뜻한다. 회삿돈을 빼내거나 각종 허위 공시로 주가를 올려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가 뒤따른다. '무자본 M&A는 불법'이라는 규정은 관련법 어디에도 없지만, 횡령 및 배임, 사기, 허위 공시나 주가 조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KBS가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코스닥 상장사 전체 임원을 조사한 결과, 이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이른바 '문제 기업'들 위주로 재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네 곳의 코스닥 상장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중 한 곳은 무자본 M&A가 강하게 의심됐고, 두 곳은 끝내 상장폐지 됐다. 그의 무자본 M&A 수법을 연구한 논문이 있을 정도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름난 무자본 M&A 세력이었다.

■ 한국코퍼레이션 김용빈 회장의 현재

10여 년 전 한 기업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자원 개발 업체로 탈바꿈한 한 코스닥 상장사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사에서는 가장 납입 사건도 있었다. 150억 원 유상 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는데, 알고 보니 사채 자금이었다. 이 일로 이 회사는 상장폐지됐고, 많은 주주가 피해를 봤다. 이 모든 일을 주도했던 실소유주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상장사의 실소유주는 김용빈 한국코퍼레이션 회장이었다.

사건 발생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김 회장은 또 법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 김 회장은 한국코퍼레이션을 사실상 무자본 M&A 했다. 고리의 사채를 빌려 가장 납입을 했고, 회삿돈을 횡령했다. 김 회장이 최근 5년 사이 인수했던 코스닥 상장사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불투명한 자금 흐름이 발견돼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결국 상장폐지 됐고, 한 곳은 거래정지 중이다. 검찰은 지난 4월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 코스닥 개미귀신들의 '평행 우주'

궁금하다. 에디슨모터스의 이른바 설계자라는 이 모 씨, 김 회장처럼 상장사를 옮겨 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임원들이 과연 이들 뿐일까?

KBS는 2012년 이후 코스닥 상장사 임원 정보 11만여 건을 분석해, 이 '꾼'이 몇 명이나 있는지 알아봤다. 상장폐지 직전 기업과 무자본 M&A가 의심되는 기업에서 모두 재직했던 임원이 몇 명인지 살펴봤다. 언론사 최초의 시도다. 또 이들 문제 기업 임원들에 대해, 사회 연결망(SNA) 기법을 적용해 분석해봤다. SNA 분석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간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문제 기업'을 옮겨 다니며 상장폐지에 이르게 하는 '세력'들은 실제로 존재했다. 이미 단일한 집단으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본시장에 존재하는 이상, 개미 투자자의 눈물은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 '코스닥 개미귀신'들로부터 속지 않는 방법?

KBS <시사기획 창>은 지난 6월 방송된 '코스닥 개미귀신'편을 통해 무자본 M&A 세력의 폐해를 집중 고발하고, 무자본 M&A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코스닥 상장사가 104곳에 이른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코스닥 개미귀신2 -무한 환생 CEO들'은 그 속편이다. 1년 전 분석 결과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무자본 M&A 시장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추적했다. 그들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 드러난 이력뿐만 아니라 내밀한 속마음까지 들여다봤다. 또 이들을 피하는 방법, 막을 방법을 전문가들에게서 들어봤다.

상장사를 옮겨 다니며 무한 환생 중인 코스닥 개미귀신의 정확한 규모와 피해 실태 등은 오는 27일 <시사기획 창>에서 방송되는 '코스닥 개미귀신 2 - 무한 환생 CEO들-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송수진
촬영:안용습
영상편집:이종환
자료조사: 이란희
조연출:진의

방송일시: 2023년 6월 27일(화) 밤 10시 KBS1TV/ 유튜브

'시사기획 창' 홈페이지 https://bit.ly/39AXCbF
유튜브 https://www.youtube.com/@kbss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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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기획 창] 코스닥 개미귀신2 - 무한 환생 CEO들
    • 입력 2023-06-27 22:09:19
    • 수정2023-06-27 23: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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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작전'의 설계자 이 모 씨와 지난 4월 구속된 (주)한국코퍼레이션 김용빈 회장.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둘 다 '무자본 M&A' 세력이란 점이다. 이들은 멀쩡한 상장사를 무자본 M&A 한 뒤 인수한 상장사를 이용해 각종 사적 이익들을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들의 배가 불러질수록, 직원과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커졌다.

■에디슨모터스 '작전 설계자' 이모 씨의 과거

지난 19일 허위 공시,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된 이 모 씨. 이 씨는 쌍용차 인수를 내세워 주가를 부양한 뒤 팔아 1100억 원대 시세 차익을 남긴 이른바 '에디슨모터스 작전'의 설계자로 통한다. 검찰은 이 씨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력을 '뻥튀기'해 쌍용차 매각 주관 회계법인과 주주들을 속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씨는 시세 조종 세력으로 명성을 얻기 전 이름난 무자본 M&A 업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자본 M&A는 고리의 사채 등 남의 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뜻한다. 회삿돈을 빼내거나 각종 허위 공시로 주가를 올려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가 뒤따른다. '무자본 M&A는 불법'이라는 규정은 관련법 어디에도 없지만, 횡령 및 배임, 사기, 허위 공시나 주가 조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KBS가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코스닥 상장사 전체 임원을 조사한 결과, 이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이른바 '문제 기업'들 위주로 재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모두 네 곳의 코스닥 상장사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는데 그중 한 곳은 무자본 M&A가 강하게 의심됐고, 두 곳은 끝내 상장폐지 됐다. 그의 무자본 M&A 수법을 연구한 논문이 있을 정도로,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름난 무자본 M&A 세력이었다.

■ 한국코퍼레이션 김용빈 회장의 현재

10여 년 전 한 기업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자원 개발 업체로 탈바꿈한 한 코스닥 상장사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사에서는 가장 납입 사건도 있었다. 150억 원 유상 증자를 한다고 공시했는데, 알고 보니 사채 자금이었다. 이 일로 이 회사는 상장폐지됐고, 많은 주주가 피해를 봤다. 이 모든 일을 주도했던 실소유주는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상장사의 실소유주는 김용빈 한국코퍼레이션 회장이었다.

사건 발생 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김 회장은 또 법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 김 회장은 한국코퍼레이션을 사실상 무자본 M&A 했다. 고리의 사채를 빌려 가장 납입을 했고, 회삿돈을 횡령했다. 김 회장이 최근 5년 사이 인수했던 코스닥 상장사 세 곳 가운데 두 곳은 불투명한 자금 흐름이 발견돼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결국 상장폐지 됐고, 한 곳은 거래정지 중이다. 검찰은 지난 4월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재판에 넘겼다.


■ 코스닥 개미귀신들의 '평행 우주'

궁금하다. 에디슨모터스의 이른바 설계자라는 이 모 씨, 김 회장처럼 상장사를 옮겨 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임원들이 과연 이들 뿐일까?

KBS는 2012년 이후 코스닥 상장사 임원 정보 11만여 건을 분석해, 이 '꾼'이 몇 명이나 있는지 알아봤다. 상장폐지 직전 기업과 무자본 M&A가 의심되는 기업에서 모두 재직했던 임원이 몇 명인지 살펴봤다. 언론사 최초의 시도다. 또 이들 문제 기업 임원들에 대해, 사회 연결망(SNA) 기법을 적용해 분석해봤다. SNA 분석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간 네트워크를 연구하는 방법이다.

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문제 기업'을 옮겨 다니며 상장폐지에 이르게 하는 '세력'들은 실제로 존재했다. 이미 단일한 집단으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이들이 자본시장에 존재하는 이상, 개미 투자자의 눈물은 5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 '코스닥 개미귀신'들로부터 속지 않는 방법?

KBS <시사기획 창>은 지난 6월 방송된 '코스닥 개미귀신'편을 통해 무자본 M&A 세력의 폐해를 집중 고발하고, 무자본 M&A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코스닥 상장사가 104곳에 이른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코스닥 개미귀신2 -무한 환생 CEO들'은 그 속편이다. 1년 전 분석 결과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무자본 M&A 시장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추적했다. 그들의 현재뿐 아니라 과거, 드러난 이력뿐만 아니라 내밀한 속마음까지 들여다봤다. 또 이들을 피하는 방법, 막을 방법을 전문가들에게서 들어봤다.

상장사를 옮겨 다니며 무한 환생 중인 코스닥 개미귀신의 정확한 규모와 피해 실태 등은 오는 27일 <시사기획 창>에서 방송되는 '코스닥 개미귀신 2 - 무한 환생 CEO들-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취재:송수진
촬영:안용습
영상편집:이종환
자료조사: 이란희
조연출:진의

방송일시: 2023년 6월 27일(화) 밤 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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