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위험’ 서울 아파트 65%,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없다

입력 2023.06.29 (06:04) 수정 2023.06.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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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불어닥친 강한 태풍으로 인한 폭우에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갑자기 물에 잠기면서 큰 인명 피해가 나기도 했는데요,

KBS가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을 점검해 봤더니, 지하 주차장 침수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물막이 판 설치조차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물이 차면 밖으로 빼내기 어려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집중호우 때 거대한 '빗물받이'가 됩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주민/음성변조/지난해 8월 : "이렇게 물이 넘치는데 전기충전소가 있는 게 안전에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은 가장 먼저 물막이판 설치를 권고했습니다.

서울시는 침수된 적 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아파트 단지 82곳에 설치비의 절반을 지원해 줍니다.

[성기홍/서울 동작구 아파트 관리소장 : "올해 초에는 사실 어떤 대비가 있냐고 몇 분이 문의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계획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할 거고, 일단."]

그러나 KBS가 확인한 자료를 보면 물막이 판 설치를 끝내고 침수 피해에 대비한 곳은 지원대상 중 29곳에 그칩니다.

나머지 53곳, 65%는 설치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주민들이 설치를 거부한 곳도 8곳입니다.

물막이판이 세워지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고, 주민들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다 보니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침수방지 효과도 의문입니다.

이 아파트에 설치한 물막이판은 이렇게 사람이 직접 끼웠다 빼는 '탈착식'입니다.

설치비용은 5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20초면 자동으로 닫히는 '기계식'의 효과가 더 좋지만, 침수피해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5곳 중 이런 기계식을 설치한 단지는 한 곳에 불과합니다.

3천만 원 넘는 비용이 문제입니다.

[전제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침수 이력이 있거나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금 구분이 돼 있는 경우에 선택적으로 지원 비율 같은 것들을 조정을 해가지고 차등(지원)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설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를 거부해도 과태료가 5백만 원에 불과한 만큼 계속 설치를 미루는 아파트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찬의/CG: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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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수 위험’ 서울 아파트 65%,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없다
    • 입력 2023-06-29 06:04:18
    • 수정2023-06-29 08:00:08
    뉴스광장 1부
[앵커]

지난해 불어닥친 강한 태풍으로 인한 폭우에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갑자기 물에 잠기면서 큰 인명 피해가 나기도 했는데요,

KBS가 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을 점검해 봤더니, 지하 주차장 침수 예방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물막이 판 설치조차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물이 차면 밖으로 빼내기 어려운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집중호우 때 거대한 '빗물받이'가 됩니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주민/음성변조/지난해 8월 : "이렇게 물이 넘치는데 전기충전소가 있는 게 안전에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피해를 막기 위해 당국은 가장 먼저 물막이판 설치를 권고했습니다.

서울시는 침수된 적 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아파트 단지 82곳에 설치비의 절반을 지원해 줍니다.

[성기홍/서울 동작구 아파트 관리소장 : "올해 초에는 사실 어떤 대비가 있냐고 몇 분이 문의하셨어요. 그래서 저희 계획에는 물막이판을 설치할 거고, 일단."]

그러나 KBS가 확인한 자료를 보면 물막이 판 설치를 끝내고 침수 피해에 대비한 곳은 지원대상 중 29곳에 그칩니다.

나머지 53곳, 65%는 설치하지 않았고 이 가운데 주민들이 설치를 거부한 곳도 8곳입니다.

물막이판이 세워지면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고, 주민들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다 보니 동의를 얻기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침수방지 효과도 의문입니다.

이 아파트에 설치한 물막이판은 이렇게 사람이 직접 끼웠다 빼는 '탈착식'입니다.

설치비용은 5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물이 불어나면 바로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20초면 자동으로 닫히는 '기계식'의 효과가 더 좋지만, 침수피해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5곳 중 이런 기계식을 설치한 단지는 한 곳에 불과합니다.

3천만 원 넘는 비용이 문제입니다.

[전제호/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침수 이력이 있거나 침수 위험 지역으로 지금 구분이 돼 있는 경우에 선택적으로 지원 비율 같은 것들을 조정을 해가지고 차등(지원)하는 것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가 지하주차장 물막이판 설치 의무화를 추진 중이지만, 이를 거부해도 과태료가 5백만 원에 불과한 만큼 계속 설치를 미루는 아파트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촬영기자:박준석/영상편집:한찬의/CG: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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