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엘리엇과 ‘비밀 합의’…지난해 660억 원 지급

입력 2023.06.29 (06:44) 수정 2023.06.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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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물산 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우리 정부가 1,3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중재 소송 판정이 있었죠.

그런데 이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삼성이 엘리엇에 비밀리에 합의금 약 660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엘리엇은 우리 정부와 삼성에서 모두 합쳐 2천 억 원 정도를 받게 된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황현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

삼성물산 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에 1조 원대 국제중재 소송을 냈고, 재판소에 이런 서면을 냈습니다.

지난해 5월,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660억 원의 추가 지급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삼성이 엘리엣에 왜 660억 원을 줬다는 걸까?

우리 정부가 낸 서면에는 이 추가 지급금이 엘리엇과 삼성의 계약에 따른 것이고 법원 결정에서 비롯됐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법원 결정은 지난해 대법원이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낸 조정 신청에서 주식매수 가격을 올리라고 결정한 걸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삼성과의 계약'이란 뭘까?

2019년 엘리엇이 제출한 또 다른 서면에 해답이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2016년에 비밀 합의를 맺었다"는 문구입니다.

엘리엇은 일성신약 등과 함께 소송에 나섰다가, 2016년 돌연 취하했는데, 그 배경에 삼성과의 별도 합의가 있었던 겁니다.

다른 주주처럼 대법원까지 다투지 않은 대신, 대법원 결정이 나온 후, 동일한 계산법으로 660억 원을 받은 걸로 보입니다.

[전성인/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소 취하 대가로, 미래에 대법원에서 매수청구권 가격이 더 높게 되면 그 차액만큼을 보전 받기로 한다는 취지로 비밀 합의를 했고, 그렇게 해석이 일단 됩니다."]

이런 사실은 엘리엇 소송 판정이 나오면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삼성에서 받은 돈을 배상액에서 제외하라고 주장했고, 엘리엇 측은 상관 없다고 맞서다가 결국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660억 원의 존재는 우리 정부가 취소 소송을 낼지, 구상권을 청구할지 결정할 때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보이는데, 삼성과 엘리엇, 법무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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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엘리엇과 ‘비밀 합의’…지난해 660억 원 지급
    • 입력 2023-06-29 06:44:56
    • 수정2023-06-29 06:48:14
    뉴스광장 1부
[앵커]

삼성물산 주주였던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우리 정부가 1,300억 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중재 소송 판정이 있었죠.

그런데 이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삼성이 엘리엇에 비밀리에 합의금 약 660억 원을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습니다.

엘리엇은 우리 정부와 삼성에서 모두 합쳐 2천 억 원 정도를 받게 된 겁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황현규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

삼성물산 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은 이에 대해 우리 정부에 1조 원대 국제중재 소송을 냈고, 재판소에 이런 서면을 냈습니다.

지난해 5월,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660억 원의 추가 지급금을 수령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삼성이 엘리엣에 왜 660억 원을 줬다는 걸까?

우리 정부가 낸 서면에는 이 추가 지급금이 엘리엇과 삼성의 계약에 따른 것이고 법원 결정에서 비롯됐다고 설명돼 있습니다.

법원 결정은 지난해 대법원이 일성신약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이 낸 조정 신청에서 주식매수 가격을 올리라고 결정한 걸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삼성과의 계약'이란 뭘까?

2019년 엘리엇이 제출한 또 다른 서면에 해답이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2016년에 비밀 합의를 맺었다"는 문구입니다.

엘리엇은 일성신약 등과 함께 소송에 나섰다가, 2016년 돌연 취하했는데, 그 배경에 삼성과의 별도 합의가 있었던 겁니다.

다른 주주처럼 대법원까지 다투지 않은 대신, 대법원 결정이 나온 후, 동일한 계산법으로 660억 원을 받은 걸로 보입니다.

[전성인/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 "소 취하 대가로, 미래에 대법원에서 매수청구권 가격이 더 높게 되면 그 차액만큼을 보전 받기로 한다는 취지로 비밀 합의를 했고, 그렇게 해석이 일단 됩니다."]

이런 사실은 엘리엇 소송 판정이 나오면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삼성에서 받은 돈을 배상액에서 제외하라고 주장했고, 엘리엇 측은 상관 없다고 맞서다가 결국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660억 원의 존재는 우리 정부가 취소 소송을 낼지, 구상권을 청구할지 결정할 때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보이는데, 삼성과 엘리엇, 법무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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