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살해 친부 ‘방조’ 입건…친모 “자수하고 싶었다”

[앵커]

수원 영아 살해 사건 수사 속보입니다.

경찰이 숨진 아이들의 친부를 피의자로 입건했습니다.

친모의 범행을 사실상 알고도 방조했다고 본 겁니다.

친모에게는 영아살해죄가 아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고, 사체은닉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이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숨진 아이들의 친모 고 모 씨가 검거된 후, 줄곧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받아온 남편 이 모 씨.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참고인 조사 끝에, 경찰이 남편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습니다.

아내의 범행을 몰랐다고 이 씨는 일관되게 주장해 왔지만, 경찰 판단은 달랐습니다.

아내가 두 차례나 만삭이었다는 걸 같이 사는 남편으로 모르기 어렵고, 그 상태로 병원에 간 걸 "낙태수술로 알았다"는 남편 진술도 납득하기 어렵다 판단한 겁니다.

경찰은 친모 고 씨에 대해서는 적용 죄명을 기존 영아살해죄에서 살인죄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살인죄의 형량은 징역 5년형에서 최대 사형까지.

10년 이하의 형에 그치는 영아 살해죄보다 처벌이 무겁습니다.

사체 은닉죄도 추가 적용됐습니다.

부부가 모두 입건되자, 이들은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친모 고 씨는 자필 편지를 통해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범행 당시 생활고와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셋째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자수하려 했지만, 아직 엄마의 보살핌이 필요하단 생각에 그러지 못했고 남은 아이들이 걱정돼 첫 조사에서 범행을 부인하며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첫 범행 전 이미 한 차례 낙태를 했었고, 수술비 부담 등으로 이후 아이를 낳았다는 취지로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내일 고 씨를 송치하면서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남은 아이들이 아직 어린 점 등을 감안해 고 씨에 대한 신상공개는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하정현/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