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불안한 엄마들

입력 2023.06.30 (06:40) 수정 2023.06.30 (08:1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출생 사실을 병원이 지자체에 알리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오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신고 아동 2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시작됐는데요.

불가피한 사정으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아이 엄마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홍혜림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낳았지만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아동보호시설, 베이비박스.

요즘 이곳에 아기를 맡겼던 엄마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8년 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2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입니다.

[베이비박스 사회복지사 :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세요 어머님. 요즘 전수조사 중이라서 그렇게 전화가 많이 갈거예요."]

이런 엄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신분 노출입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센터장 : "정부나 미혼모 시설도 알아봐서 문의를 해 보는데 다 출생신고해야 된다고 하니까 출생신고 못 하는 엄마들이 여기 찾아오는 거거든요."]

전수조사에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맡긴 사실을 실토했다는 한 미혼모.

출생 사실을 병원이 지자체에 알리는 출생통보제가 '병원 밖 출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대상 미혼모/음성변조 : "더 무서워서 숨을 거고 더 안 좋게 유기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 같아서... 고등교육까지는 받아야 나중에 취업을 하든 뭘 할텐데 보통 안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부는 익명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보호출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혼모 등 위기 산모에 대해 임신 단계부터 충분한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부모 가정 엄마/음성변조 :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까지도 일을 했었어요. (지금은)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뉴스에 그런거 나오잖아요. 아기 분유 없어서 훔치러 왔다고...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걱정이 되죠."]

보호출산제법안은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나중에 아동이 원하면 부모 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강민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불안한 엄마들
    • 입력 2023-06-30 06:40:34
    • 수정2023-06-30 08:19:45
    뉴스광장 1부
[앵커]

출생 사실을 병원이 지자체에 알리도록 하는 '출생통보제'가 오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미신고 아동 2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시작됐는데요.

불가피한 사정으로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아이 엄마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홍혜림 기자가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낳았지만 키울 수 없는 아기를 두고 가는 아동보호시설, 베이비박스.

요즘 이곳에 아기를 맡겼던 엄마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8년 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2천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입니다.

[베이비박스 사회복지사 :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세요 어머님. 요즘 전수조사 중이라서 그렇게 전화가 많이 갈거예요."]

이런 엄마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신분 노출입니다.

[황민숙/베이비박스 센터장 : "정부나 미혼모 시설도 알아봐서 문의를 해 보는데 다 출생신고해야 된다고 하니까 출생신고 못 하는 엄마들이 여기 찾아오는 거거든요."]

전수조사에서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맡긴 사실을 실토했다는 한 미혼모.

출생 사실을 병원이 지자체에 알리는 출생통보제가 '병원 밖 출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걱정합니다.

[미신고 아동 전수조사 대상 미혼모/음성변조 : "더 무서워서 숨을 거고 더 안 좋게 유기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 같아서... 고등교육까지는 받아야 나중에 취업을 하든 뭘 할텐데 보통 안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정부는 익명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보호출산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양육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혼모 등 위기 산모에 대해 임신 단계부터 충분한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부모 가정 엄마/음성변조 : "아이를 낳기 일주일 전까지도 일을 했었어요. (지금은)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뉴스에 그런거 나오잖아요. 아기 분유 없어서 훔치러 왔다고...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걱정이 되죠."]

보호출산제법안은 국회에서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나중에 아동이 원하면 부모 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혜림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강민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