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거부’ 피해자 배상금 공탁에 피해자 측 “황당한 일”…공탁 철회 요구

입력 2023.07.0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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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의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지급하려던 판결금을 법원에 공탁하기로 하면서 피해자 측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의 딸 이고운 씨는 오늘(4) KBS와의 통화에서 “앞뒤가 안 맞는 황당한 일”이라며 “밤새 잠이 안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정부가 30년 이상 싸워왔던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럴 수 없는 것”이라며 “아버지가 원하는 것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이라고 판결금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아들 박상운 씨는 “공탁은 어느 정도 예상한 절차였다”면서도 “정부 배상금을 거부하는 어머니의 뜻을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 측 소송대리인과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 등은 오늘(4) 오후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탁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외교부는 어제(3) “정부와 재단의 노력에도 판결금을 수령하지 않거나 사정상 수령할 수 없는 일부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 대해 공탁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앞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신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식을 확정했습니다.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15명 가운데 11명이 판결금을 받았고,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또 다른 피해자의 유족 2명 등 4명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피고기업의 직접 배상을 요구하며 판결금 수령을 거부해왔습니다.

한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전국 6백여 시민사회단체는 정부 판결금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은 내년 6월까지 모금액 10억 원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제(3) 오후 기준 모금액은 5천여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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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안 거부’ 피해자 배상금 공탁에 피해자 측 “황당한 일”…공탁 철회 요구
    • 입력 2023-07-04 10:13:26
    광주
외교부가 ‘제3자 변제’ 방식의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동원 피해자 4명에게 지급하려던 판결금을 법원에 공탁하기로 하면서 피해자 측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춘식 할아버지의 딸 이고운 씨는 오늘(4) KBS와의 통화에서 “앞뒤가 안 맞는 황당한 일”이라며 “밤새 잠이 안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 씨는 “정부가 30년 이상 싸워왔던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이럴 수 없는 것”이라며 “아버지가 원하는 것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이라고 판결금을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의 아들 박상운 씨는 “공탁은 어느 정도 예상한 절차였다”면서도 “정부 배상금을 거부하는 어머니의 뜻을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 측 소송대리인과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 등은 오늘(4) 오후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탁 철회를 요구하며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외교부는 어제(3) “정부와 재단의 노력에도 판결금을 수령하지 않거나 사정상 수령할 수 없는 일부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 대해 공탁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앞서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신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이른바 ‘제3자 변제’ 방식을 확정했습니다.

2018년 대법원에서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15명 가운데 11명이 판결금을 받았고,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또 다른 피해자의 유족 2명 등 4명은 일본 정부의 사죄와 피고기업의 직접 배상을 요구하며 판결금 수령을 거부해왔습니다.

한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전국 6백여 시민사회단체는 정부 판결금 수용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한 시민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은 내년 6월까지 모금액 10억 원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제(3) 오후 기준 모금액은 5천여만 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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