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차량 뺏으면 줄어들까…검경 ‘음주운전’과의 전쟁

입력 2023.07.05 (18:28) 수정 2023.07.0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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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면서, 검찰과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상습적인 음주운전 등의 경우 해당 차량을 압수하거나 소유권 자체를 빼앗는 몰수 조치까지 하겠다는 겁니다.

이번달부터 이 원칙이 적용되면서, 차량 압수 사례도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사회부 이유민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유민 기자, 음주운전 차량에 대한 이번 첫 압수 사례, 어떤 사고가 원인이 됐나요?

[기자]

네. 지난달 27일 경기도 오산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음주 운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들을 덮친 사고였는데요,

차량 블랙박스 영상 함께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도심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더니,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을 그대로 덮칩니다.

당시 이 사고로 70대 여성 한 명이 크게 다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요.

함께 치인 다른 행인 5명이 다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운전자는 20대 임 모 씨였는데, 대낮인데도 만취 상태였습니다.

[앵커]

그럼 이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압수된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남성은 사고를 내고도 1km 가량을 더 운전하다가 붙잡혀서 구속됐고요,

당시 행인들을 치었던 차량은 압수 조치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차량이 압수된 SUV 차량인데요.

경찰은 차량이 임의제출되지 않으면 압수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운전자가 순순히 차량을 넘기면서 별도 영장은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재판에서 법원이 몰수 판결을 내리면, 차량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가 됩니다.

[앵커]

과거에도 음주운전 차량이 압수되는 사례는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달부터 적용된다는 기준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진 건가요?

[기자]

네, 가깝게는 지난 4월 대전에서 발생했던 스쿨존 사고 차량이 압수됐던 사례가 있어서, 압수 조치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다만 압수 판단 기준이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음주 전과'가 있는 사람이 '사망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만 차량 압수가 가능했는데, 이제 전과가 없어도 다수의 사상자가 생긴 경우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또한 음주 전력도 기존 4회 이상에서 3회 이상으로 낮아졌고, 수사기관이 필요하다 판단시 차량 압수가 가능하다는 기준도 추가됐습니다.

검찰 설명 들어보시죠.

[임선화/대검찰청 형사2과장 : "사실 음주로 인한 사망 사고는 결과론적인 거고,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많이 높습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이런 강화된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각심을 가지고 '음주운전 절대 해서는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 음주운전 재범률이 높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실제로 재범률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음주운전 재범률은 꾸준히 40%대입니다.

쉽게 말해서, 음주운전자 10명을 잡으면 그 중 4명이 예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던 사람이란 겁니다.

특히 최근 4년간 적발 사례중 10% 정도는 4회 이상, 정말 습관처럼 음주운전을 하는 사례였습니다.

최근에 음주운전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20년과 2021년, 팬데믹 기간에 잠시 주춤하는 듯 하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나 13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음주운전 사고 발생 건수는 만 5천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 차량을 압수, 몰수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 과정 역시 법원의 판단이 관건이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차량 압수영장을 법원이 기각할 수도 있고요,

이후 검찰의 몰수 구형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0년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했던 사고 사례를 보면, 당시 운전자가 8번이나 음주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또 사고를 냈는데 당시 법원은 차량 압수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해당 차량이 압수 판단의 기준인 '범죄에 이용된 물품'이라 보기 어렵고, 재산권 침해 정도 등을 봤을 때 과한 조치라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지난 7년간 확인된 차량 몰수 사례는 3건에 불과합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검찰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임선화/대검찰청 형사2과장 : "몰수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법에 요건에도 맞는다면 법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선고하지 않을까 싶고... 선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희는 적극 항소해서 몰수가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압수, 몰수 조치가 남발되는 것 역시 경계해야겠지만, 음주운전 엄정 조치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인 만큼, 법원의 향후 판단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이유민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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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트] 차량 뺏으면 줄어들까…검경 ‘음주운전’과의 전쟁
    • 입력 2023-07-05 18:28:46
    • 수정2023-07-05 18: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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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반복되면서, 검찰과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상습적인 음주운전 등의 경우 해당 차량을 압수하거나 소유권 자체를 빼앗는 몰수 조치까지 하겠다는 겁니다.

이번달부터 이 원칙이 적용되면서, 차량 압수 사례도 처음으로 나왔습니다.

사회부 이유민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유민 기자, 음주운전 차량에 대한 이번 첫 압수 사례, 어떤 사고가 원인이 됐나요?

[기자]

네. 지난달 27일 경기도 오산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음주 운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들을 덮친 사고였는데요,

차량 블랙박스 영상 함께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도심의 한 도로에서 차량이 신호를 무시한 채 달리더니,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을 그대로 덮칩니다.

당시 이 사고로 70대 여성 한 명이 크게 다쳐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고요.

함께 치인 다른 행인 5명이 다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운전자는 20대 임 모 씨였는데, 대낮인데도 만취 상태였습니다.

[앵커]

그럼 이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압수된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남성은 사고를 내고도 1km 가량을 더 운전하다가 붙잡혀서 구속됐고요,

당시 행인들을 치었던 차량은 압수 조치됐습니다.

지금 보시는 차량이 압수된 SUV 차량인데요.

경찰은 차량이 임의제출되지 않으면 압수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는데, 운전자가 순순히 차량을 넘기면서 별도 영장은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재판에서 법원이 몰수 판결을 내리면, 차량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가 됩니다.

[앵커]

과거에도 음주운전 차량이 압수되는 사례는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달부터 적용된다는 기준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진 건가요?

[기자]

네, 가깝게는 지난 4월 대전에서 발생했던 스쿨존 사고 차량이 압수됐던 사례가 있어서, 압수 조치가 완전히 새로운 건 아닙니다.

다만 압수 판단 기준이 예전과 달라졌습니다.

기존에는 '음주 전과'가 있는 사람이 '사망사고'를 일으킨 경우에만 차량 압수가 가능했는데, 이제 전과가 없어도 다수의 사상자가 생긴 경우로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또한 음주 전력도 기존 4회 이상에서 3회 이상으로 낮아졌고, 수사기관이 필요하다 판단시 차량 압수가 가능하다는 기준도 추가됐습니다.

검찰 설명 들어보시죠.

[임선화/대검찰청 형사2과장 : "사실 음주로 인한 사망 사고는 결과론적인 거고, 음주운전은 재범률이 많이 높습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이런 강화된 조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각심을 가지고 '음주운전 절대 해서는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면 좋겠습니다."]

[앵커]

지금 음주운전 재범률이 높다 이런 이야기가 나왔는데, 실제로 재범률이 얼마나 되나요?

[기자]

네. 음주운전 재범률은 꾸준히 40%대입니다.

쉽게 말해서, 음주운전자 10명을 잡으면 그 중 4명이 예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던 사람이란 겁니다.

특히 최근 4년간 적발 사례중 10% 정도는 4회 이상, 정말 습관처럼 음주운전을 하는 사례였습니다.

최근에 음주운전 건수가 늘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2020년과 2021년, 팬데믹 기간에 잠시 주춤하는 듯 하다가 지난해 다시 늘어나 13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음주운전 사고 발생 건수는 만 5천여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 차량을 압수, 몰수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 과정 역시 법원의 판단이 관건이겠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차량 압수영장을 법원이 기각할 수도 있고요,

이후 검찰의 몰수 구형을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0년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했던 사고 사례를 보면, 당시 운전자가 8번이나 음주 전력이 있는 상태에서 또 사고를 냈는데 당시 법원은 차량 압수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해당 차량이 압수 판단의 기준인 '범죄에 이용된 물품'이라 보기 어렵고, 재산권 침해 정도 등을 봤을 때 과한 조치라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지난 7년간 확인된 차량 몰수 사례는 3건에 불과합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검찰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임선화/대검찰청 형사2과장 : "몰수는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고 법에 요건에도 맞는다면 법원에서도 적극적으로 선고하지 않을까 싶고... 선고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저희는 적극 항소해서 몰수가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입니다."

압수, 몰수 조치가 남발되는 것 역시 경계해야겠지만, 음주운전 엄정 조치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는 상황인 만큼, 법원의 향후 판단도 지켜볼 대목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이유민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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