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거리’ 연남동에 ‘엑스터시’ 공장이…2만 명 투약분 발견

[앵커]

'맛집 거리'로 유명한 서울 연남동에서 마약 엑스터시를 만들어 서울 곳곳에 공급하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의 은신처에선 미처 팔지 못한 2만 명분의 각종 마약이 발견됐습니다.

보도에 원동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택가에 세워진 차량 트렁크에서 곱게 갈린 녹색의 수상한 가루 뭉치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주택 내부에서는 같은 색상의 가루가 묻어 있는 기계도 발견됩니다.

["맞네. 이거 안에 묻어있네."]

마약 '엑스터시'를 상품화하는 장비입니다.

집안 한켠에서는 대마초도 길러졌습니다.

다양한 마약이 한꺼번에 제조, 유통된 이 곳은 서울 연남동의 번화가 한복판이었습니다.

'도심 속 마약 공장'으로 이용되던 주택입니다.

주택 바로 옆 골목엔 유명 식당과 카페가 늘어서있습니다.

도심에서 대담하게 마약을 제조, 유통시킨 건 동네 선후배 사이인 20대 남성들.

공급책에게 마약 원료를 전달받은 뒤, 연남동 주택에서 이를 가공해 '판매 상품'으로 만든겁니다.

[인근 카페 사장/음성변조 : "가끔 친구분들 오시면은 소란스럽고 그 정도 (상황)밖에 없었어요…"]

상품화된 마약은 주택가 화단 등에 숨겨두면 매수자가 나중에 찾아가는 '던지기 수법'으로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한 시민이 이를 보고 "수상한 사람이 집 앞에 뭔가를 두고갔다"고 신고하면서 꼬리가 잡혔습니다.

[박원식/용산경찰서 형사과장 : "116개소의 마약류 은닉 장소를 특정하고, 74개소에서 LSD, 액상 대마 등 마약류를 상당량 회수하여..."]

검거된 8명 가운데 제조책 등 4명이 구속됐고 2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0억 2천만 원 상당의 마약류도 압수됐습니다.

경찰은 엑스터시 원료 등을 이들에게 공급한 '상선'과 마약을 구매한 매수자들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원동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