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관리 도로에서 낙석 사고…“피해 보상은 안 된다?”

[앵커]

얼마 전, 정읍에서 도로를 지나던 택시가 비탈면에서 떨어진 낙석에 깔려 기사와 승객이 다치고 차도 파손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관리하던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보상받을 길이 없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현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전북 정읍 내장저수지 인근 도로 옆 비탈면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낙석 사고.

돌 더미는 달리던 택시를 덮쳤습니다.

사고 이후 병원에 입원했던 택시 기사 이영행 씨.

그런데 사흘 만에 병원을 나와야 했습니다.

정읍시로부터 입원비와 치료비 등을 전혀 보상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영행/피해 택시기사 : "병원 갔다 오면 영수증 청구해서 병원비 청구를 시에다 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어제 전화 와서 안 된다고 하니까…."]

사고로 택시까지 폐차할 상황에 처한 이 씨.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관리 주체인 정읍시는 피해를 보상할 법적 근거가 없어 책임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정읍시 관계자/음성변조 : "그분 같은 경우는 지금 택시 조합으로부터 보험이 가입돼 있잖아요. 저희가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어떤 근거는 없어요."]

택시공제조합도 천재지변의 경우 보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가배상법은 도로와 같은 공공시설의 설치나 관리에 문제가 있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국가나 지자체에서 손해 배상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어 배상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김지혜/변호사 : "도로관리에 관한 정보자료를 지방자치단체가 다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가 입증하는 데에 굉장한 어려움이 있는 상황입니다."]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까지 보상 방안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하루아침에 일까지 못 하게 된 피해자의 고통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