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K] 제주 노후 하수관 ‘시한폭탄’…2026년까지 정비
입력 2023.07.17 (19:24)
수정 2023.07.17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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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지역의 낡은 하수관으로 인한 오수 유출 실태와 환경 오염 문제를 KBS가 지난주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안녕하세요.
임 기자, 낡은 하수관 문제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은 땅 속에 매립돼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노후 상태라든지 결함 문제가 평소 주목받진 않는 편인데요,
하지만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싱크홀로 불리는 지반침하 사고가 노후 하수관이 주요 원인인 대표적인 안전 사고이고요.
낡은 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오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해양 오염도 주요 문제로 꼽을 수 있습니다.
KBS가 보도한 지난달 성산 광치기 해변 도로 오수 유출 사고가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앵커]
성산 오수 유출 사고는 KBS 보도로 알려졌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국에 들어온 제보로 취재를 시작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한 달 전 보도국에 들어온 유출 현장 제보입니다.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인근 오수를 옮기는 관로가 파손된 건데요.
오수가 줄줄 새 악취가 심하고 싱크홀도 생겼지만 대처가 허술해 우려된다는 제보였습니다.
차들이 수시로 지나는 도로에 맨홀 뚜껑만 한 싱크홀이 생겼지만, 출입 통제선과 삼각봉으로만 접근을 막는 수준이었고요.
복구가 늦어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주말과 휴일 내내 바다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땅 속 노후 관로 상태는 평일에 진행된 긴급 복구 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8년 전 매립된 하수관 형체는 사실상 찾아볼 수 없고, 흔적만 남은 실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하수관이 있어야 할 곳에 흔적만 있었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기자]
저 역시도 현장에서 직접 보기 전까진 믿기 어려웠는데요.
보통 노후 하수관 결함으로 교체 작업을 할 땐 기존 관로 제거 후 새 관로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거해야 할 관로는 밑부분 일부만 남아 새 관로를 빈 곳에 그대로 얹어 매설하고 있었습니다.
하수관이 매설 깊이까지 터파기 작업을 하자 토양 오염도 확인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반 흙과는 색이 확연히 다른 까맣게 변한 흙이 복구 현장에 쌓여있었습니다.
현장 영상을 확인한 도내 대학의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양의 색과 양을 봤을 때 오수가 수년간 땅속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자문 의견을 전했습니다.
[앵커]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수가 유출되면서 누적됐을 환경 오염이 걱정이네요.
이 같은 결함이 확인된 낡은 하수관이 도내에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내구연한이 지난 낡은 노후관의 기준은 20년으로 잡는데요.
제주 도내 하수관 가운데 노후 관로는 2천백여km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집계하고 있습니다.
도내 하수관이 5천여km니까, 전체 하수관 중 노후관 비중이 40%에 육박한 겁니다.
작지 않은 비중인데요.
노후 하수관의 결함이 확인돼 긴급 보수를 진행한 경우도 최근 5년 동안 20건이 넘었습니다.
[앵커]
40%나 차지한다니 도내 노후 하수관 비중이 크네요.
모두 한꺼번에 교체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 정비에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다행히 도내 하수관 상태를 분석한 정밀조사 용역이 2년 전 추진됐었습니다.
제주도 역시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하수관 정비 계획을 세웠는데요.
지금 화면 속 영상이 당시 정밀조사 용역으로 촬영된 차집관로 내부 영상입니다.
지금 보시는 하수관은 콘크리트 재질인데, 심하게 부식돼 약해진 내벽 곳곳이 무너진 게 확인됩니다.
오수가 끊임없이 흐르지만, 관로 내벽이 주저앉아버린 말 그대로 '관 붕괴'가 발생한 건데요.
사실상 하수관 기능을 상실해 긴급 보수를 해야 오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상탭니다.
용역진이 CCTV 촬영으로 도내 하수관 200km를 조사해 결함 수준과 종류, 건수를 분류했는데요.
그 결과 무려 3만여 건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제주 도내 하수관 5천여km 가운데 2백km를 조사했으니, 실제 하수관 결함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확인된 결함만 3만여 건이라니 수치상으로는 매우 많게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결함인 건가요?
[기자]
결함 수준과 특징마다 복구 방식도 나뉘는데요.
제주시 하수관 100km를 촬영한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결함 특징과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1만 4천 여건이 확인됐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음부 이탈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이 이음부가 떨어진 관로 내부 모습입니다.
이 같은 결함이 제주시 기준 5천 8백여 개가 확인됐고요, 전체 구조적 결함 중 41%를 차지합니다.
이음부 이탈의 경우 비중은 크지만, 결함 수준은 심각, 보통, 경미 등 3단계로 나눴을 때 경미한 수준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수관 이음부 손상은 지금 화면 상 사진과 같은 경우인데, 심각 단계로 분류됩니다.
이 같은 심각 단계 이음부 손상은 1천2백여 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보신 관 붕괴 사례처럼 긴급 복구가 필요한 심각한 구조적 결함은 제주시 기준 3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하수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수칩니다.
[앵커]
제주시에서도 서부 지역에서 특히 긴급 복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주시 서부지역 콘크리트 하수관의 전면 교체를 정밀조사 용역진이 따로 언급할 정도로 시급성을 강조했는데요.
정밀조사한 제주시 하수관 길이는 100여km로, 전면 교체가 필요한 하수관은 6.5km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96%가 제주시 서부지역에 집중됐다고 용역진은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서부지역에 집중된 이유는 콘크리트 재질 관로와 오수의 특성에 있었는데요.
제주시 하수 담당자는 서부지역에 밀집된 농공단지와 축산 농가에서 배출한 오수가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크리트 재질 노후 하수관은 오수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황산이 생성되면서 점차 내벽이 부식되고 결함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시 서부지역 특성상 분뇨와 화학 성분이 섞인 다량의 오수가 배출돼 관로 부식 속도를 당긴다는 겁니다.
[앵커]
내구 연한만 따질 게 아니라 지역 오수 특성과 하수관 재질도 중요한 거네요.
노후 하수관 정비에 있어선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할 것 같은데 실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하수관 정비 사업은 들어가는 사업비는 막대한 데 반해 성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아 후순위로 방치되기 쉬운데요.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제주시 서부 하수관 정비율이 10%에도 못 미치며 지지부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KBS 연속보도 이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하수 유출 사고 예방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땜질식 처방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적극 행정으로 달라질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제주지역의 낡은 하수관으로 인한 오수 유출 실태와 환경 오염 문제를 KBS가 지난주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안녕하세요.
임 기자, 낡은 하수관 문제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은 땅 속에 매립돼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노후 상태라든지 결함 문제가 평소 주목받진 않는 편인데요,
하지만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싱크홀로 불리는 지반침하 사고가 노후 하수관이 주요 원인인 대표적인 안전 사고이고요.
낡은 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오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해양 오염도 주요 문제로 꼽을 수 있습니다.
KBS가 보도한 지난달 성산 광치기 해변 도로 오수 유출 사고가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앵커]
성산 오수 유출 사고는 KBS 보도로 알려졌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국에 들어온 제보로 취재를 시작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한 달 전 보도국에 들어온 유출 현장 제보입니다.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인근 오수를 옮기는 관로가 파손된 건데요.
오수가 줄줄 새 악취가 심하고 싱크홀도 생겼지만 대처가 허술해 우려된다는 제보였습니다.
차들이 수시로 지나는 도로에 맨홀 뚜껑만 한 싱크홀이 생겼지만, 출입 통제선과 삼각봉으로만 접근을 막는 수준이었고요.
복구가 늦어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주말과 휴일 내내 바다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땅 속 노후 관로 상태는 평일에 진행된 긴급 복구 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8년 전 매립된 하수관 형체는 사실상 찾아볼 수 없고, 흔적만 남은 실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하수관이 있어야 할 곳에 흔적만 있었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기자]
저 역시도 현장에서 직접 보기 전까진 믿기 어려웠는데요.
보통 노후 하수관 결함으로 교체 작업을 할 땐 기존 관로 제거 후 새 관로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거해야 할 관로는 밑부분 일부만 남아 새 관로를 빈 곳에 그대로 얹어 매설하고 있었습니다.
하수관이 매설 깊이까지 터파기 작업을 하자 토양 오염도 확인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반 흙과는 색이 확연히 다른 까맣게 변한 흙이 복구 현장에 쌓여있었습니다.
현장 영상을 확인한 도내 대학의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양의 색과 양을 봤을 때 오수가 수년간 땅속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자문 의견을 전했습니다.
[앵커]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수가 유출되면서 누적됐을 환경 오염이 걱정이네요.
이 같은 결함이 확인된 낡은 하수관이 도내에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내구연한이 지난 낡은 노후관의 기준은 20년으로 잡는데요.
제주 도내 하수관 가운데 노후 관로는 2천백여km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집계하고 있습니다.
도내 하수관이 5천여km니까, 전체 하수관 중 노후관 비중이 40%에 육박한 겁니다.
작지 않은 비중인데요.
노후 하수관의 결함이 확인돼 긴급 보수를 진행한 경우도 최근 5년 동안 20건이 넘었습니다.
[앵커]
40%나 차지한다니 도내 노후 하수관 비중이 크네요.
모두 한꺼번에 교체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 정비에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다행히 도내 하수관 상태를 분석한 정밀조사 용역이 2년 전 추진됐었습니다.
제주도 역시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하수관 정비 계획을 세웠는데요.
지금 화면 속 영상이 당시 정밀조사 용역으로 촬영된 차집관로 내부 영상입니다.
지금 보시는 하수관은 콘크리트 재질인데, 심하게 부식돼 약해진 내벽 곳곳이 무너진 게 확인됩니다.
오수가 끊임없이 흐르지만, 관로 내벽이 주저앉아버린 말 그대로 '관 붕괴'가 발생한 건데요.
사실상 하수관 기능을 상실해 긴급 보수를 해야 오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상탭니다.
용역진이 CCTV 촬영으로 도내 하수관 200km를 조사해 결함 수준과 종류, 건수를 분류했는데요.
그 결과 무려 3만여 건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제주 도내 하수관 5천여km 가운데 2백km를 조사했으니, 실제 하수관 결함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확인된 결함만 3만여 건이라니 수치상으로는 매우 많게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결함인 건가요?
[기자]
결함 수준과 특징마다 복구 방식도 나뉘는데요.
제주시 하수관 100km를 촬영한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결함 특징과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1만 4천 여건이 확인됐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음부 이탈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이 이음부가 떨어진 관로 내부 모습입니다.
이 같은 결함이 제주시 기준 5천 8백여 개가 확인됐고요, 전체 구조적 결함 중 41%를 차지합니다.
이음부 이탈의 경우 비중은 크지만, 결함 수준은 심각, 보통, 경미 등 3단계로 나눴을 때 경미한 수준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수관 이음부 손상은 지금 화면 상 사진과 같은 경우인데, 심각 단계로 분류됩니다.
이 같은 심각 단계 이음부 손상은 1천2백여 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보신 관 붕괴 사례처럼 긴급 복구가 필요한 심각한 구조적 결함은 제주시 기준 3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하수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수칩니다.
[앵커]
제주시에서도 서부 지역에서 특히 긴급 복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주시 서부지역 콘크리트 하수관의 전면 교체를 정밀조사 용역진이 따로 언급할 정도로 시급성을 강조했는데요.
정밀조사한 제주시 하수관 길이는 100여km로, 전면 교체가 필요한 하수관은 6.5km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96%가 제주시 서부지역에 집중됐다고 용역진은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서부지역에 집중된 이유는 콘크리트 재질 관로와 오수의 특성에 있었는데요.
제주시 하수 담당자는 서부지역에 밀집된 농공단지와 축산 농가에서 배출한 오수가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크리트 재질 노후 하수관은 오수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황산이 생성되면서 점차 내벽이 부식되고 결함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시 서부지역 특성상 분뇨와 화학 성분이 섞인 다량의 오수가 배출돼 관로 부식 속도를 당긴다는 겁니다.
[앵커]
내구 연한만 따질 게 아니라 지역 오수 특성과 하수관 재질도 중요한 거네요.
노후 하수관 정비에 있어선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할 것 같은데 실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하수관 정비 사업은 들어가는 사업비는 막대한 데 반해 성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아 후순위로 방치되기 쉬운데요.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제주시 서부 하수관 정비율이 10%에도 못 미치며 지지부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KBS 연속보도 이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하수 유출 사고 예방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땜질식 처방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적극 행정으로 달라질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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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7-17 19:24:08
- 수정2023-07-17 21: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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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의 낡은 하수관으로 인한 오수 유출 실태와 환경 오염 문제를 KBS가 지난주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안녕하세요.
임 기자, 낡은 하수관 문제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은 땅 속에 매립돼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노후 상태라든지 결함 문제가 평소 주목받진 않는 편인데요,
하지만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싱크홀로 불리는 지반침하 사고가 노후 하수관이 주요 원인인 대표적인 안전 사고이고요.
낡은 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오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해양 오염도 주요 문제로 꼽을 수 있습니다.
KBS가 보도한 지난달 성산 광치기 해변 도로 오수 유출 사고가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앵커]
성산 오수 유출 사고는 KBS 보도로 알려졌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국에 들어온 제보로 취재를 시작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한 달 전 보도국에 들어온 유출 현장 제보입니다.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인근 오수를 옮기는 관로가 파손된 건데요.
오수가 줄줄 새 악취가 심하고 싱크홀도 생겼지만 대처가 허술해 우려된다는 제보였습니다.
차들이 수시로 지나는 도로에 맨홀 뚜껑만 한 싱크홀이 생겼지만, 출입 통제선과 삼각봉으로만 접근을 막는 수준이었고요.
복구가 늦어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주말과 휴일 내내 바다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땅 속 노후 관로 상태는 평일에 진행된 긴급 복구 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8년 전 매립된 하수관 형체는 사실상 찾아볼 수 없고, 흔적만 남은 실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하수관이 있어야 할 곳에 흔적만 있었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기자]
저 역시도 현장에서 직접 보기 전까진 믿기 어려웠는데요.
보통 노후 하수관 결함으로 교체 작업을 할 땐 기존 관로 제거 후 새 관로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거해야 할 관로는 밑부분 일부만 남아 새 관로를 빈 곳에 그대로 얹어 매설하고 있었습니다.
하수관이 매설 깊이까지 터파기 작업을 하자 토양 오염도 확인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반 흙과는 색이 확연히 다른 까맣게 변한 흙이 복구 현장에 쌓여있었습니다.
현장 영상을 확인한 도내 대학의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양의 색과 양을 봤을 때 오수가 수년간 땅속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자문 의견을 전했습니다.
[앵커]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수가 유출되면서 누적됐을 환경 오염이 걱정이네요.
이 같은 결함이 확인된 낡은 하수관이 도내에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내구연한이 지난 낡은 노후관의 기준은 20년으로 잡는데요.
제주 도내 하수관 가운데 노후 관로는 2천백여km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집계하고 있습니다.
도내 하수관이 5천여km니까, 전체 하수관 중 노후관 비중이 40%에 육박한 겁니다.
작지 않은 비중인데요.
노후 하수관의 결함이 확인돼 긴급 보수를 진행한 경우도 최근 5년 동안 20건이 넘었습니다.
[앵커]
40%나 차지한다니 도내 노후 하수관 비중이 크네요.
모두 한꺼번에 교체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 정비에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다행히 도내 하수관 상태를 분석한 정밀조사 용역이 2년 전 추진됐었습니다.
제주도 역시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하수관 정비 계획을 세웠는데요.
지금 화면 속 영상이 당시 정밀조사 용역으로 촬영된 차집관로 내부 영상입니다.
지금 보시는 하수관은 콘크리트 재질인데, 심하게 부식돼 약해진 내벽 곳곳이 무너진 게 확인됩니다.
오수가 끊임없이 흐르지만, 관로 내벽이 주저앉아버린 말 그대로 '관 붕괴'가 발생한 건데요.
사실상 하수관 기능을 상실해 긴급 보수를 해야 오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상탭니다.
용역진이 CCTV 촬영으로 도내 하수관 200km를 조사해 결함 수준과 종류, 건수를 분류했는데요.
그 결과 무려 3만여 건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제주 도내 하수관 5천여km 가운데 2백km를 조사했으니, 실제 하수관 결함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확인된 결함만 3만여 건이라니 수치상으로는 매우 많게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결함인 건가요?
[기자]
결함 수준과 특징마다 복구 방식도 나뉘는데요.
제주시 하수관 100km를 촬영한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결함 특징과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1만 4천 여건이 확인됐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음부 이탈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이 이음부가 떨어진 관로 내부 모습입니다.
이 같은 결함이 제주시 기준 5천 8백여 개가 확인됐고요, 전체 구조적 결함 중 41%를 차지합니다.
이음부 이탈의 경우 비중은 크지만, 결함 수준은 심각, 보통, 경미 등 3단계로 나눴을 때 경미한 수준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수관 이음부 손상은 지금 화면 상 사진과 같은 경우인데, 심각 단계로 분류됩니다.
이 같은 심각 단계 이음부 손상은 1천2백여 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보신 관 붕괴 사례처럼 긴급 복구가 필요한 심각한 구조적 결함은 제주시 기준 3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하수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수칩니다.
[앵커]
제주시에서도 서부 지역에서 특히 긴급 복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주시 서부지역 콘크리트 하수관의 전면 교체를 정밀조사 용역진이 따로 언급할 정도로 시급성을 강조했는데요.
정밀조사한 제주시 하수관 길이는 100여km로, 전면 교체가 필요한 하수관은 6.5km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96%가 제주시 서부지역에 집중됐다고 용역진은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서부지역에 집중된 이유는 콘크리트 재질 관로와 오수의 특성에 있었는데요.
제주시 하수 담당자는 서부지역에 밀집된 농공단지와 축산 농가에서 배출한 오수가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크리트 재질 노후 하수관은 오수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황산이 생성되면서 점차 내벽이 부식되고 결함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시 서부지역 특성상 분뇨와 화학 성분이 섞인 다량의 오수가 배출돼 관로 부식 속도를 당긴다는 겁니다.
[앵커]
내구 연한만 따질 게 아니라 지역 오수 특성과 하수관 재질도 중요한 거네요.
노후 하수관 정비에 있어선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할 것 같은데 실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하수관 정비 사업은 들어가는 사업비는 막대한 데 반해 성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아 후순위로 방치되기 쉬운데요.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제주시 서부 하수관 정비율이 10%에도 못 미치며 지지부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KBS 연속보도 이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하수 유출 사고 예방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땜질식 처방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적극 행정으로 달라질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제주지역의 낡은 하수관으로 인한 오수 유출 실태와 환경 오염 문제를 KBS가 지난주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을 취재한 임연희 기자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안녕하세요.
임 기자, 낡은 하수관 문제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은 땅 속에 매립돼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노후 상태라든지 결함 문제가 평소 주목받진 않는 편인데요,
하지만 환경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싱크홀로 불리는 지반침하 사고가 노후 하수관이 주요 원인인 대표적인 안전 사고이고요.
낡은 하수관에서 새어 나온 오수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해양 오염도 주요 문제로 꼽을 수 있습니다.
KBS가 보도한 지난달 성산 광치기 해변 도로 오수 유출 사고가 이 같은 문제점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앵커]
성산 오수 유출 사고는 KBS 보도로 알려졌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도국에 들어온 제보로 취재를 시작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화면이 한 달 전 보도국에 들어온 유출 현장 제보입니다.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인근 오수를 옮기는 관로가 파손된 건데요.
오수가 줄줄 새 악취가 심하고 싱크홀도 생겼지만 대처가 허술해 우려된다는 제보였습니다.
차들이 수시로 지나는 도로에 맨홀 뚜껑만 한 싱크홀이 생겼지만, 출입 통제선과 삼각봉으로만 접근을 막는 수준이었고요.
복구가 늦어져 정화되지 않은 오수가 주말과 휴일 내내 바다로 유입되고 있었습니다.
땅 속 노후 관로 상태는 평일에 진행된 긴급 복구 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8년 전 매립된 하수관 형체는 사실상 찾아볼 수 없고, 흔적만 남은 실체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하수관이 있어야 할 곳에 흔적만 있었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죠?
[기자]
저 역시도 현장에서 직접 보기 전까진 믿기 어려웠는데요.
보통 노후 하수관 결함으로 교체 작업을 할 땐 기존 관로 제거 후 새 관로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거해야 할 관로는 밑부분 일부만 남아 새 관로를 빈 곳에 그대로 얹어 매설하고 있었습니다.
하수관이 매설 깊이까지 터파기 작업을 하자 토양 오염도 확인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반 흙과는 색이 확연히 다른 까맣게 변한 흙이 복구 현장에 쌓여있었습니다.
현장 영상을 확인한 도내 대학의 토목공학과 교수는 토양의 색과 양을 봤을 때 오수가 수년간 땅속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라는 자문 의견을 전했습니다.
[앵커]
수년간 지속적으로 오수가 유출되면서 누적됐을 환경 오염이 걱정이네요.
이 같은 결함이 확인된 낡은 하수관이 도내에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네, 내구연한이 지난 낡은 노후관의 기준은 20년으로 잡는데요.
제주 도내 하수관 가운데 노후 관로는 2천백여km로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집계하고 있습니다.
도내 하수관이 5천여km니까, 전체 하수관 중 노후관 비중이 40%에 육박한 겁니다.
작지 않은 비중인데요.
노후 하수관의 결함이 확인돼 긴급 보수를 진행한 경우도 최근 5년 동안 20건이 넘었습니다.
[앵커]
40%나 차지한다니 도내 노후 하수관 비중이 크네요.
모두 한꺼번에 교체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방법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하수관 정비에는 막대한 예산이 드는 만큼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요.
다행히 도내 하수관 상태를 분석한 정밀조사 용역이 2년 전 추진됐었습니다.
제주도 역시 이 용역 결과를 토대로 하수관 정비 계획을 세웠는데요.
지금 화면 속 영상이 당시 정밀조사 용역으로 촬영된 차집관로 내부 영상입니다.
지금 보시는 하수관은 콘크리트 재질인데, 심하게 부식돼 약해진 내벽 곳곳이 무너진 게 확인됩니다.
오수가 끊임없이 흐르지만, 관로 내벽이 주저앉아버린 말 그대로 '관 붕괴'가 발생한 건데요.
사실상 하수관 기능을 상실해 긴급 보수를 해야 오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상탭니다.
용역진이 CCTV 촬영으로 도내 하수관 200km를 조사해 결함 수준과 종류, 건수를 분류했는데요.
그 결과 무려 3만여 건의 결함이 확인됐습니다.
제주 도내 하수관 5천여km 가운데 2백km를 조사했으니, 실제 하수관 결함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확인된 결함만 3만여 건이라니 수치상으로는 매우 많게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결함인 건가요?
[기자]
결함 수준과 특징마다 복구 방식도 나뉘는데요.
제주시 하수관 100km를 촬영한 정밀조사 결과를 보면 결함 특징과 비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조적인 결함이 1만 4천 여건이 확인됐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이음부 이탈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이 이음부가 떨어진 관로 내부 모습입니다.
이 같은 결함이 제주시 기준 5천 8백여 개가 확인됐고요, 전체 구조적 결함 중 41%를 차지합니다.
이음부 이탈의 경우 비중은 크지만, 결함 수준은 심각, 보통, 경미 등 3단계로 나눴을 때 경미한 수준이 대다수였습니다.
하수관 이음부 손상은 지금 화면 상 사진과 같은 경우인데, 심각 단계로 분류됩니다.
이 같은 심각 단계 이음부 손상은 1천2백여 건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영상에서 보신 관 붕괴 사례처럼 긴급 복구가 필요한 심각한 구조적 결함은 제주시 기준 3천여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하수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수칩니다.
[앵커]
제주시에서도 서부 지역에서 특히 긴급 복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주시 서부지역 콘크리트 하수관의 전면 교체를 정밀조사 용역진이 따로 언급할 정도로 시급성을 강조했는데요.
정밀조사한 제주시 하수관 길이는 100여km로, 전면 교체가 필요한 하수관은 6.5km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96%가 제주시 서부지역에 집중됐다고 용역진은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서부지역에 집중된 이유는 콘크리트 재질 관로와 오수의 특성에 있었는데요.
제주시 하수 담당자는 서부지역에 밀집된 농공단지와 축산 농가에서 배출한 오수가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콘크리트 재질 노후 하수관은 오수와 화학 반응을 일으켜 황산이 생성되면서 점차 내벽이 부식되고 결함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시 서부지역 특성상 분뇨와 화학 성분이 섞인 다량의 오수가 배출돼 관로 부식 속도를 당긴다는 겁니다.
[앵커]
내구 연한만 따질 게 아니라 지역 오수 특성과 하수관 재질도 중요한 거네요.
노후 하수관 정비에 있어선 체계적인 접근이 중요할 것 같은데 실제 이뤄지고 있나요?
[기자]
하수관 정비 사업은 들어가는 사업비는 막대한 데 반해 성과는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아 후순위로 방치되기 쉬운데요.
긴급 보수가 필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지만, 2년이 지나도록 제주시 서부 하수관 정비율이 10%에도 못 미치며 지지부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KBS 연속보도 이후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하수 유출 사고 예방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땜질식 처방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한 적극 행정으로 달라질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연희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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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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