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서울 지하차로도 위험하다…침수 시 대피법은?

입력 2023.07.19 (18:32) 수정 2023.07.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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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폭우 기간, 오송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는 과거 부산 지하차도 침수 등 비슷한 사건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렇게 지하공간 침수는 한번 발생했다 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참사 반복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내가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봅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올해 장마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됐는데, 알고 보면 이런 상황을 직접 겪은 분들이 제법 많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형 인명피해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침수된 지하 공간을 자동차로 지난 경험은 의외로 많이들 갖고 계십니다.

당장 지난해 8월, 수도권에 쏟아진 역대급 비를 기억하실텐데요.

[앵커]

강남역 주변이 모두 침수됐던 그 때를 말씀하시는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당시 한 달 동안 서울에서만 16곳의 지하차도가 침수됐습니다.

당시 KBS에 들어온 제보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침수된 지하차도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동영상입니다.

운전석 유리창까지 물보라가 튀는 모습도 보이죠.

상대적으로 차체가 큰 버스는 지하차도를 빠져나갔지만 이미 바퀴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승용차들은 꿈쩍도 못 하고 있습니다.

[당시 버스 탑승 승객 : "거의 무슨 강을 건너는 느낌이었어가지고, 버스도 괜찮나 이런 마음으로…"]

같은 날 찍은 다른 제보 영상을 보시면 앞서가는 차들이 비상들을 켜고 서행하고 있고요. 이 차도 간신히 빠져나갑니다.

[앵커]

상당히 아찔해 보이네요.

비가 많이 오는 건 막을수가 없으니, 피해를 막으려면 배수, 그러니까 도로에서 물이라도 빨리 빼야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을 빨리 빼려면 배수펌프가 가동돼야 하는데요,

문제는 배수펌프를 작동시키는 배전반까지 침수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겁니다.

3년 전 부산 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후에 서울시에서 연구를 맡겨서 침수 위험이 큰 지하차도 20곳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곳은 배전실이 지하에 있었고, 이중 최근 지상으로 옮겨온 건 두 곳밖에 없습니다.

[문현철/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 "이 시설들이 지하에 있게 되면, 여기가 만약에 이 빗물에 침수가 된다면 배수 펌프가 작동되지 않을 것이고."]

즉, 비가 오면 배전시설이 차보다 먼저 침수가 된다는 얘깁니다.

[앵커]

물이 천천히 차오르면 그나마 다행인데, 오송 사례처럼 주변 하천이 범람해서 물이 급격히 차오르면 배수시설도 소용 없는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인명피해가 큰 사고들은 '하천 범람'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침수됐던 오송 지하차도도 그랬고, 지난해 7명이 숨진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도 주변 하천 범람이 직접적 원인이 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갔던 서울의 한 지하차도도 바로 50m 옆에 하천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천이 넘치면 지상에 있는 배전반조차 함께 침수되고, 배수 시설은 무의미한 상황이 돼서 특히 더 위험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비가 많이 올 때, 지하차도 진입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을까요?

[기자]

네, 그런 시스템이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진입차단기인데요.

그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위가 어느 정도 올라오면 저렇게 '진입금지'라고 쓰여있는 차단막이 내려와서 차량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LED 전광판을 통해서도 출입금지를 알립니다.

다만, 서울에 있는 160여 개의 지하차도 중 이 시설이 설치된 곳은 25곳 뿐입니다.

서울시는 이른 시일 안에 이 설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자동 설비들이 하루아침에 다 설치되지는 않을테니까요.

만약 내가 실제로 지하차도에서 침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빠져나와야 될까요.

[기자]

가장 중요한 건, 차를 과감히 버리는 겁니다.

통상 바퀴의 3분의 2 정도 물이 차면 엔진이 꺼집니다.

근처에 보이는 차량이 그 정도 침수가 된 게 보이면 차에서 바로 나오시는 게 좋습니다.

또 시동이 꺼지면 창문도 열기 어려워지니까, 미리 창문을 열어둘 필요도 있습니다.

물이 그 이상 차오르면 차 문을 못 여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차에 물이 들어오는데 문을 열어라, 그럼 바깥이 더 위험한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잖아요?

[기자]

차 안에 있어도 물은 반드시 차오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침수 초반엔 문 밖의 수압이 더 세서 문도 쉽게 안 열립니다.

이 경우, 무섭더라도 조금 기다렸다가 안과 밖의 물 높이가 비슷해질 때쯤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다만 물이 찰 때까지 꼭 기다릴 필요는 없고요.

할 수 있다면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합니다.

망치 같은게 없다면 목 받침대를 빼서 뒷부분으로 창문을 내리치거나 안전벨트 고리를 쓰면 됩니다.

창문을 깰 때는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를 쳐야 쉽게 깨집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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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9 18:32:58
    • 수정2023-07-19 18: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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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폭우 기간, 오송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는 과거 부산 지하차도 침수 등 비슷한 사건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렇게 지하공간 침수는 한번 발생했다 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곤 하는데요.

참사 반복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내가 막상 이런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봅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올해 장마에도 안타까운 사고가 반복됐는데, 알고 보면 이런 상황을 직접 겪은 분들이 제법 많더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대형 인명피해로 연결되지 않았을 뿐, 침수된 지하 공간을 자동차로 지난 경험은 의외로 많이들 갖고 계십니다.

당장 지난해 8월, 수도권에 쏟아진 역대급 비를 기억하실텐데요.

[앵커]

강남역 주변이 모두 침수됐던 그 때를 말씀하시는거죠?

[기자]

네, 맞습니다.

당시 한 달 동안 서울에서만 16곳의 지하차도가 침수됐습니다.

당시 KBS에 들어온 제보 영상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침수된 지하차도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동영상입니다.

운전석 유리창까지 물보라가 튀는 모습도 보이죠.

상대적으로 차체가 큰 버스는 지하차도를 빠져나갔지만 이미 바퀴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긴 승용차들은 꿈쩍도 못 하고 있습니다.

[당시 버스 탑승 승객 : "거의 무슨 강을 건너는 느낌이었어가지고, 버스도 괜찮나 이런 마음으로…"]

같은 날 찍은 다른 제보 영상을 보시면 앞서가는 차들이 비상들을 켜고 서행하고 있고요. 이 차도 간신히 빠져나갑니다.

[앵커]

상당히 아찔해 보이네요.

비가 많이 오는 건 막을수가 없으니, 피해를 막으려면 배수, 그러니까 도로에서 물이라도 빨리 빼야 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물을 빨리 빼려면 배수펌프가 가동돼야 하는데요,

문제는 배수펌프를 작동시키는 배전반까지 침수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겁니다.

3년 전 부산 지하차도 침수 사고 이후에 서울시에서 연구를 맡겨서 침수 위험이 큰 지하차도 20곳을 선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6곳은 배전실이 지하에 있었고, 이중 최근 지상으로 옮겨온 건 두 곳밖에 없습니다.

[문현철/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 : "이 시설들이 지하에 있게 되면, 여기가 만약에 이 빗물에 침수가 된다면 배수 펌프가 작동되지 않을 것이고."]

즉, 비가 오면 배전시설이 차보다 먼저 침수가 된다는 얘깁니다.

[앵커]

물이 천천히 차오르면 그나마 다행인데, 오송 사례처럼 주변 하천이 범람해서 물이 급격히 차오르면 배수시설도 소용 없는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인명피해가 큰 사고들은 '하천 범람'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침수됐던 오송 지하차도도 그랬고, 지난해 7명이 숨진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도 주변 하천 범람이 직접적 원인이 됐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갔던 서울의 한 지하차도도 바로 50m 옆에 하천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천이 넘치면 지상에 있는 배전반조차 함께 침수되고, 배수 시설은 무의미한 상황이 돼서 특히 더 위험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비가 많이 올 때, 지하차도 진입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을까요?

[기자]

네, 그런 시스템이 있기는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진입차단기인데요.

그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수위가 어느 정도 올라오면 저렇게 '진입금지'라고 쓰여있는 차단막이 내려와서 차량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니다.

LED 전광판을 통해서도 출입금지를 알립니다.

다만, 서울에 있는 160여 개의 지하차도 중 이 시설이 설치된 곳은 25곳 뿐입니다.

서울시는 이른 시일 안에 이 설비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자동 설비들이 하루아침에 다 설치되지는 않을테니까요.

만약 내가 실제로 지하차도에서 침수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빠져나와야 될까요.

[기자]

가장 중요한 건, 차를 과감히 버리는 겁니다.

통상 바퀴의 3분의 2 정도 물이 차면 엔진이 꺼집니다.

근처에 보이는 차량이 그 정도 침수가 된 게 보이면 차에서 바로 나오시는 게 좋습니다.

또 시동이 꺼지면 창문도 열기 어려워지니까, 미리 창문을 열어둘 필요도 있습니다.

물이 그 이상 차오르면 차 문을 못 여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차에 물이 들어오는데 문을 열어라, 그럼 바깥이 더 위험한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잖아요?

[기자]

차 안에 있어도 물은 반드시 차오른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침수 초반엔 문 밖의 수압이 더 세서 문도 쉽게 안 열립니다.

이 경우, 무섭더라도 조금 기다렸다가 안과 밖의 물 높이가 비슷해질 때쯤 문을 열 수 있습니다.

다만 물이 찰 때까지 꼭 기다릴 필요는 없고요.

할 수 있다면 창문을 깨고 탈출해야 합니다.

망치 같은게 없다면 목 받침대를 빼서 뒷부분으로 창문을 내리치거나 안전벨트 고리를 쓰면 됩니다.

창문을 깰 때는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를 쳐야 쉽게 깨집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이원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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