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 때문에?”…교권 추락 ‘책임’ 공방 [뉴스 더하기]

입력 2023.07.25 (19:27) 수정 2023.07.26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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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앞서도 관련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들끓고 있는 교권문제.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해 육아 전문가로 잘 알려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둘러싼 공방이 논란입니다.

발단은 지난 19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방송에서는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 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비판했는데요.

논란이 일면서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오은영 박사의 이른바 '금쪽이 솔루션'이 교권 침해에 영향을 줬다면서 오은영 박사 책임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오은영 박사가 저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소개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해당 내용은 교실 바닥에 지우개 가루도 떨어뜨리지 못 하게 하는 지나치게 깔끔한 교사, 본인이 소리에 너무 예민해서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이 떠들지 못하게 하는 교사, 이런 특정 교사일 때 정중히 도움을 요청하라는 맥락"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오은영 박사는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그렇게 해 주시지 않는다", "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지 않는다"라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오은영 박사의 해결책을 요구한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이 오은영 박사의 해결책을 왜곡하고 있단 의견도 있습니다.

[손민정/초등학교 교사 : "분명한 훈육도 오은영 선생님이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부모가 달라져야 아이들이 달라진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학부모들은) '안 돼'라고 거절하는 것 자체가 이 아이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오은영 박사의 개인 SNS 댓글에도 각종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반면 "악플 다는 사람들과 악성 민원 학부모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왜 진짜 문제인 곳은 바라보지도 않느냐" 이렇게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한 교원단체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대응 방법을 조사한 결과, 혼자 해결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모른 체하거나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두 번째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학교 교칙같이 학교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학교 밖 어떤 단체·기관의 도움, 혹은 사회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교사는 단 1%도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이렇게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교권'인데, 오은영 박사 책임 공방은 도리어 이런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부모들이 아동에 대해서 애정을 쏟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게 과도한 애정은 아닌지, 그 과정에서 과도한 민원을 발생시켜서 젊은 교사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교권', 교육학에서 이 '교권'이란, 교육을 '할' 권리와 더불어 교육을 '받을' 권리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권 강화란 학생이 교육받을 권리, 학생 인권과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건데요.

지금은 누군가를 향해 책임의 화살을 돌리기보다는, 학부모와 교육당국, 우리 사회 구성원이 함께, 학생과 교사 모두가 존중받는 교실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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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은영 박사 때문에?”…교권 추락 ‘책임’ 공방 [뉴스 더하기]
    • 입력 2023-07-25 19:27:07
    • 수정2023-07-26 09:53:13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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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관련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들끓고 있는 교권문제.

그런데 최근 이와 관련해 육아 전문가로 잘 알려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둘러싼 공방이 논란입니다.

발단은 지난 19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 박사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

"방송에서는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 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오은영 박사가 출연하는 TV 프로그램을 비판했는데요.

논란이 일면서 해당 게시글은 삭제됐습니다.

하지만 일부 교사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오은영 박사의 이른바 '금쪽이 솔루션'이 교권 침해에 영향을 줬다면서 오은영 박사 책임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오은영 박사가 저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소개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해당 내용은 교실 바닥에 지우개 가루도 떨어뜨리지 못 하게 하는 지나치게 깔끔한 교사, 본인이 소리에 너무 예민해서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이 떠들지 못하게 하는 교사, 이런 특정 교사일 때 정중히 도움을 요청하라는 맥락"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오은영 박사는 이렇게 하라고 했는데, 선생님은 그렇게 해 주시지 않는다", "선생님은 우리 아이의 마음을 잘 읽어주지 않는다"라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오은영 박사의 해결책을 요구한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는데요.

학부모들이 오은영 박사의 해결책을 왜곡하고 있단 의견도 있습니다.

[손민정/초등학교 교사 : "분명한 훈육도 오은영 선생님이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부모가 달라져야 아이들이 달라진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학부모들은) '안 돼'라고 거절하는 것 자체가 이 아이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오은영 박사의 개인 SNS 댓글에도 각종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반면 "악플 다는 사람들과 악성 민원 학부모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왜 진짜 문제인 곳은 바라보지도 않느냐" 이렇게 지적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한 교원단체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대응 방법을 조사한 결과, 혼자 해결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모른 체하거나 참고 넘긴다는 응답이 두 번째였습니다.

그다음으로는 학교 교칙같이 학교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학교 밖 어떤 단체·기관의 도움, 혹은 사회 제도를 통해 해결하는 교사는 단 1%도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이렇게 법적,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교권'인데, 오은영 박사 책임 공방은 도리어 이런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구정우/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 "부모들이 아동에 대해서 애정을 쏟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게 과도한 애정은 아닌지, 그 과정에서 과도한 민원을 발생시켜서 젊은 교사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거죠."]

'교권', 교육학에서 이 '교권'이란, 교육을 '할' 권리와 더불어 교육을 '받을' 권리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교권 강화란 학생이 교육받을 권리, 학생 인권과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건데요.

지금은 누군가를 향해 책임의 화살을 돌리기보다는, 학부모와 교육당국, 우리 사회 구성원이 함께, 학생과 교사 모두가 존중받는 교실을 위해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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