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한지로 전하는 얼과 멋…한지 작가 김해숙

입력 2023.08.01 (19:48) 수정 2023.08.01 (19: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손수 한지를 떠서 붙이고 감고 비비고 물 들여서 100% 한지로 그려낸 십장생도입니다.

["한지를 통해서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 한지의 우수성이 여기에 다 들었구나. 한지가 이렇게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서 표현이 다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작가에게 한지는 우리의 얼과 멋을 전하는 가장 친숙한 물감입니다.

전통 한지로 독특한 작업을 이어온 김해숙 작가가 수국 꽃으로 수제한지를 만드는 중입니다.

닥나무가 한지가 되기까지 아흔아홉 번의 공정을 거친다고 할 만큼 손이 많이 가지만 작품에 필요한 한지는 이렇게 직접 만들어서 씁니다.

[김해숙/한지 작가 : "사시사철 변함없이 싫증이 안 나죠. 그리고 한지는 또 숨을 쉬니까 습기가 있을 때는 그 한지가 빨아들였다가 집이 건조하면 자기가 갖고 있는 수분을 내뿜으면서 가습기 효과도 돼요."]

흔한 들풀과 나뭇잎, 호박순, 댓잎으로 자연의 정취를 더하고 다양한 색으로 염색하거나 문양을 찍는 등 작가에게 한지는 변화와 응용이 무궁무진한 재료입니다.

["똑같은 걸 판화처럼 찍어낼 수가 없는 게 한지예요. 한지는 무게도 없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아요. 한국의 자긍심, 문화, 역사, 숨결 이런 걸 표현하기 위해서 일반 시중에 파는 색 한지로는 안돼요."]

구기고 찌고 말려 독특한 방법으로 만든 한지는 규방 문화를 표현하는 데도 유용하지만 입체감을 드러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검무를 역동적으로 묘사한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한지 부조로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민화 속 인물의 어깨선과 옷소매, 앉은 자세와 치마선, 가체 머리카락 한 올까지 모두 한지로 살려냈습니다.

["어깨 접히는 부분, 끝동 이런 것을 묘사하는데 굉장히 고심이 많았어요. 마당에서 까는 이게 전부 다 한지, 제가 물을 들여서 다 씨실, 날실을 이렇게 엮어서 한 것이거든요. 하나하나가 휘날리면서 표현을 한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에요."]

신윤복, 김홍도의 민화를 현대적으로 입체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기반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 중인 십장생도입니다.

한지를 자르고 비벼서 소나무 가지에 얹을 솔잎을 만들고 한지를 가늘게 꼬아 만든 실을 이어 무릉도원을 묘사했습니다.

바위 질감을 살리는 데는 줌치 한지를 이용했습니다.

["쓰다 버리는 한지를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업싸이클링이 되는 수제 줌치 한지라 그래요. 그래서 이걸 구기고 치대고 구기고 내리치고 하는 과정을 서른 번 하거든요."]

믹서에 미세하게 간 한지에 물감을 섞은 닥죽, 무명실을 넣어서 뜬 한지까지.

작가에게 한지는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신비의 물감입니다.

[김해숙/한지 작가 : "단지 수묵화, 동양화가 아니라 평면이 아니라 입체로써 어떤 교감과 소통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옛날의 정서가 묻어나면서 현대적으로 좀 풀어갈 수 있을까..."]

한지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오브제 작업도 열심입니다.

한글과 태극기, 문살과 떡살 무늬까지 한지로 한국적인 문양을 재구성하고 훈민정음에 담긴 뜻을 전하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글을 작품에 수록해서 평생 간직하고 싶고 그 의미와 뜻을 아이들한테도 전시하면서 교감을 할 수 있게끔..."]

우리 종이를 알리는 데서 나아가 우리 그림, 우리글을 알리며 작가의 한지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는 100% 한지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한지를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게 같이 함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우리 것을 우리 것답게!

작가의 한지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남人] 한지로 전하는 얼과 멋…한지 작가 김해숙
    • 입력 2023-08-01 19:48:01
    • 수정2023-08-01 19:56:02
    뉴스7(창원)
손수 한지를 떠서 붙이고 감고 비비고 물 들여서 100% 한지로 그려낸 십장생도입니다.

["한지를 통해서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 한지의 우수성이 여기에 다 들었구나. 한지가 이렇게 다양한 기법들을 통해서 표현이 다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작가에게 한지는 우리의 얼과 멋을 전하는 가장 친숙한 물감입니다.

전통 한지로 독특한 작업을 이어온 김해숙 작가가 수국 꽃으로 수제한지를 만드는 중입니다.

닥나무가 한지가 되기까지 아흔아홉 번의 공정을 거친다고 할 만큼 손이 많이 가지만 작품에 필요한 한지는 이렇게 직접 만들어서 씁니다.

[김해숙/한지 작가 : "사시사철 변함없이 싫증이 안 나죠. 그리고 한지는 또 숨을 쉬니까 습기가 있을 때는 그 한지가 빨아들였다가 집이 건조하면 자기가 갖고 있는 수분을 내뿜으면서 가습기 효과도 돼요."]

흔한 들풀과 나뭇잎, 호박순, 댓잎으로 자연의 정취를 더하고 다양한 색으로 염색하거나 문양을 찍는 등 작가에게 한지는 변화와 응용이 무궁무진한 재료입니다.

["똑같은 걸 판화처럼 찍어낼 수가 없는 게 한지예요. 한지는 무게도 없고 크기도 일정하지 않아요. 한국의 자긍심, 문화, 역사, 숨결 이런 걸 표현하기 위해서 일반 시중에 파는 색 한지로는 안돼요."]

구기고 찌고 말려 독특한 방법으로 만든 한지는 규방 문화를 표현하는 데도 유용하지만 입체감을 드러내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검무를 역동적으로 묘사한 신윤복의 쌍검대무를 한지 부조로 재해석한 작품인데요.

민화 속 인물의 어깨선과 옷소매, 앉은 자세와 치마선, 가체 머리카락 한 올까지 모두 한지로 살려냈습니다.

["어깨 접히는 부분, 끝동 이런 것을 묘사하는데 굉장히 고심이 많았어요. 마당에서 까는 이게 전부 다 한지, 제가 물을 들여서 다 씨실, 날실을 이렇게 엮어서 한 것이거든요. 하나하나가 휘날리면서 표현을 한다는 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에요."]

신윤복, 김홍도의 민화를 현대적으로 입체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기반해 다양한 기법으로 제작 중인 십장생도입니다.

한지를 자르고 비벼서 소나무 가지에 얹을 솔잎을 만들고 한지를 가늘게 꼬아 만든 실을 이어 무릉도원을 묘사했습니다.

바위 질감을 살리는 데는 줌치 한지를 이용했습니다.

["쓰다 버리는 한지를 그냥 버리는 게 아니라 재활용을 할 수 있는 업싸이클링이 되는 수제 줌치 한지라 그래요. 그래서 이걸 구기고 치대고 구기고 내리치고 하는 과정을 서른 번 하거든요."]

믹서에 미세하게 간 한지에 물감을 섞은 닥죽, 무명실을 넣어서 뜬 한지까지.

작가에게 한지는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신비의 물감입니다.

[김해숙/한지 작가 : "단지 수묵화, 동양화가 아니라 평면이 아니라 입체로써 어떤 교감과 소통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옛날의 정서가 묻어나면서 현대적으로 좀 풀어갈 수 있을까..."]

한지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오브제 작업도 열심입니다.

한글과 태극기, 문살과 떡살 무늬까지 한지로 한국적인 문양을 재구성하고 훈민정음에 담긴 뜻을 전하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글을 작품에 수록해서 평생 간직하고 싶고 그 의미와 뜻을 아이들한테도 전시하면서 교감을 할 수 있게끔..."]

우리 종이를 알리는 데서 나아가 우리 그림, 우리글을 알리며 작가의 한지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는 100% 한지를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추구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데 한지를 어떻게 하면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게 같이 함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우리 것을 우리 것답게!

작가의 한지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창원-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