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도 참는 게 일상”…‘교권 사각지대’ 특수교사

입력 2023.08.04 (06:41) 수정 2023.08.0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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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건을 계기로 특수교사들에 대한 교권 보호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수교사 대부분은 학생에게 맞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아동학대로 신고 당할까봐 그냥 참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얼굴 뼈가 골절돼 깁스를 댔고 입술도 찢어져 버렸습니다.

이 유치원 특수교사는 수업 중에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갑자기 폭행당했습니다.

대체할 교사가 없어 다음날에도 출근했습니다.

[특수교사/음성변조 : "제가 다치지 않았으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겠다 생각이 들어 특수교사인 제가 다쳐서 차라리 다행이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수교사노조 설문 조사 결과 열 명 중 아홉 명꼴로 학생에게 맞아서 다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수교사 셋 중에 둘은 폭행 외에도 교육 활동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 경우는 4%도 안 됐습니다.

[특수교사 : "민원을 크게 넣는다든가 아니면 아동학대로 신고를 한다거나 이럴까봐 그게 더 훨씬 크고 무섭기 때문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안 여는 거예요. 못 열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특수교사에게 맡긴 학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는 물론 학생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특수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 특수교사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수정/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 "교사와 아이의 갈등으로만 부각되는 것을 저희는 지금 우려하고 있고, 법에서 나와 있는 지원만이라도 제대로 해 주면 이 정도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안 나올텐데..."]

교육부는 특수교사 단체와 만나 의견 수렴에 들어갔습니다.

[장은미/전국특수교사노조위원장 : "신체적 폭행이 있을 때 최소한 교사들이 신체적 방어는 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 지도는 보장해 줄 수 있기를 (교육부에) 요청을 드렸습니다."]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특수교사 보호 매뉴얼이 포함된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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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4 06:41:32
    • 수정2023-08-04 06: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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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건을 계기로 특수교사들에 대한 교권 보호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수교사 대부분은 학생에게 맞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아동학대로 신고 당할까봐 그냥 참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한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얼굴 뼈가 골절돼 깁스를 댔고 입술도 찢어져 버렸습니다.

이 유치원 특수교사는 수업 중에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갑자기 폭행당했습니다.

대체할 교사가 없어 다음날에도 출근했습니다.

[특수교사/음성변조 : "제가 다치지 않았으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겠다 생각이 들어 특수교사인 제가 다쳐서 차라리 다행이다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수교사노조 설문 조사 결과 열 명 중 아홉 명꼴로 학생에게 맞아서 다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수교사 셋 중에 둘은 폭행 외에도 교육 활동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 경우는 4%도 안 됐습니다.

[특수교사 : "민원을 크게 넣는다든가 아니면 아동학대로 신고를 한다거나 이럴까봐 그게 더 훨씬 크고 무섭기 때문에 교권보호위원회를 안 여는 거예요. 못 열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특수교사에게 맡긴 학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교사는 물론 학생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특수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 특수교사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수정/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 "교사와 아이의 갈등으로만 부각되는 것을 저희는 지금 우려하고 있고, 법에서 나와 있는 지원만이라도 제대로 해 주면 이 정도까지 문제가 심각하게 안 나올텐데..."]

교육부는 특수교사 단체와 만나 의견 수렴에 들어갔습니다.

[장은미/전국특수교사노조위원장 : "신체적 폭행이 있을 때 최소한 교사들이 신체적 방어는 할 수 있는 정도의 생활 지도는 보장해 줄 수 있기를 (교육부에) 요청을 드렸습니다."]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특수교사 보호 매뉴얼이 포함된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촬영기자:정현석/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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