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러시아 빠진 국제 평화 회의…의미는?

입력 2023.08.07 (10:46) 수정 2023.08.0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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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습을 주고 받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국제 회의가 열렸습니다.

약 40개국이 모였는데, 러시아는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당사자 빠진 평화 회의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들여다봅니다.

끝날 기미가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제는 흑해 일대가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전쟁 기간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최근 러시아가 파기했죠.

그 뒤로 흑해 일대에서 양측의 무력 공격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주말 드론을 이용해 흑해에 있는 러시아 군함과 유조선을 잇따라 공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흑해 곡물항을 공습한 데 따른 보복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은 '전쟁 위험 지역'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앞으로도 흑해를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시작됐으니까 이제는 전쟁 소식이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인데요.

공습이 끊이지 않는 한편에선 평화 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국제 평화 회의가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중국 등 약 40개국의 안보 당국자들이 모였는데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석했죠.

비공개 회의라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된 거로 보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세계는 정의로운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이 통합해야 합니다. 그래야 러시아가 국제법 규범을 어기고 벌이는 폭탄과 미사일 공격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는데요.

크렘린궁은 "회의를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얼마 전에도 덴마크에서 비슷한 평화 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나왔잖아요?

[기자]

지난 6월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독일 등이 모여 평화 회의를 연 바가 있죠.

그때에 비해 이번 회의가 더 특별한건 비교적 '친 러시아'로 여겨지는 국가들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회의 때는 초대를 받았는데도 불참했다가, 한 달여 만에 뜻을 바꿔 리후이 유라시아 특사를 파견했습니다.

그 밖에도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 등 지금까지 전쟁에 '중립' 입장을 고수했던 국가들도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죠.

회의가 열린 장소인 사우디 역시 러시아와 서방 모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앵커]

이렇게 중립을 표방하는 국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게 우크라이나의 전략이겠군요?

[기자]

"이번 평화 회의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어질 우크라이나 외교 행보의 출발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일단 다음 달 유엔(UN) 연례 총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자기 주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거로 보입니다.

또 이번 사우디 국제 평화 회의가 올 가을쯤엔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우크라이나는 기대하고 있는데요.

정상회담이 열리면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이른바 '평화 공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완전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 완전 복원 등 10개 항목으로 이뤄진 '평화 공식'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전쟁에서 중립을 고수해온 국가들이 이번 회의만으로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꾸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 사이 기 싸움으로 이미 번진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은 전쟁 국면을 강대국들 사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죠.

중국이 이번 평화 회의에 참석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로이터는 한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참석은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에 동의한다는 걸 의미하기보다 사우디에 힘을 실어주는 거"라고 짚었습니다.

최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우디가 자국의 외교 능력을 서방에 과시하는 역할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외교전을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로 보이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만간 튀르키예를 방문할 거로 보이고, 10월엔 중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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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7 10:46:18
    • 수정2023-08-07 11: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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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습을 주고 받은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국제 회의가 열렸습니다.

약 40개국이 모였는데, 러시아는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당사자 빠진 평화 회의는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지구촌 돋보기에서 들여다봅니다.

끝날 기미가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제는 흑해 일대가 새로운 전선이 되고 있다고요?

[기자]

전쟁 기간에도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최근 러시아가 파기했죠.

그 뒤로 흑해 일대에서 양측의 무력 공격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주말 드론을 이용해 흑해에 있는 러시아 군함과 유조선을 잇따라 공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흑해 곡물항을 공습한 데 따른 보복으로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러시아의 흑해 항구 6곳은 '전쟁 위험 지역'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앞으로도 흑해를 중심으로 공습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난해 2월 시작됐으니까 이제는 전쟁 소식이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인데요.

공습이 끊이지 않는 한편에선 평화 회의가 열렸다고요?

[기자]

지난 주말 이틀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국제 평화 회의가 열렸습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유럽, 중국 등 약 40개국의 안보 당국자들이 모였는데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도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석했죠.

비공개 회의라 정확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된 거로 보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세계는 정의로운 평화를 회복하기 위해 더 많이 통합해야 합니다. 그래야 러시아가 국제법 규범을 어기고 벌이는 폭탄과 미사일 공격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는데요.

크렘린궁은 "회의를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얼마 전에도 덴마크에서 비슷한 평화 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나왔잖아요?

[기자]

지난 6월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독일 등이 모여 평화 회의를 연 바가 있죠.

그때에 비해 이번 회의가 더 특별한건 비교적 '친 러시아'로 여겨지는 국가들도 대거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 회의 때는 초대를 받았는데도 불참했다가, 한 달여 만에 뜻을 바꿔 리후이 유라시아 특사를 파견했습니다.

그 밖에도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 등 지금까지 전쟁에 '중립' 입장을 고수했던 국가들도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죠.

회의가 열린 장소인 사우디 역시 러시아와 서방 모두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입니다.

[앵커]

이렇게 중립을 표방하는 국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게 우크라이나의 전략이겠군요?

[기자]

"이번 평화 회의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이어질 우크라이나 외교 행보의 출발점"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일단 다음 달 유엔(UN) 연례 총회가 예정돼 있는데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자기 주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될 거로 보입니다.

또 이번 사우디 국제 평화 회의가 올 가을쯤엔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를 우크라이나는 기대하고 있는데요.

정상회담이 열리면 우크라이나가 주장하는 이른바 '평화 공식'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목표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 완전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 완전 복원 등 10개 항목으로 이뤄진 '평화 공식'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하지만 전쟁에서 중립을 고수해온 국가들이 이번 회의만으로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꾸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 사이 기 싸움으로 이미 번진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은 전쟁 국면을 강대국들 사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죠.

중국이 이번 평화 회의에 참석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로이터는 한 중동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참석은 우크라이나와 그 동맹국에 동의한다는 걸 의미하기보다 사우디에 힘을 실어주는 거"라고 짚었습니다.

최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우디가 자국의 외교 능력을 서방에 과시하는 역할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외교전을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로 보이는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만간 튀르키예를 방문할 거로 보이고, 10월엔 중국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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