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레온처럼’…3D 나노 프린팅 기술 개발

[앵커]

카멜레온의 피부색이나 화려한 공작새 깃털 색의 변화를 디스플레이로 재현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습니다.

자연계 생존 방법을 과학 기술로 구현하는 데에는 머리카락보다 얇은 나노 3D 프린팅이 동원됐는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원천 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천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카멜레온과 공작새는 몸통이나 깃털 색을 순식간에 바꾸는 변신의 명수입니다.

실제로는 색소 물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피부 표면과 깃털의 구조를 미세하게 바꿔, 원하는 색만 반사하는 구조색 현상입니다.

한국전기연구원이 구조색을 구현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습니다.

3D 프린터가 유리 표면에 머리카락 1/1,000 두께로 미세 구조를 쌓아 올립니다.

여기에 세 방향에서 빛을 쏘면 빨강, 초록, 파랑이 각각 반사되고, 빛의 농도를 조절해 섞으면 원하는 그림이나 영상이 만들어집니다.

[표재연/한국전기연구원 3D 프린팅 선임연구원 : "(나노 프린팅은) 뭉쳐버리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을 없애기 위해서 저희는 마치 바느질을 하듯이 한 땀 한 땀 넣는 방식의 3D 프린팅을 새로 고안했습니다."]

3D 프린팅이어서 유리나 종이, 플라스틱, 금속 등 재료에 제한이 없고, 나노 단위 구조여서 평면이 아닌 곡면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반도체 방식으로 제작하는 증강현실, AR 렌즈를 대체할 수 있고, 자동차 창이나 건물 외벽, 유리창을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승권/한국전기연구원 3D 프린팅 책임연구원 : "이제는 구겨지기도 하고 형태가 바뀌어야 하거든요. 그런 형상 변형이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나노 3D 프린팅의 고속, 대형화 장비와 영상을 전송하는 후속 응용 장비 개발은 과제입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급 SCI 학술지인 'ACS Nano' 표지논문으로 실렸습니다.

KBS 뉴스 천현수입니다.

영상편집:박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