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논산시 “770만 원 드릴게요”…유족 “그 돈 안 받습니다”
입력 2023.08.14 (19:46)
수정 2023.08.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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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정확히 한 달 전이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4일, 논산시에서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납골당을 방문했던 일가족 4명이 매몰됐는데요.
70대와 80대 부부 두 명이 숨졌고, 두 명이 다쳤습니다.
이 납골당은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는데요.
백성현 논산시장은 사고 다음 날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남은 부상자 두 명의 치료비 등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그다음에 치료 문제까지도 여러 법을 찾든지 의회 설득을 하든지…."]
하지만 며칠 뒤, 담당 공무원이 유족에게 "행정은 법령이나 훈령에 따라 진행한다"면서 시의 예산으로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성의라며 논산시 공무원들에게 모금한 돈, 약 770만 원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요.
유족은 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반발했습니다.
[윤성훈/유족 : "(공무원들이 모은 돈) 당연히 안 받아야지. 그걸 왜 받아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를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지. 왜 엄한 사람들한테 전가해요? 그게 더 기분 나쁜 거예요. 차라리 가만히 있든가. 거기다가 왜 그 모금을 하냐고요."]
유족에 따르면 오늘까지 부상자들의 치료비는 각각 900만 원 정도.
부상이 심한 유족의 사촌누이는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하고요.
유족의 아들은 퇴원했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족은 부상자 가족들을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논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제가 오늘 오전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 봤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논산시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치료비를 공무원들의 돈으로 걷었다는 건 유족의 오해고,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고요.
"이 일을 보도하는 건 논산시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항변했는데요.
실제로 사망자에 대한 각종 보험금과, 부상자에 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논산시에서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연재해더라도 시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했고, 시장이 직접 약속까지 했는데, "논산시가 직접 책임지고 보상한 부분은 없다"는 게 유족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취재를 해보니, 사고 당일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한 이유는 가족의 유골을 옮기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미 예약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시에서도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겁니다.
사고 당일 집중호우로 위험지역이었던 납골당, 하지만 시에서는 유족에게 어떤 안내도 없었고, 출입 통제 조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백성현 시장은 유족들과의 대화에서 시가 이런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논산시청에서도 이런 예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어떤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상당히 오랫동안 30년, 40년 근무했던 우리 공무원 자신들도 지금 당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저는 이제 (취임한 지) 한 1년밖에 안 돼서 먹고 살 일에 앞장서다 보니까 수출이나 이런 데 좀 중점을 두다 보니까…."]
유족은 저와의 통화에서 빈소에 찾아와 준 공무원들, 도움을 준 공무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족이 분노하는 이유는, 분명히 드러나야 할 '책임'의 소재가,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에게까지 나뉘어 흐려지고 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정확히 한 달 전이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4일, 논산시에서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납골당을 방문했던 일가족 4명이 매몰됐는데요.
70대와 80대 부부 두 명이 숨졌고, 두 명이 다쳤습니다.
이 납골당은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는데요.
백성현 논산시장은 사고 다음 날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남은 부상자 두 명의 치료비 등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그다음에 치료 문제까지도 여러 법을 찾든지 의회 설득을 하든지…."]
하지만 며칠 뒤, 담당 공무원이 유족에게 "행정은 법령이나 훈령에 따라 진행한다"면서 시의 예산으로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성의라며 논산시 공무원들에게 모금한 돈, 약 770만 원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요.
유족은 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반발했습니다.
[윤성훈/유족 : "(공무원들이 모은 돈) 당연히 안 받아야지. 그걸 왜 받아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를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지. 왜 엄한 사람들한테 전가해요? 그게 더 기분 나쁜 거예요. 차라리 가만히 있든가. 거기다가 왜 그 모금을 하냐고요."]
유족에 따르면 오늘까지 부상자들의 치료비는 각각 900만 원 정도.
부상이 심한 유족의 사촌누이는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하고요.
유족의 아들은 퇴원했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족은 부상자 가족들을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논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제가 오늘 오전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 봤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논산시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치료비를 공무원들의 돈으로 걷었다는 건 유족의 오해고,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고요.
"이 일을 보도하는 건 논산시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항변했는데요.
실제로 사망자에 대한 각종 보험금과, 부상자에 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논산시에서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연재해더라도 시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했고, 시장이 직접 약속까지 했는데, "논산시가 직접 책임지고 보상한 부분은 없다"는 게 유족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취재를 해보니, 사고 당일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한 이유는 가족의 유골을 옮기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미 예약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시에서도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겁니다.
사고 당일 집중호우로 위험지역이었던 납골당, 하지만 시에서는 유족에게 어떤 안내도 없었고, 출입 통제 조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백성현 시장은 유족들과의 대화에서 시가 이런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논산시청에서도 이런 예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어떤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상당히 오랫동안 30년, 40년 근무했던 우리 공무원 자신들도 지금 당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저는 이제 (취임한 지) 한 1년밖에 안 돼서 먹고 살 일에 앞장서다 보니까 수출이나 이런 데 좀 중점을 두다 보니까…."]
유족은 저와의 통화에서 빈소에 찾아와 준 공무원들, 도움을 준 공무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족이 분노하는 이유는, 분명히 드러나야 할 '책임'의 소재가,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에게까지 나뉘어 흐려지고 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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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8-14 19:46:40
- 수정2023-08-14 20: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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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정확히 한 달 전이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4일, 논산시에서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납골당을 방문했던 일가족 4명이 매몰됐는데요.
70대와 80대 부부 두 명이 숨졌고, 두 명이 다쳤습니다.
이 납골당은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는데요.
백성현 논산시장은 사고 다음 날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남은 부상자 두 명의 치료비 등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그다음에 치료 문제까지도 여러 법을 찾든지 의회 설득을 하든지…."]
하지만 며칠 뒤, 담당 공무원이 유족에게 "행정은 법령이나 훈령에 따라 진행한다"면서 시의 예산으로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성의라며 논산시 공무원들에게 모금한 돈, 약 770만 원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요.
유족은 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반발했습니다.
[윤성훈/유족 : "(공무원들이 모은 돈) 당연히 안 받아야지. 그걸 왜 받아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를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지. 왜 엄한 사람들한테 전가해요? 그게 더 기분 나쁜 거예요. 차라리 가만히 있든가. 거기다가 왜 그 모금을 하냐고요."]
유족에 따르면 오늘까지 부상자들의 치료비는 각각 900만 원 정도.
부상이 심한 유족의 사촌누이는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하고요.
유족의 아들은 퇴원했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족은 부상자 가족들을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논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제가 오늘 오전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 봤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논산시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치료비를 공무원들의 돈으로 걷었다는 건 유족의 오해고,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고요.
"이 일을 보도하는 건 논산시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항변했는데요.
실제로 사망자에 대한 각종 보험금과, 부상자에 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논산시에서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연재해더라도 시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했고, 시장이 직접 약속까지 했는데, "논산시가 직접 책임지고 보상한 부분은 없다"는 게 유족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취재를 해보니, 사고 당일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한 이유는 가족의 유골을 옮기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미 예약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시에서도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겁니다.
사고 당일 집중호우로 위험지역이었던 납골당, 하지만 시에서는 유족에게 어떤 안내도 없었고, 출입 통제 조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백성현 시장은 유족들과의 대화에서 시가 이런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논산시청에서도 이런 예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어떤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상당히 오랫동안 30년, 40년 근무했던 우리 공무원 자신들도 지금 당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저는 이제 (취임한 지) 한 1년밖에 안 돼서 먹고 살 일에 앞장서다 보니까 수출이나 이런 데 좀 중점을 두다 보니까…."]
유족은 저와의 통화에서 빈소에 찾아와 준 공무원들, 도움을 준 공무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족이 분노하는 이유는, 분명히 드러나야 할 '책임'의 소재가,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에게까지 나뉘어 흐려지고 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정확히 한 달 전이죠.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호우 특보가 내려졌던 지난달 14일, 논산시에서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에 납골당을 방문했던 일가족 4명이 매몰됐는데요.
70대와 80대 부부 두 명이 숨졌고, 두 명이 다쳤습니다.
이 납골당은 논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었는데요.
백성현 논산시장은 사고 다음 날 직접 빈소를 찾아 유족들에게 남은 부상자 두 명의 치료비 등 지원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찾아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하고 그다음에 치료 문제까지도 여러 법을 찾든지 의회 설득을 하든지…."]
하지만 며칠 뒤, 담당 공무원이 유족에게 "행정은 법령이나 훈령에 따라 진행한다"면서 시의 예산으로 치료비를 지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성의라며 논산시 공무원들에게 모금한 돈, 약 770만 원을 전달하겠다고 했는데요.
유족은 이 돈을 받지 않겠다며 반발했습니다.
[윤성훈/유족 : "(공무원들이 모은 돈) 당연히 안 받아야지. 그걸 왜 받아요?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그거를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지. 왜 엄한 사람들한테 전가해요? 그게 더 기분 나쁜 거예요. 차라리 가만히 있든가. 거기다가 왜 그 모금을 하냐고요."]
유족에 따르면 오늘까지 부상자들의 치료비는 각각 900만 원 정도.
부상이 심한 유족의 사촌누이는 입원 치료가 더 필요하고요.
유족의 아들은 퇴원했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유족은 부상자 가족들을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상태입니다.
논산시의 입장은 어떨까, 제가 오늘 오전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 봤습니다.
이 일과 관련해 "논산시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치료비를 공무원들의 돈으로 걷었다는 건 유족의 오해고,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고요.
"이 일을 보도하는 건 논산시에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항변했는데요.
실제로 사망자에 대한 각종 보험금과, 부상자에 대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을 논산시에서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자연재해더라도 시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생했고, 시장이 직접 약속까지 했는데, "논산시가 직접 책임지고 보상한 부분은 없다"는 게 유족의 입장입니다.
게다가 취재를 해보니, 사고 당일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한 이유는 가족의 유골을 옮기기 위해서였는데요.
이미 예약이 된 상태였기 때문에, 시에서도 유족들이 납골당에 방문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겁니다.
사고 당일 집중호우로 위험지역이었던 납골당, 하지만 시에서는 유족에게 어떤 안내도 없었고, 출입 통제 조치도 없었습니다.
실제로 백성현 시장은 유족들과의 대화에서 시가 이런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백성현/논산시장/지난달 15일 : "논산시청에서도 이런 예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어떤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상당히 오랫동안 30년, 40년 근무했던 우리 공무원 자신들도 지금 당황해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저는 이제 (취임한 지) 한 1년밖에 안 돼서 먹고 살 일에 앞장서다 보니까 수출이나 이런 데 좀 중점을 두다 보니까…."]
유족은 저와의 통화에서 빈소에 찾아와 준 공무원들, 도움을 준 공무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족이 분노하는 이유는, 분명히 드러나야 할 '책임'의 소재가,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에게까지 나뉘어 흐려지고 있는 모습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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