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월북 미군병사 망명 의사 밝혀”…미 “검증 불가”

[앵커]

지난달 공동경비구역, JSA를 견학하다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에 대해 북한이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킹 이병이 미군 내 학대와 인종차별 때문에 월북했고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는데, 미국은 이에 대해 "검증할 수 없다"며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한이 지난달 18일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이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월북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킹 이병은 당시 판문점 일대를 둘러보는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중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뛰어간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에 대해 북한은 "고의적으로 우리 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이던 군인들에게 단속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조사 결과, 킹 이병이 북한에 불법 침입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미군 내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반감을 품고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면서, 북한이나 제3국으로의 망명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이 사안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같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미국은 "검증할 수 없다"며 그의 안전한 귀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부의 우선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가용한 소통선을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킹 이병은 폭행 등 혐의로 한국에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다가,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달아난 뒤, 다음날 JSA 견학 도중 월북했습니다.

미국은 이후 킹 이병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JSA를 관할하는 유엔사 등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해 왔지만, 의미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영상편집:장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