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로 얼룩진 학생 수련회

입력 2005.09.14 (22:1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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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생들한테 거둔 수련회비 중 일부는 교사에게 사례비로 뿌려진다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한 청소년 수련단체의 경우 70여명의 교사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씩 주면서 뒷거래를 해왔습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초등학교의 행사장, 한 신사가 주변을 맴돕니다.

잠시 뒤 입구에서 만난 학교장 한 명에게 품 속에서 꺼낸 돈 봉투를 건넵니다.

사양하던 이 학교장은 못 이기는 척 봉투를 받습니다.

봉투를 건넨 신사는 전직 교장 출신의 청소년 수련원 원장,

<녹취>노 모 씨(00청소년수련원장) : "운영자가 전달해달라고 해서 전달했는데 고맙단 표시 좀 하라는 거였죠."

지방에서 청소년 수련시설 3곳을 운영하는 이 단체가 수련업체 선정 대가로 돈을 건넨 것입니다.

<녹취> 주 모 교사(00초등학교 교사) : "행사가 끝나면 거기서 보내주는 금액을 저희가 받았기 때문에 여러건 있었죠. (단체를 이용해줘서 고맙다는 성격인가요?) 그렇게 해 주신거죠."

회비 20만원을 내는 한 스키캠프는 참가 학생 한명에 2만 원씩, 수백만 원이 사례비로 지급됐고, 5만원가량 내는 한 수련회는 학생 한 명에 평균 3천원이 사례비로 사용됐습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이렇게 뿌려진 돈은 모두 1억 5천만 원 정도, 돈을 받은 교사만도 70명이 넘습니다.

학생들이 낸 수련회비 중 일부가 일부 교사들에게 사례비로 빼돌려지는 잘못된 관행 때문에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접대비가 지출된 만큼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한 중학교 수련회에선 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4500명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녹취> 수련회 참가 학생 : "돈을 내고서 한 게 없어요, 물썰매인가 탄다고 하다가 3시간, 4시간 기다리고요."

일부 교사들과 수련업체의 검은 뒷거래 속에 학생 수련회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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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베이트로 얼룩진 학생 수련회
    • 입력 2005-09-14 21:19:4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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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학생들한테 거둔 수련회비 중 일부는 교사에게 사례비로 뿌려진다는 소문은 사실이었습니다. 한 청소년 수련단체의 경우 70여명의 교사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씩 주면서 뒷거래를 해왔습니다. 이병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초등학교의 행사장, 한 신사가 주변을 맴돕니다. 잠시 뒤 입구에서 만난 학교장 한 명에게 품 속에서 꺼낸 돈 봉투를 건넵니다. 사양하던 이 학교장은 못 이기는 척 봉투를 받습니다. 봉투를 건넨 신사는 전직 교장 출신의 청소년 수련원 원장, <녹취>노 모 씨(00청소년수련원장) : "운영자가 전달해달라고 해서 전달했는데 고맙단 표시 좀 하라는 거였죠." 지방에서 청소년 수련시설 3곳을 운영하는 이 단체가 수련업체 선정 대가로 돈을 건넨 것입니다. <녹취> 주 모 교사(00초등학교 교사) : "행사가 끝나면 거기서 보내주는 금액을 저희가 받았기 때문에 여러건 있었죠. (단체를 이용해줘서 고맙다는 성격인가요?) 그렇게 해 주신거죠." 회비 20만원을 내는 한 스키캠프는 참가 학생 한명에 2만 원씩, 수백만 원이 사례비로 지급됐고, 5만원가량 내는 한 수련회는 학생 한 명에 평균 3천원이 사례비로 사용됐습니다.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씩 이렇게 뿌려진 돈은 모두 1억 5천만 원 정도, 돈을 받은 교사만도 70명이 넘습니다. 학생들이 낸 수련회비 중 일부가 일부 교사들에게 사례비로 빼돌려지는 잘못된 관행 때문에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접대비가 지출된 만큼 비용을 줄이려다 보니 한 중학교 수련회에선 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4500명이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녹취> 수련회 참가 학생 : "돈을 내고서 한 게 없어요, 물썰매인가 탄다고 하다가 3시간, 4시간 기다리고요." 일부 교사들과 수련업체의 검은 뒷거래 속에 학생 수련회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병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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