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하차’에 외국인 문호 연다…노동계 “처우개선부터” 반발

입력 2023.08.24 (19:27) 수정 2023.08.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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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업과 업종이 확대됩니다.

우리국민이 기피하는 업종의 만성적인 구인난을 해소하겠단 취지인데, 노동계는 빈 일자리만 채우고 보자는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끝없이 들어오는 택배를 컨테이너에 싣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자동 레일의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짐을 옮깁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야근도 잦아 구인난이 일상화됐습니다.

[김종철/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장 : "구인이 안 되다 보니, 시간당 만 원 하던 게 나중에는 3만 원까지 올라가고. 명절 때 되면 시간당 5만 원씩 합니다. 네, 그래도 (일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정부는 조선업과 건설업 등으로 제한돼 있는 비전문 외국인력 취업을 택배 상·하차 작업, 공항 지상조업 가운데 상·하차 업무, 또 지방 소재 중견기업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올해말부터 적용됩니다.

사업장별 최대 고용한도도 2배 안팎으로 늘어납니다.

이를 위해 올해 11만 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신규 충원 규모를 12만 명까지 1만 명 정도 더 늘리고, 내년에도 12만 명 이상을 새로 입국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여전히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충원율이, 노동자 빈 일자리 수가 이십만 명 가량이 있는 것이고요."]

노동계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빈일자리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지현/한국노총 대변인 : "가고 싶은 일자리로 만드는 노력은 없고,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손쉽게 채우려고 하는 거거든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열악하고 위험한 일자리로 밀어넣는 일입니다."]

정부는 낡은 산업안전 규제도 손볼 계획인데, 노동계는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안전망이 더 부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이호 최진영/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박미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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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 상하차’에 외국인 문호 연다…노동계 “처우개선부터” 반발
    • 입력 2023-08-24 19:27:09
    • 수정2023-08-24 19:43:00
    뉴스 7
[앵커]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업과 업종이 확대됩니다.

우리국민이 기피하는 업종의 만성적인 구인난을 해소하겠단 취지인데, 노동계는 빈 일자리만 채우고 보자는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끝없이 들어오는 택배를 컨테이너에 싣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자동 레일의 속도에 맞춰 쉴 틈 없이 짐을 옮깁니다.

업무 강도가 높고 야근도 잦아 구인난이 일상화됐습니다.

[김종철/생활물류택배서비스협회장 : "구인이 안 되다 보니, 시간당 만 원 하던 게 나중에는 3만 원까지 올라가고. 명절 때 되면 시간당 5만 원씩 합니다. 네, 그래도 (일하려는 사람이) 없어요."]

정부는 조선업과 건설업 등으로 제한돼 있는 비전문 외국인력 취업을 택배 상·하차 작업, 공항 지상조업 가운데 상·하차 업무, 또 지방 소재 중견기업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르면 올해말부터 적용됩니다.

사업장별 최대 고용한도도 2배 안팎으로 늘어납니다.

이를 위해 올해 11만 명 수준으로 계획했던 신규 충원 규모를 12만 명까지 1만 명 정도 더 늘리고, 내년에도 12만 명 이상을 새로 입국시키기로 했습니다.

[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 : "여전히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미충원율이, 노동자 빈 일자리 수가 이십만 명 가량이 있는 것이고요."]

노동계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빈일자리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며 비판했습니다.

[이지현/한국노총 대변인 : "가고 싶은 일자리로 만드는 노력은 없고,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로 손쉽게 채우려고 하는 거거든요.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열악하고 위험한 일자리로 밀어넣는 일입니다."]

정부는 낡은 산업안전 규제도 손볼 계획인데, 노동계는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안전망이 더 부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이호 최진영/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박미주 서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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