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원전 오염수 바다로…“방류 멈춰라” 탄식·우려

입력 2023.08.24 (23:04) 수정 2023.08.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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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오늘(24일) 낮 1시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습니다.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12년이 지나서야 오염수 처리를 시작한 겁니다.

후쿠시마 현지 연결합니다.

지종익 특파원, 오늘 낮,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을 때 그곳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오염수는 지하 12m 해저 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보이는 항구에는 저희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많은 해외 취재진이 모여들어 방류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멀리 도쿄 인근에서 찾아온 일본인들도 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호리키리 사토미/일본 사이타마현 거주 : "갑자기 오염수를 방류하는 날짜가 결정됐기 때문에,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현지에 와 보고 싶었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원전 폭발 사고 12년 만에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헬기로 생중계 했습니다.

바닷물 농도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선박도 띄웠는데요.

결과는 27일쯤 나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희석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오늘 저녁 6시 기준 리터당 206 베크렐로, 기준치 1,500 배크렐에 한참 못미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수치는 그렇다지만, 방류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텐데요?

[기자]

설마했던 방류가 실제로 시작되면서 지역 주민과 어업 관계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의 말 들어보시죠.

[요쓰구리/후쿠시마현 어업인 : "오래 참아오다가 이제 겨우 조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니 분하네요."]

서둘러 방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면서 도쿄전력 사장도 직접 설명에 나섰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도쿄전력 사장 : "후쿠시마현 주민들과 국민의 신뢰를 배반해선 안 된다는 강한 결의와 각오 아래, 사장인 제가 앞장서서 대응하겠습니다."]

후쿠시마에선 오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랐고, 주민들도 본격적인 소송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방류 첫날을 맞은 후쿠시마 표정, 취재했습니다.

방류 직전, 후쿠시마 원전 진입로에 주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어업을 보호하라!"]

일본 정부가 관계자 이해 없이는 방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원전 사고 피해자인 후쿠시마 주민의 목소리도 듣지 않았다며 민주주의 원칙을 져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사토 가즈요시/'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 공동대표 : "(2011년과 달리) 완전히 인재입니다. 정부와 도쿄전력이 알면서도 방류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방류를 중단시키기 위한 소송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무토 루이코/'방류 중단' 소송 준비 : "바다로 오염수가 흘러가는 지역, 이바라키현이나 미야기현 지역의 주민들도 소송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후쿠시마역 앞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신문 호외가 뿌려졌습니다.

후쿠시마 지역 신문사는 방류가 시작되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호외를 만들어 후쿠시마 시내 곳곳에서 배포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에 이은 원전 폭발, 방사능 유출까지 겹쳐 큰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

또 확산되는 방사능 우려에 걱정이 앞섭니다.

[쇼지/주민 : "역시 감춰진 부분이 많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죠."]

[사토 니쿠/주민/고등학생 : "고등학생이면 더 잘 먹어야 하는데, 먹을 수 있는 물고기 종류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하지만, 정부를 믿는 만큼 문제가 없고,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오이카/후쿠시마 주민/방류 찬성 : "저는 정부의 말을 믿습니다. 계속 쌓아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언젠간 처리해야죠."]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년 만에 시작된 오염수 방류 작업.

최소 30년은 걸릴 거라는 방류 기간 동안 국내외 찬반 논란과 파장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이상구 최하운/촬영:안병욱/영상편집:황보현평 이웅/자료조사:조영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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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만에 원전 오염수 바다로…“방류 멈춰라” 탄식·우려
    • 입력 2023-08-24 23:04:14
    • 수정2023-08-25 00: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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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국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오늘(24일) 낮 1시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했습니다.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하고 12년이 지나서야 오염수 처리를 시작한 겁니다.

후쿠시마 현지 연결합니다.

지종익 특파원, 오늘 낮,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을 때 그곳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오염수는 지하 12m 해저 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볼 수는 없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이 보이는 항구에는 저희 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 많은 해외 취재진이 모여들어 방류 소식을 전했습니다.

일본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멀리 도쿄 인근에서 찾아온 일본인들도 있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호리키리 사토미/일본 사이타마현 거주 : "갑자기 오염수를 방류하는 날짜가 결정됐기 때문에, '드디어 이런 날이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현지에 와 보고 싶었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원전 폭발 사고 12년 만에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헬기로 생중계 했습니다.

바닷물 농도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선박도 띄웠는데요.

결과는 27일쯤 나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희석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가 오늘 저녁 6시 기준 리터당 206 베크렐로, 기준치 1,500 배크렐에 한참 못미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지금 수치는 그렇다지만, 방류의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텐데요?

[기자]

설마했던 방류가 실제로 시작되면서 지역 주민과 어업 관계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어민의 말 들어보시죠.

[요쓰구리/후쿠시마현 어업인 : "오래 참아오다가 이제 겨우 조업을 본격적으로 다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되니 분하네요."]

서둘러 방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면서 도쿄전력 사장도 직접 설명에 나섰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고바야카와 도모아키/도쿄전력 사장 : "후쿠시마현 주민들과 국민의 신뢰를 배반해선 안 된다는 강한 결의와 각오 아래, 사장인 제가 앞장서서 대응하겠습니다."]

후쿠시마에선 오늘 방류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랐고, 주민들도 본격적인 소송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방류 첫날을 맞은 후쿠시마 표정, 취재했습니다.

방류 직전, 후쿠시마 원전 진입로에 주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바다를 더럽히지 마라! 어업을 보호하라!"]

일본 정부가 관계자 이해 없이는 방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파기하고, 원전 사고 피해자인 후쿠시마 주민의 목소리도 듣지 않았다며 민주주의 원칙을 져버렸다고 비판했습니다.

[사토 가즈요시/'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마' 공동대표 : "(2011년과 달리) 완전히 인재입니다. 정부와 도쿄전력이 알면서도 방류를 하는,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방류를 중단시키기 위한 소송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무토 루이코/'방류 중단' 소송 준비 : "바다로 오염수가 흘러가는 지역, 이바라키현이나 미야기현 지역의 주민들도 소송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후쿠시마역 앞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신문 호외가 뿌려졌습니다.

후쿠시마 지역 신문사는 방류가 시작되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호외를 만들어 후쿠시마 시내 곳곳에서 배포했습니다.

동일본대지진에 이은 원전 폭발, 방사능 유출까지 겹쳐 큰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

또 확산되는 방사능 우려에 걱정이 앞섭니다.

[쇼지/주민 : "역시 감춰진 부분이 많은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죠."]

[사토 니쿠/주민/고등학생 : "고등학생이면 더 잘 먹어야 하는데, 먹을 수 있는 물고기 종류가 줄어드는 게 아닐까..."]

하지만, 정부를 믿는 만큼 문제가 없고,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오이카/후쿠시마 주민/방류 찬성 : "저는 정부의 말을 믿습니다. 계속 쌓아둘 수는 없지 않습니까? 언젠간 처리해야죠."]

후쿠시마 원전 사고 12년 만에 시작된 오염수 방류 작업.

최소 30년은 걸릴 거라는 방류 기간 동안 국내외 찬반 논란과 파장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후쿠시마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기자:이상구 최하운/촬영:안병욱/영상편집:황보현평 이웅/자료조사:조영은 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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