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한국인 아닌 한국 아이들

입력 2023.08.27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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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시사국 29회 II] 한국인 아닌 한국 아이들

강원도 동해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선에서 외국인들이 한 달에 수천 명씩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인력사무소들이 모여있는 강릉의 구도심입니다.

새벽부터 일감을 찾고 있는 젊은 노동자 대부분 외국인입니다.

건설 현장 노동자 (음성변조)
“지금 (건설 현장에서) 형틀이나 철근 같은 경우는 거의 90% 이상이라고 봐야죠. 한국인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생산 가능 인구가 워낙 규모 자체가 줄다 보니까 그들이 없으면 우리 사회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라는….”

그렇다면 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거나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달리아(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눈 떠보니깐 여기서 자랐고 그냥 평범하게 자라왔는데 딱 정의는 불법체류자다.”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평범한 중학교 진학도 이렇게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구나.”

부모가 합법적인 체류자가 아니란 이유로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빼앗긴 아이들.

이애란/ 희망의 친구들 사무처장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아이들을 보호할 책임이 없다 이렇게 사실 외면했다고 봅니다."

저출산 시대,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미등록 이주 아동·청소년… 그들의 이야깁니다.

■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무국적·미등록 이주 아동
무국적·미등록 이주 아동 수호와 태국인 엄마 .무국적·미등록 이주 아동 수호와 태국인 엄마 .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 수호입니다.

태국인 수호 엄마 아빠는 법적인 체류 기간이 지난 상태로 일 년 전 한국에서 수호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사관에서 여권 연장을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수호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아이가 출생 2개월쯤 되었을 때 아이를 데리고 (주한) 태국 대사관에 갔고 (출생신고를) 문의했죠. 그랬더니 아빠랑 엄마 둘 다 여권 만료가 됐으니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수호 엄마, 아빠는 한국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그것도 불가능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아이의 출생신고는 출신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김희진/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변호사
“한국에서는 출생등록 관련 법 체계의 근거가 가족관계등록법에 있어요. 가족관계등록법이 국민을 대상으로 제정된 법이다.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출생신고의 대상에서 (외국인은) 제외돼 있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무국적·미등록’ 아동이 된 수호….

이미 삶의 터전이 된 한국을 떠날 수 없는 엄마는 아이가 아플 때 가장 괴롭다고 합니다.

수호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아이가 열이 너무 올라서 젖은 수건으로 열 내리고 가지고 있던 해열제 약 먹이고 그랬는데, 그래도 열이 내리지 않아서 걱정되고 그랬었죠. 열이 많이 나면 경련을 일으켜서 겁나거든요.”

박혜경/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보험 이런 것들에 가입되지 않겠죠. 감기에 한 번 걸려도 병원에 가면 10만 원씩 이렇게 내야 하니깐 겁이 나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아이들 일상 생활이 어려운….”


■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이주 아동
한국에서 태어난 진우는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다.한국에서 태어난 진우는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다.
본국에 출생신고가 된 아이들의 사정은 다를까.

10년 전, 태국에서 한국으로 온 진우 엄마와 아빠.

불법 체류 신분이지만 이곳에서 진우를 낳고 본국에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진우의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아이. 진우는 하루 종일 아빠가 근무하는 공장 안 컨테이너 숙소에서 지냅니다.

진우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교회에 나와야 그나마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아이의 교육 또한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공장에서 지내면서는 아이를 잘 교육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가 이제 조금씩 교육도 받고 배워야 할 시기가 되었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자치단체들이 외국 국적 영유아들의 보육료를 지원하지만,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는 아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미등록 아이들은 학교 갈 나이가 되면 더 큰 벽에 부딪힙니다.

김설이/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부모님과 아이의 신분을 증빙할 수 있는 여권과 그다음에 거주지를 증빙할 수 있는 임대차 계약서라든지 일련의 서류들을 제출해야만 입학이 가능합니다.”

학교가 입학과 전학을 거절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전학을 가게 될 때나 새롭게 입학하게 될 때도 다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서 결정이 되어 있게 되어서 입학이나 전학을 거절했을 때 여기에 대해서 따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는 상황입니다.”

<스튜디오 1>
미등록 이주 아동·청소년 2만 명 추산… 공식적인 자료 없어

남현종/ 9층시사국 MC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아니면 아주 어렸을 때 한국에 와서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인데, 문제는 부모의 신분 때문에 지금 제대로 된 교육이나 치료를 받을 권리조차 못 누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지금 이런 아이들이 국내에 얼마나 있는 겁니까?

김보람/ 취재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하 불법 체류 외국인은 5,078명입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에 들어왔다가 법적인 체류 기간이 지난 미성년자의 숫자고요. 한국에서 태어난 아동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출생 신고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인데요. 이주인권단체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동까지 포함하면 미등록 이주 아동 청소년은 2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료나 통계는 없습니다.

출생통보제에도 미등록 외국인 아동은 제외
남현종/ 9층시사국 MC
얼마 전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했더니 상당수 사망한 사례가 있어 충격을 줬었잖아요. 그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의료기관에서 아이들이 퇴원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게끔 하는 출생통보제를 시행하기로 했고요. 만약 출생통보제가 시행되면 이주 아동들의 경우에도 상황이 나아지는 건가요?

김보람/ 취재기자
아니요. 안타깝게도 출생통보에서조차 불법 체류 외국인의 아동은 제외됩니다. 왜 그런지 들어보시죠.

김희진/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변호사
출생통보가 가능한 경우가 모(엄마)에게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 등록번호나 의료급여관리번호 이 번호가 있어야지 통보대상이 되거든요. 이 번호가 없는 미등록 이주민의 상당수는 출생통보의 대상에서 누락이 되는 거고 사실 이거는 출생통보제의 제도를 몰각시키는 거나 다름없어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김보람/ 취재기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고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우리나라가 30년 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이 출생 등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아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한국 정부에 두 차례 연속 권고했는데도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석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 위한 모임 소장
“대한민국 내에 거주·체류하고 있는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국제적으로 한 거라 말입니다. 그로부터 3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우리는 아동의 기본권을 계속 얘기하고 보장해라 증진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 국제적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김보람/취재기자
이렇다 보니 미등록 신분으로 자란 아동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경우까지 있어 취재진이 만나봤습니다.

한계 뚜렷한 '한시적 체류 허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마리나 씨.기자와 인터뷰 중인 마리나 씨.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는 스물두 살 마리나 씨.

몽골 출신 외국인 노동자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미등록 신분으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마리나 씨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처음으로 자신이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랑 선생님들께서도 이 친구가 제대로 중학교에 평범히 진학을 할 수 있나 아닌가를 잘 모르셔서 분주히 막 알아보시고 그때 처음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평범한 중학교 진학도 이렇게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 구나를 그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강제 퇴거 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두려움을 느낀 마리나 씨.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몽골은) 전혀 모르는 나라에 가깝죠. 왜냐하면 저는 거기 언어도 할 줄 모르고 거기에 대한 문화도 모르고….”

자신과 같은 미등록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한국에서 살 방법이 없는지 고민했고, 선생님과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미등록 이주 아동의 장기 체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양현철/00중학교 사회복지사
“(마리나를 위해) 어떤 것을 해줘야 될까 좀 많이 고민하다가 탄원서도 이게 사실 도움이 될까 말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법무부에서 답변이 없자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한국인 정체성을 형성한 이주 아동이 강제 출국 되는 상황이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는 법무부에 제도 마련을 권고했고, 결국 법무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법무부가 시행 중인 '한시적 체류 자격 부여' 대상과 요건법무부가 시행 중인 '한시적 체류 자격 부여' 대상과 요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국내에서 6년 이상 체류한 미등록 이주 아동 청소년들에게 체류 자격을 주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습니다.

김설이/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기본적으로 신분을 증빙할 수 있는 여권, 그리고 아이 같은 경우는 출생증명서, 한국에서 출생했든 아니면 본국에서 출생하고 입국을 했다 하더라도 아이가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 신청하는 아동의 출신국에서 발행해 준 어떤 공적인 출생이나 혹은 부모의 결혼 증명서가 필요해요.”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신청조차 못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김설이/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아이가 한국에서 출생했다는 어떤 일련의 증빙 서류들을 대사관에서 만들어주지 않아서 지금 아예 신청조차 못 하고 준비만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법무부가 예상한 한시적 체류 허가 신청 인원은 3천여 명. 지금까지 체류 허가를 받은 아이들은 550여 명에 불과합니다.

박혜경/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출입국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각 가족당 한 명당 부여되는 범칙금에 대한 부담감일 수도 있는데요. 실제적인 이유를 확인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 모니터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2>
남현종 / 9층시사국 MC
한 미등록 이주 아동의 노력이 한시적 체류 허가라는 조그마한 결실을 얻어낸 건데 그래도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는 커 보입니다.
인권위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당사자 마리나 씨의 경우는 어떻게 됐나요?

김보람/ 취재기자
네. 마리나 씨는 다행히 한시적 체류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조금은 벗어나 대학에 진학해서 외국인 유학생 비자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만약 휴학을 하게 되면 2주 내로 출국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리나 씨와 달리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취업을 하지 못한 이주 청소년에게는 1년짜리 임시 체류 자격만 부여됩니다.

남현종/ 9층시사국 MC
한시적 체류 허가를 얻어냈다고는 하지만 휴학을 하면 나가야 되고 또 (고등학교) 졸업을 해서 1년 안에 직업을 갖지 못하면 역시 나가야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이게 지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입장에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보람/ 취재기자
네, 그렇습니다. 취업을 하더라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제한되는데요. 전반적으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박혜경/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이것은 국적을 주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한시책이 아니라 정규적인 정책으로 시스템으로 마련해서 이 아이들이 출국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미래를 설계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아 씨가 학창 시절 받은 상장들달리아 씨가 학창 시절 받은 상장들
부모님을 따라 우즈베키스탄에서 세 살에 한국에 입국한 달리아 씨.

'작가'를 꿈꾸던 학창 시절,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나가 입상도 했습니다.

문예창작과를 가고 싶었지만, 미등록 신분 탓에 대학 진학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다들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다 이제 1년 남았네 이랬는데 저는 졸업을 하면 뭔가 마지막 같아서 (싫었어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고등학교 졸업 후 법무부에 체류 허가를 받았는데, 1년짜리 임시 비자였습니다.

달리아 (가명) /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이제 흔히 말하는 불법체류자 이런 딱지를 뗄 수 있구나. 그래서 너무 기뻤지만 난 그냥 평생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거(임시 비자)구나."

1년 안에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해야만 한국에 계속 머무를 수 있습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 음성변조)
“G-1 임시 비자 이다 보니깐 G-1을 받는 회사는 거의 없고 정말 받아준다고 하더라도 그 취업처에서 굳이 외국인을 쓰는 이유를 작성을 해서 줘야 되는 서류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그분들도 번거롭고….”

행여라도 비자가 연장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달리아 (가명 )/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본국이 워낙 보수적인 나라이다 보니까 해외에 오래 머물렀던 사람들을 계속 감시를 하고 정말 심한 분들은 감옥에 끌려가신 분들도 있어서 위험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달리아 씨는 법무부의 한시적 체류 허가를 받고 외국인 등록도 했지만,  자신이 과거에 불법체류를 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인터뷰를 몇 번이나 거절했었다.달리아 씨는 법무부의 한시적 체류 허가를 받고 외국인 등록도 했지만, 자신이 과거에 불법체류를 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인터뷰를 몇 번이나 거절했었다.
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움츠러들었던 이들.

수차례 설득 끝에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자신을 외면하지 않은 이웃들에게 오히려 고맙다고 합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친구들도 학교에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저를 왕따를 시킨다거나 그런 경우도 전혀 없고, 정말 똑같은 한국인으로 바라봐 주면서 저를 대해줬거든요.”

마리나 (가명) /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그렇게 많이 도움을 주시다 보니깐 아 나도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이렇게 받은 은혜들을 보답을 해야겠다 내가….”

비록 한국인은 아니지만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입니다.

서용석/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제는 앞으로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한 시대가 될 거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도 우리한테 굉장히 소중한 인적 자원, 인재가 될 수 있다라는 거죠.”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사실상 한국말밖에 못하고 한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자기의 정체성을 키워나간 아동들이라서 이런 아동들은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게 한국 사회에도 좀 이점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리나 (가명) /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아이들은 전혀 죄가 없죠. 아이들은 아동들은 자기가 스스로 선택해서 그런 상황에 태어난 게 아니니깐 아동 자신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전혀 아니라는 거 이거는 다들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취재기자: 김보람
촬영기자: 최진호
영상편집: 강정희
자료조사: 이정훈
조연출: 정현주, 유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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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층시사국] 한국인 아닌 한국 아이들
    • 입력 2023-08-27 23: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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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층시사국 29회 II] 한국인 아닌 한국 아이들

강원도 동해에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선에서 외국인들이 한 달에 수천 명씩 쏟아져 들어옵니다.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인력사무소들이 모여있는 강릉의 구도심입니다.

새벽부터 일감을 찾고 있는 젊은 노동자 대부분 외국인입니다.

건설 현장 노동자 (음성변조)
“지금 (건설 현장에서) 형틀이나 철근 같은 경우는 거의 90% 이상이라고 봐야죠. 한국인들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용석/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생산 가능 인구가 워낙 규모 자체가 줄다 보니까 그들이 없으면 우리 사회가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없다라는….”

그렇다면 이들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거나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달리아(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눈 떠보니깐 여기서 자랐고 그냥 평범하게 자라왔는데 딱 정의는 불법체류자다.”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평범한 중학교 진학도 이렇게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구나.”

부모가 합법적인 체류자가 아니란 이유로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빼앗긴 아이들.

이애란/ 희망의 친구들 사무처장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 아이들을 보호할 책임이 없다 이렇게 사실 외면했다고 봅니다."

저출산 시대, 한국을 살아가고 있는 미등록 이주 아동·청소년… 그들의 이야깁니다.

■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무국적·미등록 이주 아동
무국적·미등록 이주 아동 수호와 태국인 엄마 .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 수호입니다.

태국인 수호 엄마 아빠는 법적인 체류 기간이 지난 상태로 일 년 전 한국에서 수호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습니다.

대사관에서 여권 연장을 거절당했기 때문입니다.

수호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아이가 출생 2개월쯤 되었을 때 아이를 데리고 (주한) 태국 대사관에 갔고 (출생신고를) 문의했죠. 그랬더니 아빠랑 엄마 둘 다 여권 만료가 됐으니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수호 엄마, 아빠는 한국에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고 싶었지만 그것도 불가능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아이의 출생신고는 출신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하게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김희진/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변호사
“한국에서는 출생등록 관련 법 체계의 근거가 가족관계등록법에 있어요. 가족관계등록법이 국민을 대상으로 제정된 법이다.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출생신고의 대상에서 (외국인은) 제외돼 있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무국적·미등록’ 아동이 된 수호….

이미 삶의 터전이 된 한국을 떠날 수 없는 엄마는 아이가 아플 때 가장 괴롭다고 합니다.

수호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아이가 열이 너무 올라서 젖은 수건으로 열 내리고 가지고 있던 해열제 약 먹이고 그랬는데, 그래도 열이 내리지 않아서 걱정되고 그랬었죠. 열이 많이 나면 경련을 일으켜서 겁나거든요.”

박혜경/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등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건강보험 이런 것들에 가입되지 않겠죠. 감기에 한 번 걸려도 병원에 가면 10만 원씩 이렇게 내야 하니깐 겁이 나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아이들 일상 생활이 어려운….”


■ 사각지대에 놓인 미등록 이주 아동
한국에서 태어난 진우는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다.본국에 출생신고가 된 아이들의 사정은 다를까.

10년 전, 태국에서 한국으로 온 진우 엄마와 아빠.

불법 체류 신분이지만 이곳에서 진우를 낳고 본국에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진우의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한 아이. 진우는 하루 종일 아빠가 근무하는 공장 안 컨테이너 숙소에서 지냅니다.

진우 엄마/ 태국인 (가명, 음성변조)
“교회에 나와야 그나마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아이의 교육 또한 마찬가지로 어렵습니다. 공장에서 지내면서는 아이를 잘 교육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가 이제 조금씩 교육도 받고 배워야 할 시기가 되었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어린이집에 보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자치단체들이 외국 국적 영유아들의 보육료를 지원하지만,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는 아동은 제외돼 있습니다.

미등록 아이들은 학교 갈 나이가 되면 더 큰 벽에 부딪힙니다.

김설이/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부모님과 아이의 신분을 증빙할 수 있는 여권과 그다음에 거주지를 증빙할 수 있는 임대차 계약서라든지 일련의 서류들을 제출해야만 입학이 가능합니다.”

학교가 입학과 전학을 거절해도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전학을 가게 될 때나 새롭게 입학하게 될 때도 다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서 결정이 되어 있게 되어서 입학이나 전학을 거절했을 때 여기에 대해서 따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없는 상황입니다.”

<스튜디오 1>
미등록 이주 아동·청소년 2만 명 추산… 공식적인 자료 없어

남현종/ 9층시사국 MC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아니면 아주 어렸을 때 한국에 와서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인데, 문제는 부모의 신분 때문에 지금 제대로 된 교육이나 치료를 받을 권리조차 못 누리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지금 이런 아이들이 국내에 얼마나 있는 겁니까?

김보람/ 취재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19세 이하 불법 체류 외국인은 5,078명입니다. 하지만 이건 한국에 들어왔다가 법적인 체류 기간이 지난 미성년자의 숫자고요. 한국에서 태어난 아동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출생 신고 자체가 안 되기 때문인데요. 이주인권단체에서는 한국에서 태어난 아동까지 포함하면 미등록 이주 아동 청소년은 2만 명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료나 통계는 없습니다.

출생통보제에도 미등록 외국인 아동은 제외
남현종/ 9층시사국 MC
얼마 전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의 행방을 추적했더니 상당수 사망한 사례가 있어 충격을 줬었잖아요. 그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가 의료기관에서 아이들이 퇴원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게끔 하는 출생통보제를 시행하기로 했고요. 만약 출생통보제가 시행되면 이주 아동들의 경우에도 상황이 나아지는 건가요?

김보람/ 취재기자
아니요. 안타깝게도 출생통보에서조차 불법 체류 외국인의 아동은 제외됩니다. 왜 그런지 들어보시죠.

김희진/ 민변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변호사
출생통보가 가능한 경우가 모(엄마)에게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 등록번호나 의료급여관리번호 이 번호가 있어야지 통보대상이 되거든요. 이 번호가 없는 미등록 이주민의 상당수는 출생통보의 대상에서 누락이 되는 거고 사실 이거는 출생통보제의 제도를 몰각시키는 거나 다름없어요.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은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김보람/ 취재기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고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우리나라가 30년 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모든 아동이 출생 등록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아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한국 정부에 두 차례 연속 권고했는데도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석원정/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 위한 모임 소장
“대한민국 내에 거주·체류하고 있는 모든 아동의 기본권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국제적으로 한 거라 말입니다. 그로부터 3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우리는 아동의 기본권을 계속 얘기하고 보장해라 증진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 국제적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김보람/취재기자
이렇다 보니 미등록 신분으로 자란 아동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경우까지 있어 취재진이 만나봤습니다.

한계 뚜렷한 '한시적 체류 허가'

기자와 인터뷰 중인 마리나 씨.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있는 스물두 살 마리나 씨.

몽골 출신 외국인 노동자인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미등록 신분으로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습니다.

마리나 씨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처음으로 자신이 친구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랑 선생님들께서도 이 친구가 제대로 중학교에 평범히 진학을 할 수 있나 아닌가를 잘 모르셔서 분주히 막 알아보시고 그때 처음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평범한 중학교 진학도 이렇게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되는 구나를 그때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강제 퇴거 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두려움을 느낀 마리나 씨.

마리나(가명)/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몽골은) 전혀 모르는 나라에 가깝죠. 왜냐하면 저는 거기 언어도 할 줄 모르고 거기에 대한 문화도 모르고….”

자신과 같은 미등록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한국에서 살 방법이 없는지 고민했고, 선생님과 인권단체의 도움으로 미등록 이주 아동의 장기 체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양현철/00중학교 사회복지사
“(마리나를 위해) 어떤 것을 해줘야 될까 좀 많이 고민하다가 탄원서도 이게 사실 도움이 될까 말까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좀 해보자는 생각으로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법무부에서 답변이 없자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한국인 정체성을 형성한 이주 아동이 강제 출국 되는 상황이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인권위는 법무부에 제도 마련을 권고했고, 결국 법무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법무부가 시행 중인 '한시적 체류 자격 부여' 대상과 요건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국내에서 6년 이상 체류한 미등록 이주 아동 청소년들에게 체류 자격을 주기로 한 겁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습니다.

김설이/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기본적으로 신분을 증빙할 수 있는 여권, 그리고 아이 같은 경우는 출생증명서, 한국에서 출생했든 아니면 본국에서 출생하고 입국을 했다 하더라도 아이가 태어났다는 출생증명서, 신청하는 아동의 출신국에서 발행해 준 어떤 공적인 출생이나 혹은 부모의 결혼 증명서가 필요해요.”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신청조차 못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김설이/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총무지원부장
“아이가 한국에서 출생했다는 어떤 일련의 증빙 서류들을 대사관에서 만들어주지 않아서 지금 아예 신청조차 못 하고 준비만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법무부가 예상한 한시적 체류 허가 신청 인원은 3천여 명. 지금까지 체류 허가를 받은 아이들은 550여 명에 불과합니다.

박혜경/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출입국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각 가족당 한 명당 부여되는 범칙금에 대한 부담감일 수도 있는데요. 실제적인 이유를 확인하고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기 위해서 모니터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2>
남현종 / 9층시사국 MC
한 미등록 이주 아동의 노력이 한시적 체류 허가라는 조그마한 결실을 얻어낸 건데 그래도 여전히 현실적인 한계는 커 보입니다.
인권위에 이 문제를 제기했던 당사자 마리나 씨의 경우는 어떻게 됐나요?

김보람/ 취재기자
네. 마리나 씨는 다행히 한시적 체류 허가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추방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조금은 벗어나 대학에 진학해서 외국인 유학생 비자를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만약 휴학을 하게 되면 2주 내로 출국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마리나 씨와 달리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거나 취업을 하지 못한 이주 청소년에게는 1년짜리 임시 체류 자격만 부여됩니다.

남현종/ 9층시사국 MC
한시적 체류 허가를 얻어냈다고는 하지만 휴학을 하면 나가야 되고 또 (고등학교) 졸업을 해서 1년 안에 직업을 갖지 못하면 역시 나가야 되는 상황인 거잖아요.
이게 지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입장에서는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짧은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김보람/ 취재기자
네, 그렇습니다. 취업을 하더라도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제한되는데요. 전반적으로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박혜경/ 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 조사관
“이것은 국적을 주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한시책이 아니라 정규적인 정책으로 시스템으로 마련해서 이 아이들이 출국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미래를 설계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달리아 씨가 학창 시절 받은 상장들부모님을 따라 우즈베키스탄에서 세 살에 한국에 입국한 달리아 씨.

'작가'를 꿈꾸던 학창 시절,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에 나가 입상도 했습니다.

문예창작과를 가고 싶었지만, 미등록 신분 탓에 대학 진학은 애초에 불가능했습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다들 빨리 졸업했으면 좋겠다 이제 1년 남았네 이랬는데 저는 졸업을 하면 뭔가 마지막 같아서 (싫었어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고등학교 졸업 후 법무부에 체류 허가를 받았는데, 1년짜리 임시 비자였습니다.

달리아 (가명) /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이제 흔히 말하는 불법체류자 이런 딱지를 뗄 수 있구나. 그래서 너무 기뻤지만 난 그냥 평생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이거(임시 비자)구나."

1년 안에 대학을 가거나 취업을 해야만 한국에 계속 머무를 수 있습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 음성변조)
“G-1 임시 비자 이다 보니깐 G-1을 받는 회사는 거의 없고 정말 받아준다고 하더라도 그 취업처에서 굳이 외국인을 쓰는 이유를 작성을 해서 줘야 되는 서류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그분들도 번거롭고….”

행여라도 비자가 연장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달리아 (가명 )/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본국이 워낙 보수적인 나라이다 보니까 해외에 오래 머물렀던 사람들을 계속 감시를 하고 정말 심한 분들은 감옥에 끌려가신 분들도 있어서 위험하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달리아 씨는 법무부의 한시적 체류 허가를 받고 외국인 등록도 했지만,  자신이 과거에 불법체류를 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인터뷰를 몇 번이나 거절했었다.미등록이라는 이유로 움츠러들었던 이들.

수차례 설득 끝에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자신을 외면하지 않은 이웃들에게 오히려 고맙다고 합니다.

달리아 (가명)/ 우즈베키스탄 이주배경 청소년 (음성변조)
“저는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친구들도 학교에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저를 왕따를 시킨다거나 그런 경우도 전혀 없고, 정말 똑같은 한국인으로 바라봐 주면서 저를 대해줬거든요.”

마리나 (가명) /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그렇게 많이 도움을 주시다 보니깐 아 나도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이렇게 받은 은혜들을 보답을 해야겠다 내가….”

비록 한국인은 아니지만 우리 곁에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입니다.

서용석/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이제는 앞으로 한 명, 한 명이 정말 소중한 시대가 될 거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아이들도 우리한테 굉장히 소중한 인적 자원, 인재가 될 수 있다라는 거죠.”

김진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사실상 한국말밖에 못하고 한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자기의 정체성을 키워나간 아동들이라서 이런 아동들은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고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게 한국 사회에도 좀 이점이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리나 (가명) / 몽골 이주배경 청소년
“아이들은 전혀 죄가 없죠. 아이들은 아동들은 자기가 스스로 선택해서 그런 상황에 태어난 게 아니니깐 아동 자신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 건 전혀 아니라는 거 이거는 다들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취재기자: 김보람
촬영기자: 최진호
영상편집: 강정희
자료조사: 이정훈
조연출: 정현주, 유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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