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흉기 8개 들고 경찰과 대치’…의경 부활은 취소

입력 2023.08.28 (18:30) 수정 2023.08.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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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경북 영천의 한 식당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4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도 30대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다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사회부 이희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인명피해가 있었던 경북 영천 흉기난동 사건, 먼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어젯 밤에 경북 영천의 식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식당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한 50대 남성이 옆자리 손님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식당이 사건이 일어났던 식당인데요.

어제 사건 이후 문은 굳게 닫힌 상태입니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 한 명은 숨졌고, 다른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앵커]

이 남성은 술을 마시다 말고 왜 갑자기 난동을 벌인 겁니까?

[기자]

원래 50대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 여성이 옆 좌석 손님들과 합석했다는 데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던 도중 식당 밖으로 나갔고, 흉기를 들고 다시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에 서울 은평구에서도 흉기 난동이 있었다고 하던데, 여기서는 인명피해가 없었나요?

[기자]

네, 지난 토요일 밤,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도 흉기 소동이 있었습니다.

여기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가 한 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주민들이 크게 놀랐습니다.

당시 상황, 화면으로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남성이 두 손에 흉기를 든 채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30대 남성 A 씨는 이 흉기로 주변 사람들은 물론 출동한 경찰들을 위협하기기도 하면서 두 시간이 넘도록 난동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현장에 추가로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된 뒤에야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요.

당시 목격자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목격자/음성 변조 : "회 자를 때 쓰는 칼을 들고 있었어요. 막 칼을 휘두르면서, 막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 질렀어요."]

[앵커]

피의자가 흉기 난동을 벌인 이유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오늘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열렸는데요.

취재진을 향해 A 씨는 먼저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금전 문제로 가족과 갈등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A 씨 역시 오늘 "엄마가 자신을 못 믿어주면서 무속인에게는 돈 3백만 원을 줘서 속상해서 그랬다"고도 말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범행 당시 양 손에 들고 있던 것 외에도 가방 등에서 총 8개의 흉기가 압수됐는데, A 씨는 "요리사라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닌다", 범행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없다" 는 등의 이유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앵커]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사건 모두 범행 이유를 참 이해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이런 사건이 최근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공포감도 커질 대로 커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런 정서 때문인지, 최근 흉기 난동 오인 신고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흉기 난동을 오해한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지난주에만 2번 있었습니다.

그제 저녁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한 승객이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 던지면서 소란을 피우는 일이 있었는데요.

다른 승객들이 흉기 난동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했고, 놀란 승객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4명이 경상을 입기까지 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남성이 쓰러지자 가족들이 놀라 소리를 질렀는데, 다른 승객들이 범죄가 일어났다고 오인하면서 한꺼번에 우루루 열차에서 내려 대피한 겁니다.

[앵커]

이런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주 이와 관련해 담화를 발표했죠?

[기자]

네, 취지는 경찰 조직을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의무경찰 제도 부활을 언급했는데, 먼저 지난주 한 총리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한덕수/국무총리 : "의무경찰제의 재도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기존 병력 자원의 범위 내에서 우리의 인력의 배분을 효율적으로, 효율화하는 방안을..."]

현장 인력이 채워지면 치안이 강화되지 않겠느냐는 건데, 실제 서울경찰청 인력 상황을 보면 현장 대응 인력인 경사 이하 계급이 정원보다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순경의 경우는 정원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 경찰 입장에서 인력 충원이 시급한 문제이긴 합니다.

[앵커]

그런데 군 병력 자원 부족 문제 때문에 의경 제도가 폐지된건데, 제도 부활이 가능할까요?

[기자]

네, 당장 군 등에서 반발이 이어졌고, 총리실은 이에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대통령실도 의경 재도입보다는 "경찰 인력 구조조정이 먼저"다 이런 입장을 밝혀서 의경 제도 부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행안부는 일단 경찰 조직 정비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제한된 인력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치안 부분을 강화할지,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들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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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8 18:30:02
    • 수정2023-08-28 18: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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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잇따른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경북 영천의 한 식당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으로 4명이 숨지거나 다쳤고, 서울 도심 주택가에서도 30대 남성이 흉기를 든 채 주변 사람들을 위협하다 검거되기도 했습니다.

사회부 이희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인명피해가 있었던 경북 영천 흉기난동 사건, 먼저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어젯 밤에 경북 영천의 식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식당 안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한 50대 남성이 옆자리 손님 등에게 흉기를 휘두른 겁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시는 식당이 사건이 일어났던 식당인데요.

어제 사건 이후 문은 굳게 닫힌 상태입니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 한 명은 숨졌고, 다른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이 중경상을 입었습니다.

[앵커]

이 남성은 술을 마시다 말고 왜 갑자기 난동을 벌인 겁니까?

[기자]

원래 50대 여성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이 여성이 옆 좌석 손님들과 합석했다는 데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던 도중 식당 밖으로 나갔고, 흉기를 들고 다시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에 서울 은평구에서도 흉기 난동이 있었다고 하던데, 여기서는 인명피해가 없었나요?

[기자]

네, 지난 토요일 밤,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도 흉기 소동이 있었습니다.

여기선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가 한 복판에서 벌어진 일이라 주민들이 크게 놀랐습니다.

당시 상황, 화면으로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한 남성이 두 손에 흉기를 든 채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30대 남성 A 씨는 이 흉기로 주변 사람들은 물론 출동한 경찰들을 위협하기기도 하면서 두 시간이 넘도록 난동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현장에 추가로 경찰 특공대까지 투입된 뒤에야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요.

당시 목격자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목격자/음성 변조 : "회 자를 때 쓰는 칼을 들고 있었어요. 막 칼을 휘두르면서, 막 밖으로 나가라고 소리 질렀어요."]

[앵커]

피의자가 흉기 난동을 벌인 이유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오늘 A 씨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가 열렸는데요.

취재진을 향해 A 씨는 먼저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금전 문제로 가족과 갈등이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A 씨 역시 오늘 "엄마가 자신을 못 믿어주면서 무속인에게는 돈 3백만 원을 줘서 속상해서 그랬다"고도 말했습니다.

현장에서는 범행 당시 양 손에 들고 있던 것 외에도 가방 등에서 총 8개의 흉기가 압수됐는데, A 씨는 "요리사라 어쩔 수 없이 가지고 다닌다", 범행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도주 우려가 없다" 는 등의 이유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앵커]

앞서 언급된 두 가지 사건 모두 범행 이유를 참 이해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이런 사건이 최근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공포감도 커질 대로 커진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런 정서 때문인지, 최근 흉기 난동 오인 신고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흉기 난동을 오해한 승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지난주에만 2번 있었습니다.

그제 저녁 서울 지하철 1호선 열차 안에서 한 승객이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 던지면서 소란을 피우는 일이 있었는데요.

다른 승객들이 흉기 난동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했고, 놀란 승객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과정에서 4명이 경상을 입기까지 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9호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 남성이 쓰러지자 가족들이 놀라 소리를 질렀는데, 다른 승객들이 범죄가 일어났다고 오인하면서 한꺼번에 우루루 열차에서 내려 대피한 겁니다.

[앵커]

이런 시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주 이와 관련해 담화를 발표했죠?

[기자]

네, 취지는 경찰 조직을 치안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거였습니다.

그러면서 의무경찰 제도 부활을 언급했는데, 먼저 지난주 한 총리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죠.

[한덕수/국무총리 : "의무경찰제의 재도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기존 병력 자원의 범위 내에서 우리의 인력의 배분을 효율적으로, 효율화하는 방안을..."]

현장 인력이 채워지면 치안이 강화되지 않겠느냐는 건데, 실제 서울경찰청 인력 상황을 보면 현장 대응 인력인 경사 이하 계급이 정원보다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순경의 경우는 정원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 경찰 입장에서 인력 충원이 시급한 문제이긴 합니다.

[앵커]

그런데 군 병력 자원 부족 문제 때문에 의경 제도가 폐지된건데, 제도 부활이 가능할까요?

[기자]

네, 당장 군 등에서 반발이 이어졌고, 총리실은 이에 한발 물러서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대통령실도 의경 재도입보다는 "경찰 인력 구조조정이 먼저"다 이런 입장을 밝혀서 의경 제도 부활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행안부는 일단 경찰 조직 정비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제한된 인력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치안 부분을 강화할지,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들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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