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이 갑상선암 발병 원인”…항소심도 패소

입력 2023.08.31 (07:38) 수정 2023.08.31 (09: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원전 주변에 살다 갑상선암을 선고받은 주민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피폭량과 암과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주민들은 재판부가 정부 역학조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발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리, 영광, 울진, 월성 원전 인근에 5년 이상 살면서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를 비롯해 가족 등 2천8백여 명.

2015년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주민들의 전신 피폭선량이 공법상 구제 기준보다 낮다며, 원고들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방사선이 피폭됐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항소심에서도 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측이 극 저선량 피폭의 암 발병 사례가 꾸준히 인정되는 점을 강조하고,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 책임은 기업 측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판결에 반발했습니다.

[황분희/월성원전 인근 주민/원고 : "(방사능으로) 모든 것이 오염된 곳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도 괜찮다는 얘기만 되풀이한다면 이거는 정말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재판부가 정부 역학조사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조사를 보면, 원전 5㎞ 안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 상대위험도는 2.5배 높습니다.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에서도 월성 원전 반경 5㎞ 안의 주민 77%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주민 47%의 염색체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변영철/원고 법률대리인 : "도대체 원전 주변에 살고 있었던 죄밖에 없는 이 원고들이 얼마나 무엇을 더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공동소송 원고단은 대법원에 상고해 원전과 건강 피해의 인과관계를 다시 밝힌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원전이 갑상선암 발병 원인”…항소심도 패소
    • 입력 2023-08-31 07:38:37
    • 수정2023-08-31 09:08:07
    뉴스광장(부산)
[앵커]

원전 주변에 살다 갑상선암을 선고받은 주민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피폭량과 암과의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며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주민들은 재판부가 정부 역학조사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반발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리, 영광, 울진, 월성 원전 인근에 5년 이상 살면서 갑상선암을 진단받은 환자를 비롯해 가족 등 2천8백여 명.

2015년 한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주민들의 전신 피폭선량이 공법상 구제 기준보다 낮다며, 원고들이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는 방사선이 피폭됐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항소심에서도 같은 이유로 재판부는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측이 극 저선량 피폭의 암 발병 사례가 꾸준히 인정되는 점을 강조하고,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 책임은 기업 측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민들은 판결에 반발했습니다.

[황분희/월성원전 인근 주민/원고 : "(방사능으로) 모든 것이 오염된 곳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도 괜찮다는 얘기만 되풀이한다면 이거는 정말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재판부가 정부 역학조사 결과조차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조사를 보면, 원전 5㎞ 안 주민의 갑상선암 발병 상대위험도는 2.5배 높습니다.

환경부 주민건강영향조사에서도 월성 원전 반경 5㎞ 안의 주민 77%에게서 삼중수소가 검출됐고, 주민 47%의 염색체가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변영철/원고 법률대리인 : "도대체 원전 주변에 살고 있었던 죄밖에 없는 이 원고들이 얼마나 무엇을 더 어떻게 입증해야 하는 것인지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공동소송 원고단은 대법원에 상고해 원전과 건강 피해의 인과관계를 다시 밝힌다는 계획입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부산-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