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청년백수’ 126만 명…“일자리 있는데 없어요”

입력 2023.09.05 (20:03) 수정 2023.09.0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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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이 40만에 육박하는 이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20년 전 유행했던 시트콤의 대사입니다.

드라마 속 취업을 준비하던 고시생이 자주 했던 이 말, 지금 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126만 명.

지난 5월 통계청 조사에서 드러난 학교를 졸업한 미취업자 수입니다.

이 가운데 대학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54%로 절반을 넘었는데요.

청년층 전체로 확대하면 416만 명이 아무런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요.

15살에서 19살까지 10대를 제외하더라도 208만 명, 20대 청년 3명 가운데 1명이었습니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학교를 졸업한 미취업자 절반 정도는 직업 교육이나 취업 시험 준비, 구직같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눈에 띄는 건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응답도 4명 중 1명이었다는 겁니다.

현실은 어떨까, 2년 전 우리 지역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청년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김민정/취업준비생 : "아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이유는 엄두가 안 나서, 아니면 정보가 많이 부족해서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직무나 이런 거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회사를 지원해야 할지 되게 막막했었거든요."]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개월 정도, 대졸 이상은 약 8개월입니다.

휴학 경험이 있는 대학 졸업생의 경우 군 입대를 제외하면 취업을 위한 휴학이 가장 많았는데요.

남학생은 군 휴학을 빼고도 한 학기, 여학생은 세 학기 가까이 휴학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첫 직장을 구했더라도 오래 근무한 청년은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 구한 일자리를 그만두기까지 평균 1년 반 정도 걸렸는데요.

그렇다면 첫 직장을 왜 그만둔 거냐?

이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가 임금이나 근로 시간 같은 여건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제 취업한 적이 있는 졸업 청년의 64%는 첫 직장 월급이 200만 원이 안 됐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에 지역 대학도 학생들의 취업 지원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대현/충남대 인재개발원장 :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근로 조건, 근로 환경 이런 것들이 기업하고 부합되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기업의 채용 환경 변화에 대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고요."]

취업준비생들은 "당장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은 있지만, 그런 곳은 하루 10시간 넘는 근무 시간에 임금포괄제로 수당도 안 나오는 열악한 조건"이라고 하소연하는데요.

기업 간의 근로 여건 차이는 갈수록 현격히 벌어지고 있고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은 제한적인 겁니다.

이런 가운데 전반적인 채용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은행에서도 희망퇴직 연령을 낮추며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데요.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하지 못하거나, 취업했지만 이직이나 퇴사를 꿈꾸는 청년들.

126만 미취업 청년들이 '청년백수'라고도 불리는 이 현실을 그들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겠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도 막막하다,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인터뷰했던 취업준비생이 저에게 토로했던 말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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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청년백수’ 126만 명…“일자리 있는데 없어요”
    • 입력 2023-09-05 20:03:30
    • 수정2023-09-05 20:19:48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 실업이 40만에 육박하는 이때, 미래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20년 전 유행했던 시트콤의 대사입니다.

드라마 속 취업을 준비하던 고시생이 자주 했던 이 말, 지금 들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126만 명.

지난 5월 통계청 조사에서 드러난 학교를 졸업한 미취업자 수입니다.

이 가운데 대학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54%로 절반을 넘었는데요.

청년층 전체로 확대하면 416만 명이 아무런 경제 활동을 하지 않고 있고요.

15살에서 19살까지 10대를 제외하더라도 208만 명, 20대 청년 3명 가운데 1명이었습니다.

이들은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학교를 졸업한 미취업자 절반 정도는 직업 교육이나 취업 시험 준비, 구직같이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눈에 띄는 건 그냥 시간을 보냈다는 응답도 4명 중 1명이었다는 겁니다.

현실은 어떨까, 2년 전 우리 지역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청년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김민정/취업준비생 : "아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이유는 엄두가 안 나서, 아니면 정보가 많이 부족해서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처음에 어떤 자격증이 필요한 건지 아니면 직무나 이런 거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어떻게 회사를 지원해야 할지 되게 막막했었거든요."]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첫 취업까지 걸리는 기간은 평균 10개월 정도, 대졸 이상은 약 8개월입니다.

휴학 경험이 있는 대학 졸업생의 경우 군 입대를 제외하면 취업을 위한 휴학이 가장 많았는데요.

남학생은 군 휴학을 빼고도 한 학기, 여학생은 세 학기 가까이 휴학했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첫 직장을 구했더라도 오래 근무한 청년은 많지 않았습니다.

처음 구한 일자리를 그만두기까지 평균 1년 반 정도 걸렸는데요.

그렇다면 첫 직장을 왜 그만둔 거냐?

이 질문에는 절반 가까이가 임금이나 근로 시간 같은 여건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제 취업한 적이 있는 졸업 청년의 64%는 첫 직장 월급이 200만 원이 안 됐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에 지역 대학도 학생들의 취업 지원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윤대현/충남대 인재개발원장 :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학생들이 요구하는 근로 조건, 근로 환경 이런 것들이 기업하고 부합되지 않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기업의 채용 환경 변화에 대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하고요."]

취업준비생들은 "당장 취업할 수 있는 기업은 있지만, 그런 곳은 하루 10시간 넘는 근무 시간에 임금포괄제로 수당도 안 나오는 열악한 조건"이라고 하소연하는데요.

기업 간의 근로 여건 차이는 갈수록 현격히 벌어지고 있고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은 제한적인 겁니다.

이런 가운데 전반적인 채용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은행에서도 희망퇴직 연령을 낮추며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데요.

취업하지 않거나, 취업하지 못하거나, 취업했지만 이직이나 퇴사를 꿈꾸는 청년들.

126만 미취업 청년들이 '청년백수'라고도 불리는 이 현실을 그들의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겠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도 막막하다,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인터뷰했던 취업준비생이 저에게 토로했던 말입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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