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도 환자 살해’…개방형 정신병동 안전관리 ‘구멍’

[앵커]

칠곡 종합병원 정신병동에서 환자가 다른 환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큰 충격을 줬는데요,

병원이 환자의 범죄를 막을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서, 정신병동에서의 강력범죄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같은 병실 입원 환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50대 남성 A씨,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피해자와 TV 시청 문제 등으로 평소 갈등을 겪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정신 병동에 있던 A 씨가 어떻게 흉기를 반입했느냐입니다.

해당 병동은 환자 외출이 자유로운 '개방형'이지만, 소지품 검사 등의 규정은 없었습니다.

A 씨가 입원할 때부터 흉기를 소지했는지, 외출했다 가져온 건지 여부조차 수사 대상인 이유입니다.

현행법상 병원이 환자의 범행을 막을 의무 규정이 없는 상황, 보건복지부 지침에 '병원은 환자의 자·타해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위험물을 제거하라'는 두루뭉술한 내용이 있을 뿐입니다.

이 때문에 병원 역시 인권 침해가 걱정돼 소지품 검사 등을 하기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칠곡군청 관계자/음성변조 : "환자의 권익 보호와 병원의 안전을 위해서 유지되어야 하는 부분들이 상충되어서 병원에서 강한 제재가 어렵다는 생각이..."]

이러다 보니 해당 병원에서는 4년 전에도 조현병 환자가 같은 병실 환자를 때려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갑니다.

[같은 병동 환자/음성변조 : "피를 보니까 도저히 못 있겠더라고요. 또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그런 느낌이 드니까 왠지 모르게 뭔가 불안해서."]

전국의 개방형 정신병상 수는 만 5천여 개, 또 다른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안전 관리 강화 대책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그래픽:인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