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중국 견제하려…‘과거의 적’과 손 잡는 미국
입력 2023.09.06 (10:47)
수정 2023.09.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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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자국에 전쟁 패배라는 굴욕을 준 베트남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쟁 상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의 적과 손을 잡는 건데요.
중국,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온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이 미국과 얼마나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베트남은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조약을 맺지는 않고 3단계 형태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는데요.
포괄적 동반자, 전략적 동반자, 마지막으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뒤로 갈수록 가까운 사이인데, 미국과는 10년 전 가장 낮은 단계인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나라가 단계를 하나 건너뛰고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이 현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 러시아, 중국 이렇게 4개국뿐입니다.
이번 주말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 이런 내용을 발표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카린 장-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이 아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만큼 베트남은 핵심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발표될 성과들은 양국 관계의 폭과 깊이를 모두 반영할 것입니다."]
[앵커]
미국이 베트남과 급하게 가까워지는 이유,
역시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겠죠?
[기자]
아시아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맞서, 미국도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동맹을 강화하고 있죠.
지난달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기도 했고요.
미국이 베트남과 더 두터운 관계를 맺으려는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안보 군사적인 이득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미국 기업들의 제조업 공급망이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오래 했을 때 타격을 크게 입었잖아요.
제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는데, 베트남 시장은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과 구글 공급업체들은 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미 보잉사도 베트남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고요.
그런 베트남이 미국 손을 맞잡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베트남과 중국이 우방 관계긴 하지만, 베트남도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중국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죠.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 지역에서 베트남 석유와 시추 작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어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새 지도를 공개해 논란이 됐는데, 중국은 오히려 "합리적으로 생각하라"고 응수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아주 분명합니다. 중국 당국은 매년 정기적으로 기준 지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에 역시 미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인데요.
미국은 현재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지난해 기준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1천2백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 이삭 연구소는'는 "베트남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관계를 발전시키기 원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일본, 호주와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을 계획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강대국들 사이에서 실리를 취하겠다는 계산인데, 중국이 이런 베트남을 두고 보기만 할까요?
[기자]
이번 일로 중국이 베트남에 징벌적 대응을 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베트남과 미국이 관계를 재정의하긴 했지만, 군사 동맹을 맺은 게 아닌 정치적인 선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번 합의로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겠죠.
[윤선/중국 외교 전문가 :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은 베트남 외교에서 일관된 주제였습니다."]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변화가 두 나라 사이에 중요한 진전이긴 하겠지만, 베트남의 외교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미국이 자국에 전쟁 패배라는 굴욕을 준 베트남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쟁 상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의 적과 손을 잡는 건데요.
중국,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온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이 미국과 얼마나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베트남은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조약을 맺지는 않고 3단계 형태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는데요.
포괄적 동반자, 전략적 동반자, 마지막으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뒤로 갈수록 가까운 사이인데, 미국과는 10년 전 가장 낮은 단계인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나라가 단계를 하나 건너뛰고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이 현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 러시아, 중국 이렇게 4개국뿐입니다.
이번 주말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 이런 내용을 발표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카린 장-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이 아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만큼 베트남은 핵심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발표될 성과들은 양국 관계의 폭과 깊이를 모두 반영할 것입니다."]
[앵커]
미국이 베트남과 급하게 가까워지는 이유,
역시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겠죠?
[기자]
아시아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맞서, 미국도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동맹을 강화하고 있죠.
지난달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기도 했고요.
미국이 베트남과 더 두터운 관계를 맺으려는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안보 군사적인 이득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미국 기업들의 제조업 공급망이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오래 했을 때 타격을 크게 입었잖아요.
제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는데, 베트남 시장은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과 구글 공급업체들은 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미 보잉사도 베트남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고요.
그런 베트남이 미국 손을 맞잡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베트남과 중국이 우방 관계긴 하지만, 베트남도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중국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죠.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 지역에서 베트남 석유와 시추 작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어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새 지도를 공개해 논란이 됐는데, 중국은 오히려 "합리적으로 생각하라"고 응수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아주 분명합니다. 중국 당국은 매년 정기적으로 기준 지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에 역시 미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인데요.
미국은 현재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지난해 기준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1천2백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 이삭 연구소는'는 "베트남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관계를 발전시키기 원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일본, 호주와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을 계획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강대국들 사이에서 실리를 취하겠다는 계산인데, 중국이 이런 베트남을 두고 보기만 할까요?
[기자]
이번 일로 중국이 베트남에 징벌적 대응을 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베트남과 미국이 관계를 재정의하긴 했지만, 군사 동맹을 맺은 게 아닌 정치적인 선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번 합의로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겠죠.
[윤선/중국 외교 전문가 :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은 베트남 외교에서 일관된 주제였습니다."]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변화가 두 나라 사이에 중요한 진전이긴 하겠지만, 베트남의 외교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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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돋보기] 중국 견제하려…‘과거의 적’과 손 잡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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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06 10:47:08
- 수정2023-09-06 1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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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자국에 전쟁 패배라는 굴욕을 준 베트남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쟁 상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의 적과 손을 잡는 건데요.
중국,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온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이 미국과 얼마나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베트남은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조약을 맺지는 않고 3단계 형태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는데요.
포괄적 동반자, 전략적 동반자, 마지막으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뒤로 갈수록 가까운 사이인데, 미국과는 10년 전 가장 낮은 단계인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나라가 단계를 하나 건너뛰고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이 현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 러시아, 중국 이렇게 4개국뿐입니다.
이번 주말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 이런 내용을 발표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카린 장-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이 아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만큼 베트남은 핵심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발표될 성과들은 양국 관계의 폭과 깊이를 모두 반영할 것입니다."]
[앵커]
미국이 베트남과 급하게 가까워지는 이유,
역시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겠죠?
[기자]
아시아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맞서, 미국도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동맹을 강화하고 있죠.
지난달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기도 했고요.
미국이 베트남과 더 두터운 관계를 맺으려는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안보 군사적인 이득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미국 기업들의 제조업 공급망이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오래 했을 때 타격을 크게 입었잖아요.
제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는데, 베트남 시장은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과 구글 공급업체들은 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미 보잉사도 베트남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고요.
그런 베트남이 미국 손을 맞잡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베트남과 중국이 우방 관계긴 하지만, 베트남도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중국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죠.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 지역에서 베트남 석유와 시추 작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어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새 지도를 공개해 논란이 됐는데, 중국은 오히려 "합리적으로 생각하라"고 응수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아주 분명합니다. 중국 당국은 매년 정기적으로 기준 지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에 역시 미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인데요.
미국은 현재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지난해 기준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1천2백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 이삭 연구소는'는 "베트남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관계를 발전시키기 원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일본, 호주와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을 계획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강대국들 사이에서 실리를 취하겠다는 계산인데, 중국이 이런 베트남을 두고 보기만 할까요?
[기자]
이번 일로 중국이 베트남에 징벌적 대응을 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베트남과 미국이 관계를 재정의하긴 했지만, 군사 동맹을 맺은 게 아닌 정치적인 선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번 합의로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겠죠.
[윤선/중국 외교 전문가 :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은 베트남 외교에서 일관된 주제였습니다."]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변화가 두 나라 사이에 중요한 진전이긴 하겠지만, 베트남의 외교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미국이 자국에 전쟁 패배라는 굴욕을 준 베트남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쟁 상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의 적과 손을 잡는 건데요.
중국,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온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이 미국과 얼마나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는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베트남은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을 때, 조약을 맺지는 않고 3단계 형태로 양자 관계를 설정하는데요.
포괄적 동반자, 전략적 동반자, 마지막으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뒤로 갈수록 가까운 사이인데, 미국과는 10년 전 가장 낮은 단계인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어 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두 나라가 단계를 하나 건너뛰고 최고 수준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기로 한 거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이 현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 러시아, 중국 이렇게 4개국뿐입니다.
이번 주말 인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이 끝나고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예정인데, 이때 이런 내용을 발표할 거로 전해졌습니다.
[카린 장-피에르/미 백악관 대변인 : "미국이 아시아와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만큼 베트남은 핵심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방문 때 발표될 성과들은 양국 관계의 폭과 깊이를 모두 반영할 것입니다."]
[앵커]
미국이 베트남과 급하게 가까워지는 이유,
역시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내겠죠?
[기자]
아시아와 중동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맞서, 미국도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동맹을 강화하고 있죠.
지난달 한미일 정상이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기도 했고요.
미국이 베트남과 더 두터운 관계를 맺으려는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로 풀이됩니다.
안보 군사적인 이득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도 있는데요.
미국 기업들의 제조업 공급망이 주로 중국에 집중돼 있다 보니, 중국이 코로나19 봉쇄를 오래 했을 때 타격을 크게 입었잖아요.
제조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는데, 베트남 시장은 그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애플과 구글 공급업체들은 베트남에 새 공장을 짓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고, 미 보잉사도 베트남 공급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잖아요.
중국,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고요.
그런 베트남이 미국 손을 맞잡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베트남과 중국이 우방 관계긴 하지만, 베트남도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중국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두 나라는 남중국해를 두고 영유권 갈등을 벌이고 있죠.
중국 해안경비대는 이 지역에서 베트남 석유와 시추 작업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어선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남중국해 대부분을 중국 영토로 표기한 새 지도를 공개해 논란이 됐는데, 중국은 오히려 "합리적으로 생각하라"고 응수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아주 분명합니다. 중국 당국은 매년 정기적으로 기준 지도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베트남에 역시 미국은 중요한 무역 상대인데요.
미국은 현재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고, 지난해 기준 두 나라의 무역 규모는 1천2백억 달러를 넘어섭니다.
싱가포르 싱크탱크, '유소프 이삭 연구소는'는 "베트남은 강대국들 사이에서 균형 잡힌 관계를 발전시키기 원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일본, 호주와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을 계획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강대국들 사이에서 실리를 취하겠다는 계산인데, 중국이 이런 베트남을 두고 보기만 할까요?
[기자]
이번 일로 중국이 베트남에 징벌적 대응을 하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베트남과 미국이 관계를 재정의하긴 했지만, 군사 동맹을 맺은 게 아닌 정치적인 선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번 합의로 베트남이 미국 편으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겠죠.
[윤선/중국 외교 전문가 :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으로 외교 정책을 펼치는 것은 베트남 외교에서 일관된 주제였습니다."]
베트남과 미국의 관계 변화가 두 나라 사이에 중요한 진전이긴 하겠지만, 베트남의 외교 전략에 큰 변화가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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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주 기자 rac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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