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 한국 경제도 ‘잃어버린 30년’?

입력 2023.09.07 (16:38) 수정 2023.09.0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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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주진형 /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한국 성장률 5-6년 전부터 꾸준히 감소… 부동산 버블 무너진 중국·일본과 동일 양상"
"민생보다 이념 앞세운 긴축 재정… 세수 감소·건전재정 충돌된 상황"
"윤 대통령 취임 1년 5개월 간 뚜렷한 경제정책 기조 안 보여"
"명목 GDP보다 낮은 예산에 맞춘 결과, 약한 고리부터 자르는 양상"
"장기 침체, 현역 세대 감소 영향… 장기적으로 가계부채·재정부채 사이 선택의 기로 설 것"

■ 방송시간 : 9월 7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주진형 /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https://youtu.be/fYc2iQ5kj9k

◎이재석: 오늘 나오실 분을 이미 영상에서 확인하셨는데, 경제 얘기해보겠습니다. 생산, 소비, 투자, 이들 지표가 다 안 좋고, 그래서 지금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25년 만에 한국 경제 성장률이 일본에 못 미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심각하고 중국 경제도 지금 침체죠. 그래서 우리 수출 부진도 단기간에 좋아지기가 힘들다는 말도 있고요. 지금 제가 너무 울적한 얘기들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긴축 재정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 이에 대한 논쟁도 있습니다. 다방면에서 쓴소리를 많이 해 주시고 있는 경제학자이자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던 주진형 전 대표, 제 옆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주진형: 안녕하세요?

◎이재석: 예전에 제가 전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인터뷰를 또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제 상황에 대해서 쭉 앞서 얘기를 했는데요. 이게 이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왜 이런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는가. 물론 복합 요인이 있을 테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어떤 포인트랄까요?

▼주진형: 보통 단기적으로 하는 얘기를 벗어나서 전체적인 맥락으로 말씀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지금 한 2015, 2016년 전부터 꾸준하게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왔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일종의 쇼크 때문에 왔다 갔다 출렁대긴 했지만, 장기적인 추세로는 경제 성장률이 쭉 내려오고 있었어요. 그리고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년 사이에 100만 명이 줄었고요. 앞으로도 10년 동안 계속해서 30만 명씩, 300만 명이 줄게 돼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지금 장기 침체 또는 장기 불황에 이미 도입했다.

◎이재석: 이미 들어갔다.

▼주진형: 거기에 따라서 뭐 정부가 일시적으로 재정 확대를 하거나 재정 긴축을 해서 조금조금의 변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꾸준하게 1%대의 경제 성장률을 갈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러면 우리도 일본처럼 말하자면 잃어버린 30년, 뭐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겁니까?

▼주진형: 우리 하기에 달려 있지만 가능은 있죠. 잘 보시면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기본적으로는 일본의 경제 성장 모델을 그대로 모방을 했잖아요. 그중에 특징 중의 하나는 최근에 드러나는 얘기지만 부채에 의한 성장, 그러다가 그것이 이제 일본은 버블로 30년이 깨졌지만, 한국은 그동안에 건전했던 가계에 대한 부채를 늘리는 걸로 지난 20년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고, 그러다가 이제 그것을 버티지 못하다 보면서 이제 2021년부터 부동산 버블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잖아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도 지금 부동산 버블이 깨지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 속도가 내려가는 거잖아요. 같은 시나리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재석: 부동산 얘기를 하셔서 바로 부동산 질문을 하자면, 부동산 버블이 2021년부터 우리나라도 깨지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또 시민들 가운데에서는 뭐 떨어진다, 떨어진다 그러더니 별로 떨어지지도 않는다, 지금. 물론 이게 정부의 규제 완화책 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말씀도 많이들 하시거든요?

▼주진형: 그렇죠.

◎이재석: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주진형: 제가 2022년, 작년 이맘때 KBS 라디오에서 그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2021년 말부터 가계 부채가 감소세로 전환합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올 거다 얘기를 드렸는데, 그러면 앞으로 계속해서 그렇게 내려갑니까? 제가 그렇게 사회자께서 물어보셔서 제가 뭐라고 말했냐면, 한 가지 복병이 있는데, 정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것에 해당되는 것이 2023년에 와서 뭐 특례보증... 특례 대출 같은 걸 해준다든가 아니면 1가구 2주택인 사람도, 1주택인 사람도 청약에 가입하게 해 준다든가 이런 식으로 부동산, 또 말하자면 군불을 때운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이 그런 것에 의한 일시적인 효과이지 저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장기적으로 버틸 수 없으면, 이게 참 부동산 얘기만 해도 사실은 몇십 분 해야 되는데.

▼주진형: 그렇죠.

◎이재석: 좀 더 거시적으로 가보자면, 그러면 정부가 지금 상저하고를 말하고 있는데, 하반기에 좀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여기에는 동의하십니까? 왜냐하면, 또 비판하는 쪽에서는 상저하저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고.

▼주진형: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거시 증가 표현 중의 하나가 상저하고라는 표현인데요. 그러면 우리나라 상고하저라는 말은 못 들어보셨죠? 항상 상저하고거든요? 왜 그러냐면 관료들이 경제가 이렇게 나쁜데 이거 뭐 하는 거냐? 그러면 거기다 변명으로 상반기에는 나쁘지만, 나중에는 좋아집니다라는 표현을 쓰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러니까 일종의 말하자면 관료의 책임 회피성 표현으로 이제 시작이 된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래서 상저하고면 연간으로 쳤을 때 그래서 얼마나 성장한다는 얘기냐? 했을 때 끽해야 1.4, 1.4거든요. 퍽이나 대단하게 고가 되는 것도 아니고에요. 그러니까 상저하고라는 말에 국민들이 속으시면 안 되고, 근본적으로는 1% 중반에 해당되는 경제 성장을 지금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라고 해봤자 별 볼 일 없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재석: 그런데 그 1% 중반대의 성장률이 올해만의 얘기는 아니라는 말씀이시고.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좀 더 울적해지는데, 지금 제가...

▼주진형: 그런가요?

◎이재석: 모두에서 제가 열거한 내용들보다. 그런데 지금 고금리 시대에 가계 부채가 매우 심각하고, 우리가 그래도 정부 부채는 상대적으로 좀 나은 편이다, 이런 진단들도 있는데.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동의하십니까, 여기에는?

▼주진형: 네.

◎이재석: 심각성은 얼마나, 어떻게 봐야 됩니까, 가계 부채는?

▼주진형: 가계 부채, 그러니까 원래 부채라는 것이 원래 다 잘 돌아갈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뭔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이제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거거든요.

◎이재석: 지금 데이터도 나가고 있습니다.

▼주진형: 그래서 가계 부채가 지금 문재인 정권 시절만 하더라도 GDP가 명목이 한 5%씩 올랐는데, 가계 부채는 연간 8%씩 올랐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가계 부채 비율이 올라가는 거죠. 그것에 비해서 진행이 지금 거의 한 20년을 해왔는데, 이제 더 이상은 빌려서 살 사람도 없고 가격도 너무 높으니까 사람들도 겁이 나고, 그러면서부터 이제 꺾이기 시작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뜻하지 않게 우크라이나 전쟁 벌어지고 하면서 물가가 올라가니까, 그러니까 정부는 할 수... 그러니까 한국은행은 할 수 없이 원하진 않지만, 금리를 올렸잖아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많이 돈을 빌렸던 사람들이 덜컥 잡히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모든 게 잘 돼서 금리가 빨리 내려가주면 넘어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거는 우리 뜻대로 안 되는 것이고, 말하듯이 지금 다시 유가는 다시 올라가고, 한 번 올랐던 물가도 사실은 정부가 억지로 전기값이나 눌러서 지금 겨우 3.5%이지, 결국은 언젠가는 올려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것이 온몸에 피가 돌아가면서 하나씩하나씩 병 나듯이 물가는 상당 기간 3% 이상의 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고 하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낮출 수 없을 거고, 그러니까 한국은행 총재는 자꾸 나서서 금리 내릴 거라는 기대하지 말아라. 젊은 사람들 집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완곡하게 계속해서 하고 있는 거죠.

◎이재석: 그러면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그러니까 침체는 침체대로 오고 물가는 물가대로 오르는 그런 현상을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겁니까?

▼주진형: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그렇죠? 인플레이션도 막 심한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침체도 아주 심한 침체는 아니지만, 영어로 말하면 마일드한 스태그플레이션, 이렇게 되는 거니까요.

◎이재석: 그 정도 상태를 지금 우리가 갖고 있다.

▼주진형: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뭐죠? 심질환을 앓거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이 보면 왜 시름시름 하지 않습니까? 시름시름 할 것 같아요.

◎이재석: 그런 상태다, 우리 경제가. 그런데 최근에 이제 정부의 예산안을 보면, 뭐 다들 긴축 재정이라고 평가들을 합니다. 찬반 논란이 있고요. 지금 경기침체인데 정부가 이렇게 돈 안 써도 되느냐, 이런 비판도 당연히 있고요. 그리고 또 아까 말씀하셨듯이 지금 물가 잡겠다고 고금리인데 여기에 돈을 풀어서야 있겠느냐, 이런 반론도 있고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그러면? 양쪽 다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주진형: 맞는...

◎이재석: 양쪽 다 맞는 얘기입니까?

▼주진형: 둘 다 맞는 얘기인데, 그런데 이제 중요한 것은 그러니까 왜 그러면 긴축 재정이냐, 물가 때문에 긴축 재정을 한 게 아니거든요. 작년에 소위 말하면 일종의 윤 대통령이 자기의 국정 운영의 기조라고 얘기를 하면서 작은 정부, 건전 재정, 이런 얘기를 하면서 긴축 재정으로 들어간 것이지, 긴축 재정을 지금 하고 싶어서 한 거는 아니란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요새 이제 논란이 되는 것처럼 민생이 먼저냐, 이념이 먼저냐 할 때 어떻게 보면 이념을 앞세운 긴축 재정이 시작이 되었고, 이념을 앞세운 감세를 작년에 했는데, 지금은 세수가 예상보다 덜 들어오니까, 그러면 이제 와서 그러면 다시 세금을 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예산 받아놓은 걸 갖다가 다 쓰자니 그러면 막상 적자는 더 늘어나서 또다시 또 비난을 받을 것 같으니까...

◎이재석: 재정건전성이 훼손이 되는 거죠, 말하자면.

▼주진형: 그렇게 하니까 이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말해놓은 건 있으니까 자기 덜컥수에 자기가 지금 끌려 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재석: 그러면 지금 주진형 전 대표께서 보시기에는 정부가 아무튼 침체를 회복하기 위해서 돈을 좀 써야 한다는 입장에 가까우십니까?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주진형: 이렇죠. 그러니까 금리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기업과 가계에 같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차별이 없지만, 재정 정책은 쓰기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물가가 올라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다, 그것 때문에 경기가 나빠진다. 그러면 재정 정책을 늘릴 수 있거나 아니거나 결정을 해야 되는데 만약에 많이 안 늘릴 거라고 결정을 해도 취약층에는 재정 지출은 좀 하면서 버틸 수는 있겠죠. 그런데 애초에 자기가 숫자를 딱 말해놓고 20% 줄인다, 이런 식으로 말해놓으면, 그러면 관료들은 거기에 맞춰서 갖다줄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지금 말하자면 긴축 재정이라는 것이 과연 유연한 경제 운영의 결과에 나온 긴축 재정이냐 아니면 애초에 말하자면 못을 박아놨기 때문에 끌려간, 이념에 끌려간 재정이냐 하면 후자에 가깝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데 경제부총리나 기획재정부 쪽에서는 지금 상황이 이게 맞다고 얘기할 것 같긴 합니다. 설정된 이념에 따라서 우리가 경직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주진형: 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지 뭐 어떻게 다르게 말하겠어요?

◎이재석: 예, 아니, 그러니까 아무래도 이제 설정된 이념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아마 예상되는 어떤 반론이랄까, 그거를 전달해드리자면. 그러면 그 재정건전성이라는 말을 지금 강조를 많이 하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도 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주진형: 제가 이렇게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거죠. 그러니까 재정건전성은 어떻게 보면 국정 운영의 수단이지 국정 운영을 하는 것에 따른 결과인데 그 결과가 한쪽으로 지나치지 않게 한다는 뜻으로 재정건전성이지, 재정건전성 자체가 거시 경제 운영에 목표가 될 수는 없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민생을 가꾸면서 가는 결과인 것인데, 지금 정부는 말하자면 그거를 미리 정해놓고 자기 고집을 피우는 거라고밖에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이,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침체를 한다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예를 들어서 외부의 충격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경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잠재 성장률보다 낮을 때는 유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룸은 있는 거거든요. 그렇게까지 우리나라가 지금 재정이 나쁜 상태는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긴축 재정을 내년에도 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오기 예산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죠.

◎이재석: 일종의 도그마다, 이런 취지로 제가 받아들여지는데.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럼 그분들은, 물론 제가 이제 나중에 반론을 청취해야 되겠습니다만, 왜 그런 도그마, 주진형 대표께서 보시기에 도그마, 그걸 갖고 계시다고 봅니까?

▼주진형: 크게 보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두 달 전에 재정 전략 회의를 할 때도 윤 대통령이 그 얘기를 했어요. 말하자면 부처별로 필요하면 30%씩 잘라라, 이런 소리를. 그런 게 도그마라는 거죠. 그러니까 특별히 지금 아시다시피 윤 대통령이 지금 취임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딱히 경제 정책 운영에 있어서 뭐에 중점을 하겠다는 거를 여러분들이 아시는 게 없을 겁니다. 유일하게 갖고 있다면 작은 정부, 긴축 재정이에요. 그러니까 그것밖에 할 얘기가 지금 없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라고 보고 있죠.

◎이재석: 그런데 작은 정부, 긴축 재정을 하고자 하는 어떤 그 목표, 취지, 그런 거는 또 나름대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에.

▼주진형: 그런데 그것은, 그것에 대한 의견은 이념이라는 거죠. 왜 이념이라고 그러냐면, 우리나라가 지금 그런 큰 정부냐? 재정 규모로 쳤을 때 큰 정부에 속하느냐? 전체 GDP에서 정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나라에서 속하느냐? 아니잖아요? 아닌데 작은 재정을 말하겠다는 것은 약간 좀 이상한 얘기이지 않습니까? 그런 뜻에서 말하자면 이념적이라고 말하는 거죠.

◎이재석: 국제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크지가 않다, 그 비율이.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렇습니까?

▼주진형: 네.

◎이재석: 그러면 이번에 이제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하신 부분이랄까? 그런 거는 어떤 부분입니까, 좀 구체적으로 봤을 때. 왜냐하면, R&D 예산 지금 줄인 부분도 지금 갈등 요소가 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노인 일자리 예산은 8,000억 원 늘렸다고 정부는 지금 강조하고 있고, 여러 가지 구체적인 항목들을 가지고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주진형: 지금 예산 갖고 사실 보면 이것도 굉장히 우리나라만 있는 독특한 현상인데요. 정부가 발표한 보도 자료만 지금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국회에 넘어가기 전까지는 말 못 해준다고 사안을 갖다 보내고, 국회에 보내고 나서 지금 국회에서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거기에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8,000억, 그냥 껌값입니다. 이게 뭐 8,000억이면 어떻고 1조면 어떻고 5,000억이면 어떻습니까, 그렇죠? 이거는 아무나 지금 중요한 이슈는 아니고 전체적인 규모에서 GDP 성장률보다, 명목 GDP 성장률보다 낮은 예산을 쓰겠다는 전체적인 가이드 포스트라 그럴까? 지침목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거기에 맞추다 보니까 이런 예산이 나왔고. 그렇게 예산을 짜다 보니까 비교적 정치적으로 소위 말하면 저항력이 약한 R&D 버짓 같은 것부터 우선 팍팍 자르게 된 게 아닌가.

◎이재석: 약한 고리부터 잘랐다. 아니, 그런데 오늘 말씀을 쭉 들어보니까, 그러면 우리나라가 이제 장기 침체로 들어간다고 견해를 갖고 계시다면, 뭐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앞으로? 물론 이거는 누구도 뾰족한 대안이 없을 수도 있겠는데.

▼주진형: 그러면 이제 장기 침체로 왜 우리는 들어가는 것일까 말씀을 드리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현역 세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예요.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면 물론 장기적인 얘기지만 다들 하는 얘기처럼 여성의 노동 고용 참여율을 높인다든가 아니면 기존에 있는 노동력에 대한 재활용을 통해서 전체적인 성장률을 높인다든가 이런 것들을 한편으로 해야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본을 잘 생각해보시면 일본에 있는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관료보다 바보라서 GDP의 200%가 넘어가도록 정부가 그렇게 부채를 늘렸느냐? 무슨 뜻이냐면 민간 소비가 붕괴하는 것을 벌충하는 것을 통해서 사회적인 통합과 유지를 하기 위해서 나온 고육책으로 지금까지 간 거잖아요? 물론 그렇게 가면서 자기네들 안에서 구조 개혁을 하거나 아니면 기업에서 생산성 확대를 위한 무슨 노력을 잘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갈 거라고 생각하면서 왔는데, 그건 잘 안 되고, 기본... 소위 말하는 사회보장제도가 안 된 채 늙어간 노인이 매년 지금 저희 때부터 지금 한 80만 명씩 늙어가니까 이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는 숙제를 갖다 결국은 재정 적자를 푼 거죠. 그렇지만 일본은 가계 부채는 많지가 않았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가계 부채는 많고 재정적 부채는 작고, 그렇다고 하면 이건 결국 장기적으로 정치권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큰 사회적인 선택을 해야 될 기로에 조만간 닥칠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 선택의 기로에서 가계 부채는 좀 줄이고 정부 부채는 좀 늘리더라도 뭔가 확장 재정을 펴고 이런 방향성을 좀 얘기한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주진형: 그렇습니다. 그와 동시에 구조 개혁을 통해서 민간 부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러한 개혁을 해야겠는데, 그건 이제 두고 봐야 아는 거겠죠.

◎이재석: 정말로 두고 봐야 알겠네요. 오늘 좀 거시 경제 차원으로 여러 말씀을 좀 들었는데, 인터뷰는 여기에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진형: 고맙습니다.

◎이재석: 오늘 사사건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희는 내일 오후 4시에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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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플러스] 한국 경제도 ‘잃어버린 30년’?
    • 입력 2023-09-07 16:38:25
    • 수정2023-09-08 10:13:01
    사사건건
■ 주진형 /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br /><br />"한국 성장률 5-6년 전부터 꾸준히 감소… 부동산 버블 무너진 중국·일본과 동일 양상"<br />"민생보다 이념 앞세운 긴축 재정… 세수 감소·건전재정 충돌된 상황"<br />"윤 대통령 취임 1년 5개월 간 뚜렷한 경제정책 기조 안 보여"<br />"명목 GDP보다 낮은 예산에 맞춘 결과, 약한 고리부터 자르는 양상"<br />"장기 침체, 현역 세대 감소 영향… 장기적으로 가계부채·재정부채 사이 선택의 기로 설 것"
■ 방송시간 : 9월 7일(목)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주진형 /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https://youtu.be/fYc2iQ5kj9k

◎이재석: 오늘 나오실 분을 이미 영상에서 확인하셨는데, 경제 얘기해보겠습니다. 생산, 소비, 투자, 이들 지표가 다 안 좋고, 그래서 지금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이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25년 만에 한국 경제 성장률이 일본에 못 미칠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심각하고 중국 경제도 지금 침체죠. 그래서 우리 수출 부진도 단기간에 좋아지기가 힘들다는 말도 있고요. 지금 제가 너무 울적한 얘기들만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긴축 재정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 이에 대한 논쟁도 있습니다. 다방면에서 쓴소리를 많이 해 주시고 있는 경제학자이자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던 주진형 전 대표, 제 옆에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주진형: 안녕하세요?

◎이재석: 예전에 제가 전화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인터뷰를 또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경제 상황에 대해서 쭉 앞서 얘기를 했는데요. 이게 이제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왜 이런 상황에 봉착하게 되었는가. 물론 복합 요인이 있을 테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하게 보시는 어떤 포인트랄까요?

▼주진형: 보통 단기적으로 하는 얘기를 벗어나서 전체적인 맥락으로 말씀을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지금 한 2015, 2016년 전부터 꾸준하게 경제 성장률이 낮아져왔습니다. 그러다가 2020년에 코로나 사태 때문에 일종의 쇼크 때문에 왔다 갔다 출렁대긴 했지만, 장기적인 추세로는 경제 성장률이 쭉 내려오고 있었어요. 그리고 2017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3년 사이에 100만 명이 줄었고요. 앞으로도 10년 동안 계속해서 30만 명씩, 300만 명이 줄게 돼 있습니다, 2030년까지.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우리나라 지금 장기 침체 또는 장기 불황에 이미 도입했다.

◎이재석: 이미 들어갔다.

▼주진형: 거기에 따라서 뭐 정부가 일시적으로 재정 확대를 하거나 재정 긴축을 해서 조금조금의 변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꾸준하게 1%대의 경제 성장률을 갈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러면 우리도 일본처럼 말하자면 잃어버린 30년, 뭐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는 겁니까?

▼주진형: 우리 하기에 달려 있지만 가능은 있죠. 잘 보시면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기본적으로는 일본의 경제 성장 모델을 그대로 모방을 했잖아요. 그중에 특징 중의 하나는 최근에 드러나는 얘기지만 부채에 의한 성장, 그러다가 그것이 이제 일본은 버블로 30년이 깨졌지만, 한국은 그동안에 건전했던 가계에 대한 부채를 늘리는 걸로 지난 20년간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고, 그러다가 이제 그것을 버티지 못하다 보면서 이제 2021년부터 부동산 버블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잖아요?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도 지금 부동산 버블이 깨지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 속도가 내려가는 거잖아요. 같은 시나리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재석: 부동산 얘기를 하셔서 바로 부동산 질문을 하자면, 부동산 버블이 2021년부터 우리나라도 깨지기 시작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또 시민들 가운데에서는 뭐 떨어진다, 떨어진다 그러더니 별로 떨어지지도 않는다, 지금. 물론 이게 정부의 규제 완화책 때문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말씀도 많이들 하시거든요?

▼주진형: 그렇죠.

◎이재석: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주진형: 제가 2022년, 작년 이맘때 KBS 라디오에서 그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2021년 말부터 가계 부채가 감소세로 전환합니다. 처음 있는 일이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올 거다 얘기를 드렸는데, 그러면 앞으로 계속해서 그렇게 내려갑니까? 제가 그렇게 사회자께서 물어보셔서 제가 뭐라고 말했냐면, 한 가지 복병이 있는데, 정부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것에 해당되는 것이 2023년에 와서 뭐 특례보증... 특례 대출 같은 걸 해준다든가 아니면 1가구 2주택인 사람도, 1주택인 사람도 청약에 가입하게 해 준다든가 이런 식으로 부동산, 또 말하자면 군불을 때운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이 그런 것에 의한 일시적인 효과이지 저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장기적으로 버틸 수 없으면, 이게 참 부동산 얘기만 해도 사실은 몇십 분 해야 되는데.

▼주진형: 그렇죠.

◎이재석: 좀 더 거시적으로 가보자면, 그러면 정부가 지금 상저하고를 말하고 있는데, 하반기에 좀 사정이 나아질 것이다. 여기에는 동의하십니까? 왜냐하면, 또 비판하는 쪽에서는 상저하저다,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도 있고.

▼주진형: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거시 증가 표현 중의 하나가 상저하고라는 표현인데요. 그러면 우리나라 상고하저라는 말은 못 들어보셨죠? 항상 상저하고거든요? 왜 그러냐면 관료들이 경제가 이렇게 나쁜데 이거 뭐 하는 거냐? 그러면 거기다 변명으로 상반기에는 나쁘지만, 나중에는 좋아집니다라는 표현을 쓰는 거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그러니까 일종의 말하자면 관료의 책임 회피성 표현으로 이제 시작이 된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래서 상저하고면 연간으로 쳤을 때 그래서 얼마나 성장한다는 얘기냐? 했을 때 끽해야 1.4, 1.4거든요. 퍽이나 대단하게 고가 되는 것도 아니고에요. 그러니까 상저하고라는 말에 국민들이 속으시면 안 되고, 근본적으로는 1% 중반에 해당되는 경제 성장을 지금 모든 사람들이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라고 해봤자 별 볼 일 없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재석: 그런데 그 1% 중반대의 성장률이 올해만의 얘기는 아니라는 말씀이시고.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좀 더 울적해지는데, 지금 제가...

▼주진형: 그런가요?

◎이재석: 모두에서 제가 열거한 내용들보다. 그런데 지금 고금리 시대에 가계 부채가 매우 심각하고, 우리가 그래도 정부 부채는 상대적으로 좀 나은 편이다, 이런 진단들도 있는데.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동의하십니까, 여기에는?

▼주진형: 네.

◎이재석: 심각성은 얼마나, 어떻게 봐야 됩니까, 가계 부채는?

▼주진형: 가계 부채, 그러니까 원래 부채라는 것이 원래 다 잘 돌아갈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뭔가 한 번 문제가 생기면 그때부터는 이제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거거든요.

◎이재석: 지금 데이터도 나가고 있습니다.

▼주진형: 그래서 가계 부채가 지금 문재인 정권 시절만 하더라도 GDP가 명목이 한 5%씩 올랐는데, 가계 부채는 연간 8%씩 올랐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가계 부채 비율이 올라가는 거죠. 그것에 비해서 진행이 지금 거의 한 20년을 해왔는데, 이제 더 이상은 빌려서 살 사람도 없고 가격도 너무 높으니까 사람들도 겁이 나고, 그러면서부터 이제 꺾이기 시작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러다가 뜻하지 않게 우크라이나 전쟁 벌어지고 하면서 물가가 올라가니까, 그러니까 정부는 할 수... 그러니까 한국은행은 할 수 없이 원하진 않지만, 금리를 올렸잖아요. 그러니까 그동안에 많이 돈을 빌렸던 사람들이 덜컥 잡히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모든 게 잘 돼서 금리가 빨리 내려가주면 넘어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그거는 우리 뜻대로 안 되는 것이고, 말하듯이 지금 다시 유가는 다시 올라가고, 한 번 올랐던 물가도 사실은 정부가 억지로 전기값이나 눌러서 지금 겨우 3.5%이지, 결국은 언젠가는 올려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이것이 온몸에 피가 돌아가면서 하나씩하나씩 병 나듯이 물가는 상당 기간 3% 이상의 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다고 하면 한국은행도 금리를 낮출 수 없을 거고, 그러니까 한국은행 총재는 자꾸 나서서 금리 내릴 거라는 기대하지 말아라. 젊은 사람들 집 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완곡하게 계속해서 하고 있는 거죠.

◎이재석: 그러면 교과서에서 얘기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그러니까 침체는 침체대로 오고 물가는 물가대로 오르는 그런 현상을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겁니까?

▼주진형: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그렇죠? 인플레이션도 막 심한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침체도 아주 심한 침체는 아니지만, 영어로 말하면 마일드한 스태그플레이션, 이렇게 되는 거니까요.

◎이재석: 그 정도 상태를 지금 우리가 갖고 있다.

▼주진형: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뭐죠? 심질환을 앓거나 당뇨병을 앓는 사람들이 보면 왜 시름시름 하지 않습니까? 시름시름 할 것 같아요.

◎이재석: 그런 상태다, 우리 경제가. 그런데 최근에 이제 정부의 예산안을 보면, 뭐 다들 긴축 재정이라고 평가들을 합니다. 찬반 논란이 있고요. 지금 경기침체인데 정부가 이렇게 돈 안 써도 되느냐, 이런 비판도 당연히 있고요. 그리고 또 아까 말씀하셨듯이 지금 물가 잡겠다고 고금리인데 여기에 돈을 풀어서야 있겠느냐, 이런 반론도 있고요. 어떻게 봐야 됩니까, 그러면? 양쪽 다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요.

▼주진형: 맞는...

◎이재석: 양쪽 다 맞는 얘기입니까?

▼주진형: 둘 다 맞는 얘기인데, 그런데 이제 중요한 것은 그러니까 왜 그러면 긴축 재정이냐, 물가 때문에 긴축 재정을 한 게 아니거든요. 작년에 소위 말하면 일종의 윤 대통령이 자기의 국정 운영의 기조라고 얘기를 하면서 작은 정부, 건전 재정, 이런 얘기를 하면서 긴축 재정으로 들어간 것이지, 긴축 재정을 지금 하고 싶어서 한 거는 아니란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요새 이제 논란이 되는 것처럼 민생이 먼저냐, 이념이 먼저냐 할 때 어떻게 보면 이념을 앞세운 긴축 재정이 시작이 되었고, 이념을 앞세운 감세를 작년에 했는데, 지금은 세수가 예상보다 덜 들어오니까, 그러면 이제 와서 그러면 다시 세금을 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예산 받아놓은 걸 갖다가 다 쓰자니 그러면 막상 적자는 더 늘어나서 또다시 또 비난을 받을 것 같으니까...

◎이재석: 재정건전성이 훼손이 되는 거죠, 말하자면.

▼주진형: 그렇게 하니까 이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런데 말해놓은 건 있으니까 자기 덜컥수에 자기가 지금 끌려 간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재석: 그러면 지금 주진형 전 대표께서 보시기에는 정부가 아무튼 침체를 회복하기 위해서 돈을 좀 써야 한다는 입장에 가까우십니까?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십니까?

▼주진형: 이렇죠. 그러니까 금리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기업과 가계에 같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차별이 없지만, 재정 정책은 쓰기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물가가 올라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렸다, 그것 때문에 경기가 나빠진다. 그러면 재정 정책을 늘릴 수 있거나 아니거나 결정을 해야 되는데 만약에 많이 안 늘릴 거라고 결정을 해도 취약층에는 재정 지출은 좀 하면서 버틸 수는 있겠죠. 그런데 애초에 자기가 숫자를 딱 말해놓고 20% 줄인다, 이런 식으로 말해놓으면, 그러면 관료들은 거기에 맞춰서 갖다줄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러니까 지금 말하자면 긴축 재정이라는 것이 과연 유연한 경제 운영의 결과에 나온 긴축 재정이냐 아니면 애초에 말하자면 못을 박아놨기 때문에 끌려간, 이념에 끌려간 재정이냐 하면 후자에 가깝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데 경제부총리나 기획재정부 쪽에서는 지금 상황이 이게 맞다고 얘기할 것 같긴 합니다. 설정된 이념에 따라서 우리가 경직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주진형: 그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지 뭐 어떻게 다르게 말하겠어요?

◎이재석: 예, 아니, 그러니까 아무래도 이제 설정된 이념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아마 예상되는 어떤 반론이랄까, 그거를 전달해드리자면. 그러면 그 재정건전성이라는 말을 지금 강조를 많이 하잖아요. 여기에 대해서도 좀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주진형: 제가 이렇게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거죠. 그러니까 재정건전성은 어떻게 보면 국정 운영의 수단이지 국정 운영을 하는 것에 따른 결과인데 그 결과가 한쪽으로 지나치지 않게 한다는 뜻으로 재정건전성이지, 재정건전성 자체가 거시 경제 운영에 목표가 될 수는 없는 거예요. 기본적으로 민생을 가꾸면서 가는 결과인 것인데, 지금 정부는 말하자면 그거를 미리 정해놓고 자기 고집을 피우는 거라고밖에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이,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침체를 한다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예를 들어서 외부의 충격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경기가 우리가 생각하는 잠재 성장률보다 낮을 때는 유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룸은 있는 거거든요. 그렇게까지 우리나라가 지금 재정이 나쁜 상태는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긴축 재정을 내년에도 하겠다는 것은 일종의 오기 예산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죠.

◎이재석: 일종의 도그마다, 이런 취지로 제가 받아들여지는데.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럼 그분들은, 물론 제가 이제 나중에 반론을 청취해야 되겠습니다만, 왜 그런 도그마, 주진형 대표께서 보시기에 도그마, 그걸 갖고 계시다고 봅니까?

▼주진형: 크게 보면 두 가지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두 달 전에 재정 전략 회의를 할 때도 윤 대통령이 그 얘기를 했어요. 말하자면 부처별로 필요하면 30%씩 잘라라, 이런 소리를. 그런 게 도그마라는 거죠. 그러니까 특별히 지금 아시다시피 윤 대통령이 지금 취임한 지 1년 반이 지났는데, 딱히 경제 정책 운영에 있어서 뭐에 중점을 하겠다는 거를 여러분들이 아시는 게 없을 겁니다. 유일하게 갖고 있다면 작은 정부, 긴축 재정이에요. 그러니까 그것밖에 할 얘기가 지금 없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라고 보고 있죠.

◎이재석: 그런데 작은 정부, 긴축 재정을 하고자 하는 어떤 그 목표, 취지, 그런 거는 또 나름대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에.

▼주진형: 그런데 그것은, 그것에 대한 의견은 이념이라는 거죠. 왜 이념이라고 그러냐면, 우리나라가 지금 그런 큰 정부냐? 재정 규모로 쳤을 때 큰 정부에 속하느냐? 전체 GDP에서 정부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나라에서 속하느냐? 아니잖아요? 아닌데 작은 재정을 말하겠다는 것은 약간 좀 이상한 얘기이지 않습니까? 그런 뜻에서 말하자면 이념적이라고 말하는 거죠.

◎이재석: 국제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크지가 않다, 그 비율이.

▼주진형: 그렇습니다.

◎이재석: 그렇습니까?

▼주진형: 네.

◎이재석: 그러면 이번에 이제 예산안에서 가장 주목하신 부분이랄까? 그런 거는 어떤 부분입니까, 좀 구체적으로 봤을 때. 왜냐하면, R&D 예산 지금 줄인 부분도 지금 갈등 요소가 되고 있고요. 그런데 이제 노인 일자리 예산은 8,000억 원 늘렸다고 정부는 지금 강조하고 있고, 여러 가지 구체적인 항목들을 가지고 옥신각신하고 있는데.

▼주진형: 지금 예산 갖고 사실 보면 이것도 굉장히 우리나라만 있는 독특한 현상인데요. 정부가 발표한 보도 자료만 지금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국회에 넘어가기 전까지는 말 못 해준다고 사안을 갖다 보내고, 국회에 보내고 나서 지금 국회에서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거기에 들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8,000억, 그냥 껌값입니다. 이게 뭐 8,000억이면 어떻고 1조면 어떻고 5,000억이면 어떻습니까, 그렇죠? 이거는 아무나 지금 중요한 이슈는 아니고 전체적인 규모에서 GDP 성장률보다, 명목 GDP 성장률보다 낮은 예산을 쓰겠다는 전체적인 가이드 포스트라 그럴까? 지침목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고 거기에 맞추다 보니까 이런 예산이 나왔고. 그렇게 예산을 짜다 보니까 비교적 정치적으로 소위 말하면 저항력이 약한 R&D 버짓 같은 것부터 우선 팍팍 자르게 된 게 아닌가.

◎이재석: 약한 고리부터 잘랐다. 아니, 그런데 오늘 말씀을 쭉 들어보니까, 그러면 우리나라가 이제 장기 침체로 들어간다고 견해를 갖고 계시다면, 뭐 어떻게 해야 됩니까, 앞으로? 물론 이거는 누구도 뾰족한 대안이 없을 수도 있겠는데.

▼주진형: 그러면 이제 장기 침체로 왜 우리는 들어가는 것일까 말씀을 드리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현역 세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거예요.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줄어드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면 물론 장기적인 얘기지만 다들 하는 얘기처럼 여성의 노동 고용 참여율을 높인다든가 아니면 기존에 있는 노동력에 대한 재활용을 통해서 전체적인 성장률을 높인다든가 이런 것들을 한편으로 해야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일본을 잘 생각해보시면 일본에 있는 관료들이나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정치인이나 관료보다 바보라서 GDP의 200%가 넘어가도록 정부가 그렇게 부채를 늘렸느냐? 무슨 뜻이냐면 민간 소비가 붕괴하는 것을 벌충하는 것을 통해서 사회적인 통합과 유지를 하기 위해서 나온 고육책으로 지금까지 간 거잖아요? 물론 그렇게 가면서 자기네들 안에서 구조 개혁을 하거나 아니면 기업에서 생산성 확대를 위한 무슨 노력을 잘했으면 이렇게까지 안 갈 거라고 생각하면서 왔는데, 그건 잘 안 되고, 기본... 소위 말하는 사회보장제도가 안 된 채 늙어간 노인이 매년 지금 저희 때부터 지금 한 80만 명씩 늙어가니까 이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는 숙제를 갖다 결국은 재정 적자를 푼 거죠. 그렇지만 일본은 가계 부채는 많지가 않았던 나라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지금 가계 부채는 많고 재정적 부채는 작고, 그렇다고 하면 이건 결국 장기적으로 정치권과 우리나라 국민들이 큰 사회적인 선택을 해야 될 기로에 조만간 닥칠 거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 선택의 기로에서 가계 부채는 좀 줄이고 정부 부채는 좀 늘리더라도 뭔가 확장 재정을 펴고 이런 방향성을 좀 얘기한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주진형: 그렇습니다. 그와 동시에 구조 개혁을 통해서 민간 부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그러한 개혁을 해야겠는데, 그건 이제 두고 봐야 아는 거겠죠.

◎이재석: 정말로 두고 봐야 알겠네요. 오늘 좀 거시 경제 차원으로 여러 말씀을 좀 들었는데, 인터뷰는 여기에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진형: 고맙습니다.

◎이재석: 오늘 사사건건,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저희는 내일 오후 4시에 돌아오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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