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시진핑 빠진’ G20 정상회의 내일 개막…공동선언 나올까?
입력 2023.09.08 (10:47)
수정 2023.09.08 (1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인도에서 열립니다.
길어지는 전쟁과 기후 위기까지 국제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는데, 이 나라 정상이 올해는 빠지겠다고 하면서 잡음부터 나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G20 정상회의가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19개 주요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를 나누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위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거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 특정 합의를 이끌어내면 공동 선언문도 채택하는데요.
문제는 어렵게 선언문을 내놔도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의 경우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잖아요?
2021년 G20 회의에서도 "의미 있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놨지만, 이듬해인 2022년,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로 국제에너지기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금융 시스템 개선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G20 선언들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앵커]
다 같이 급한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해도 모자란데, 올해는 시작부터 누가 오냐 안 오냐로 더 신경이 쓰이잖아요?
[기자]
올해 G20 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빠지고 대신 리창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시 주석이 G20 회의에 빠지는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정부의 초청장에 응해, 리창 국무총리가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 주석은 최근 잇따라 주요 국제 회의에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시작돼 오늘 끝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리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했죠.
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법을 존중해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리 총리 면전에서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우리는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당사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시 주석이 이런 민망한 상황을 피하려고 국제 행사에 계속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죠?
[기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영유권을 두고 개최국 인도와 중국의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짚었습니다.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정면돌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시 주석의 든든한 우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 오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입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산카르/인도 외무장관 : "그들이 불참하는 건 인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니까, 국내 위기 관리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 주석 대신 G20 회의에 참석하는 리 총리에게 어디까지 권한이 주어졌을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는데, 이는 당시 시 주석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덕분"이라는 겁니다.
[앵커]
주요 국가들끼리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마주 앉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기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 섞인 말을 했는데, 전해지는 분위기로 봐선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인데요.
이 회의에는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SNS에 "시 주석의 참석을 원한다면 미국은 충분한 성의를 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인도에서 열립니다.
길어지는 전쟁과 기후 위기까지 국제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는데, 이 나라 정상이 올해는 빠지겠다고 하면서 잡음부터 나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G20 정상회의가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19개 주요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를 나누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위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거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 특정 합의를 이끌어내면 공동 선언문도 채택하는데요.
문제는 어렵게 선언문을 내놔도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의 경우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잖아요?
2021년 G20 회의에서도 "의미 있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놨지만, 이듬해인 2022년,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로 국제에너지기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금융 시스템 개선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G20 선언들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앵커]
다 같이 급한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해도 모자란데, 올해는 시작부터 누가 오냐 안 오냐로 더 신경이 쓰이잖아요?
[기자]
올해 G20 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빠지고 대신 리창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시 주석이 G20 회의에 빠지는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정부의 초청장에 응해, 리창 국무총리가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 주석은 최근 잇따라 주요 국제 회의에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시작돼 오늘 끝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리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했죠.
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법을 존중해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리 총리 면전에서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우리는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당사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시 주석이 이런 민망한 상황을 피하려고 국제 행사에 계속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죠?
[기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영유권을 두고 개최국 인도와 중국의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짚었습니다.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정면돌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시 주석의 든든한 우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 오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입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산카르/인도 외무장관 : "그들이 불참하는 건 인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니까, 국내 위기 관리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 주석 대신 G20 회의에 참석하는 리 총리에게 어디까지 권한이 주어졌을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는데, 이는 당시 시 주석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덕분"이라는 겁니다.
[앵커]
주요 국가들끼리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마주 앉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기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 섞인 말을 했는데, 전해지는 분위기로 봐선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인데요.
이 회의에는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SNS에 "시 주석의 참석을 원한다면 미국은 충분한 성의를 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돋보기] ‘시진핑 빠진’ G20 정상회의 내일 개막…공동선언 나올까?
-
- 입력 2023-09-08 10:47:42
- 수정2023-09-08 11:00:26

[앵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인도에서 열립니다.
길어지는 전쟁과 기후 위기까지 국제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는데, 이 나라 정상이 올해는 빠지겠다고 하면서 잡음부터 나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G20 정상회의가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19개 주요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를 나누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위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거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 특정 합의를 이끌어내면 공동 선언문도 채택하는데요.
문제는 어렵게 선언문을 내놔도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의 경우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잖아요?
2021년 G20 회의에서도 "의미 있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놨지만, 이듬해인 2022년,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로 국제에너지기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금융 시스템 개선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G20 선언들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앵커]
다 같이 급한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해도 모자란데, 올해는 시작부터 누가 오냐 안 오냐로 더 신경이 쓰이잖아요?
[기자]
올해 G20 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빠지고 대신 리창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시 주석이 G20 회의에 빠지는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정부의 초청장에 응해, 리창 국무총리가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 주석은 최근 잇따라 주요 국제 회의에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시작돼 오늘 끝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리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했죠.
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법을 존중해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리 총리 면전에서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우리는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당사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시 주석이 이런 민망한 상황을 피하려고 국제 행사에 계속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죠?
[기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영유권을 두고 개최국 인도와 중국의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짚었습니다.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정면돌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시 주석의 든든한 우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 오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입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산카르/인도 외무장관 : "그들이 불참하는 건 인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니까, 국내 위기 관리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 주석 대신 G20 회의에 참석하는 리 총리에게 어디까지 권한이 주어졌을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는데, 이는 당시 시 주석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덕분"이라는 겁니다.
[앵커]
주요 국가들끼리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마주 앉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기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 섞인 말을 했는데, 전해지는 분위기로 봐선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인데요.
이 회의에는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SNS에 "시 주석의 참석을 원한다면 미국은 충분한 성의를 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이번 주말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인도에서 열립니다.
길어지는 전쟁과 기후 위기까지 국제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는데, 이 나라 정상이 올해는 빠지겠다고 하면서 잡음부터 나옵니다.
올해 G20 정상회의, 지구촌 돋보기에서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G20 정상회의가 현지시각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립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등 19개 주요국과 유럽연합 정상이 매년 모여 세계 경제의 화두를 나누고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인데요.
올해는 길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 변화, 저소득 국가들의 부채 위기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거로 보입니다.
회의 결과 특정 합의를 이끌어내면 공동 선언문도 채택하는데요.
문제는 어렵게 선언문을 내놔도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의 경우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잖아요?
2021년 G20 회의에서도 "의미 있고 효과적인 행동으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하겠다"는 합의문을 내놨지만, 이듬해인 2022년, 전 세계 석탄 화력 발전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거로 국제에너지기구는 파악하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쟁이 터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죠.
물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서 금융 시스템 개선에 성공하는 등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많은 G20 선언들은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고 뉴욕타임스는 짚었습니다.
[앵커]
다 같이 급한 문제를 푸는 데만 집중해도 모자란데, 올해는 시작부터 누가 오냐 안 오냐로 더 신경이 쓰이잖아요?
[기자]
올해 G20 회의에는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빠지고 대신 리창 국무총리가 참석합니다.
시 주석이 G20 회의에 빠지는 건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마오닝/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인도 정부의 초청장에 응해, 리창 국무총리가 9일과 10일 뉴델리에서 열리는 제18차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사실 시 주석은 최근 잇따라 주요 국제 회의에 빠지고 있는데요.
지난 5일 시작돼 오늘 끝나는 아세안 정상회의에도 리 총리가 시 주석 대신 참석했죠.
남아시아국가연합인 아세안과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다시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국제법을 존중해야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며, 리 총리 면전에서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조코 위도도/인도네시아 대통령 : "우리는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모든 당사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앵커]
시 주석이 이런 민망한 상황을 피하려고 국제 행사에 계속 빠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죠?
[기자]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중국에 대한 비판과 영유권을 두고 개최국 인도와 중국의 마찰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G20 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짚었습니다.
여러모로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굳이 정면돌파 하지 않겠다는 의도라는 겁니다.
여기에 시 주석의 든든한 우군,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G20 회의에 오지 않는데, 푸틴 대통령에게는 전쟁 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입니다.
[수브라마니암 자이산카르/인도 외무장관 : "그들이 불참하는 건 인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최근 중국 경제가 부동산 경기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니까, 국내 위기 관리에 집중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 주석 대신 G20 회의에 참석하는 리 총리에게 어디까지 권한이 주어졌을지 알 수 없다는 건데요.
블룸버그는 "올해 G20 정상회의에서 공동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확언하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지난해 회의에서도 오랜 시간 논쟁 끝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했는데, 이는 당시 시 주석이 부분적으로 타협한 덕분"이라는 겁니다.
[앵커]
주요 국가들끼리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마주 앉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네요.
[기자]
시 주석이 G20에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쉽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거"라고 희망 섞인 말을 했는데, 전해지는 분위기로 봐선 당분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인데요.
이 회의에는 시 주석이 모습을 드러낼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SNS에 "시 주석의 참석을 원한다면 미국은 충분한 성의를 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
-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황경주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