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 넘게 수출 감소…‘상저하고’ 반등은 언제?

입력 2023.09.11 (16:48) 수정 2023.09.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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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초가을입니다.

입추(8월 8일)가 지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오늘(9월 11일)도 전국에는 늦더위가 계속됐습니다.

청량한 날씨와 거리가 먼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1년이 다 되도록 풀리지 않는 수출 상황입니다.

■ 11개월 연속 수출액 감소…반도체·대중국 수출↓


월간 수출액 감소세는 벌써 1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8억 6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줄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14.5% 줄어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1달 전 같은 기간(수출액 15.3% 감소, 일 평균 수출액 15.3% 감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흐름을 끊지는 못했습니다.

수입도 함께 감소(11.3%↓) 했는데요.

무역수지는 16억 4천4백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 기간(-30억 1,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습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 7천만 달러 흑자로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바 있지만,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준 영향이 커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54억 2천만 달러입니다.


수출액 감소 폭이나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었으니 상황이 다소 나아진 듯 하지만 품목별로 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반도체 수출 감소때문입니다.

1년 전보다 28.2%나 줄었는데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8월 같은 기간(18.1% 감소)보다 감소 폭도 더 커졌습니다.

석유제품(-14.0%), 자동차부품(-15.1%), 정밀기기(-16.6%), 컴퓨터 주변기기(-46.5%) 등도 부진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17.7% 줄어서 감소세가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1.2%), 유럽연합(-14.7%), 일본(-9.4%), 대만(-6.5%) 등에 대한 수출도 줄었습니다.

반도체·대중국 수출 감소가 수출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 추경호 "4분기 중 수출 플러스 전환"…전문가 "중국 경제 악영향 지속될 듯"

정부는 4분기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경제가 상반기 저조하고 하반기 상승한다는 이른바 '상저하고' 론의 중요한 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9월에는 무역수지 흑자기조와 함께 수출 감소 폭이 추가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중에는 수출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추 부총리는 "하반기 경기 반등의 핵심 요소인 수출은 8월 하계휴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감소 폭이 크게 완화됐고 대중국 수출도 100억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며 "무역수지도 3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기대가 맞으려면 늦어도 4분기부터는 반도체 수출이 살아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워낙 좋지 않아서 올해는 지표가 소폭 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는 "오롯이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적으로 수출이 회복된다라고는 말하기는 어렵다"며 "지금 우리 주력 제품인 D램이나 낸드 플래시 보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격이 반전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보면 반도체 시황은 아직은 침체 국면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자체가 중국과 밀접히 연관된 것도 큰 부담입니다.

주 실장은 "우리 반도체 수출의 한 50% 이상이 중국으로 간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기 전까지 반도체 업황도 크게 반등할 수 있는 계기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며 "중국의 경우 아직 위기는 아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이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소비하고 투자가 안 살아나고 중국 은행의 예금은 오히려 증가하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의 어떤 심리가 상당히 냉각돼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당분간은 없고 일단 올해는 넘겨야 할 걸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 데는 수출이 중요하고, 수출이 되살아나려면 반도체 부문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가격이든, 물량이든, 8월보다 나아진다는 신호가 9월에 잡혀야 정부 전망이나 우리 경제 회복력에 대한 믿음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9월 초순부터 수출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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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1 16:47:59
    • 수정2023-09-11 16: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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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초가을입니다.

입추(8월 8일)가 지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오늘(9월 11일)도 전국에는 늦더위가 계속됐습니다.

청량한 날씨와 거리가 먼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가장 답답한 것은 1년이 다 되도록 풀리지 않는 수출 상황입니다.

■ 11개월 연속 수출액 감소…반도체·대중국 수출↓


월간 수출액 감소세는 벌써 1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9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48억 6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줄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은 14.5% 줄어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1달 전 같은 기간(수출액 15.3% 감소, 일 평균 수출액 15.3% 감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흐름을 끊지는 못했습니다.

수입도 함께 감소(11.3%↓) 했는데요.

무역수지는 16억 4천4백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달 같은 기간(-30억 1,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습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 7천만 달러 흑자로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한 바 있지만,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준 영향이 커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54억 2천만 달러입니다.


수출액 감소 폭이나 무역수지 적자 폭이 줄었으니 상황이 다소 나아진 듯 하지만 품목별로 보면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반도체 수출 감소때문입니다.

1년 전보다 28.2%나 줄었는데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8월 같은 기간(18.1% 감소)보다 감소 폭도 더 커졌습니다.

석유제품(-14.0%), 자동차부품(-15.1%), 정밀기기(-16.6%), 컴퓨터 주변기기(-46.5%) 등도 부진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17.7% 줄어서 감소세가 지난달까지 15개월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1.2%), 유럽연합(-14.7%), 일본(-9.4%), 대만(-6.5%) 등에 대한 수출도 줄었습니다.

반도체·대중국 수출 감소가 수출 감소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겁니다.

■ 추경호 "4분기 중 수출 플러스 전환"…전문가 "중국 경제 악영향 지속될 듯"

정부는 4분기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경제가 상반기 저조하고 하반기 상승한다는 이른바 '상저하고' 론의 중요한 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9월에는 무역수지 흑자기조와 함께 수출 감소 폭이 추가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4분기 중에는 수출이 플러스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추 부총리는 "하반기 경기 반등의 핵심 요소인 수출은 8월 하계휴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감소 폭이 크게 완화됐고 대중국 수출도 100억 달러를 다시 넘어섰다"며 "무역수지도 3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기대가 맞으려면 늦어도 4분기부터는 반도체 수출이 살아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견해도 나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워낙 좋지 않아서 올해는 지표가 소폭 플러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는 "오롯이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적으로 수출이 회복된다라고는 말하기는 어렵다"며 "지금 우리 주력 제품인 D램이나 낸드 플래시 보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가격이 반전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보면 반도체 시황은 아직은 침체 국면이라고 생각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도체 수출 자체가 중국과 밀접히 연관된 것도 큰 부담입니다.

주 실장은 "우리 반도체 수출의 한 50% 이상이 중국으로 간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기 전까지 반도체 업황도 크게 반등할 수 있는 계기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며 "중국의 경우 아직 위기는 아니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이 효과가 없는 상황이다. 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소비하고 투자가 안 살아나고 중국 은행의 예금은 오히려 증가하는 어떻게 보면 사람들의 어떤 심리가 상당히 냉각돼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살아날 가능성은 당분간은 없고 일단 올해는 넘겨야 할 걸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 경제가 살아나는 데는 수출이 중요하고, 수출이 되살아나려면 반도체 부문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가격이든, 물량이든, 8월보다 나아진다는 신호가 9월에 잡혀야 정부 전망이나 우리 경제 회복력에 대한 믿음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9월 초순부터 수출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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