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너희는 고려대 짝퉁 조려대”…‘지방캠퍼스’ 차별 논란

입력 2023.09.11 (19:35) 수정 2023.09.1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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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우리는 '입장객'입니까?

지난 4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게시한 입장문입니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함께하는 가을 축제를 며칠 앞두고 이 입장문이 발표되면서 고려대 서울캠퍼스가 세종캠퍼스를 차별, 혐오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서울캠퍼스 총학 측이 축제 준비 기여도를 근거로 축제 좌석 배정의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했고, 총학생회장은 세종캠퍼스 학생들을 '입장객'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주장이 담겼는데요.

입장문 발표 이후 고려대와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직도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모른다, 서울캠퍼스가 세종캠퍼스 자리를 따로 챙겨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뭐 하는 거냐" 이런 글이 올라왔고요.

원주와 조치원에 있는 각 캠퍼스를 비하하는 말,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는데요.

지방캠퍼스는 서울캠퍼스의 짝퉁일 뿐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고 김준엽 총장이 세종캠퍼스가 고려대학교의 동등한 일부임을 강조했고,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고려대의 일원"이라면서 차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희주/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 "저희도 서울캠퍼스 분들이 조금 더 고등학교 때 노력을 했고, 입시 결과의 차이나 이런 것들 다 인정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측에서도 '고려대학교 구성원이 다 같이 즐기는 축제다'라고 한 것과 다르게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조차 이렇게 차별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에 저희는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고려대뿐 아니라 서울권 대학의 본교와 지역 분교, 캠퍼스 간의 차별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죠.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합니다.

"고연전은 어려운 입시를 통과한 승자들이 남들과 다르게 자신들만 누리는 축제입니다", "서울과 세종 캠퍼스는 차이가 있는데 애초에 서울캠퍼스 문화를 누리게 해 준 것만으로도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견이 있는 반면 "지나친 경쟁이 낳은 모습이다", "자기들보다 못하면 무시해도 되고 차별해도 된다는 생각이 무섭습니다", 이렇게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치열한 입시 경쟁과 함께 어려워진 취업, 사라지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 같은 사회 현실이 서울과 지역 캠퍼스 갈등과 차별 논란에 투영됐다고 분석합니다.

[임명호/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최근 젊은 세대들은 조금 다른 공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나와 똑같은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똑같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것에 대해서 '왜 동등한 권리를 갖느냐?'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문제들은 계속 불거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름과 같은 학칙을 쓰고 있는 학교지만 입학 성적과 같이,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간 '차이'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차이'가 '차별'의 명분이 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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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너희는 고려대 짝퉁 조려대”…‘지방캠퍼스’ 차별 논란
    • 입력 2023-09-11 19:35:24
    • 수정2023-09-11 20:32:33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우리는 '입장객'입니까?

지난 4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게시한 입장문입니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함께하는 가을 축제를 며칠 앞두고 이 입장문이 발표되면서 고려대 서울캠퍼스가 세종캠퍼스를 차별, 혐오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서울캠퍼스 총학 측이 축제 준비 기여도를 근거로 축제 좌석 배정의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했고, 총학생회장은 세종캠퍼스 학생들을 '입장객'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주장이 담겼는데요.

입장문 발표 이후 고려대와 연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직도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모른다, 서울캠퍼스가 세종캠퍼스 자리를 따로 챙겨주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못할망정 뭐 하는 거냐" 이런 글이 올라왔고요.

원주와 조치원에 있는 각 캠퍼스를 비하하는 말,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는데요.

지방캠퍼스는 서울캠퍼스의 짝퉁일 뿐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고 김준엽 총장이 세종캠퍼스가 고려대학교의 동등한 일부임을 강조했고,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고려대의 일원"이라면서 차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희주/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 "저희도 서울캠퍼스 분들이 조금 더 고등학교 때 노력을 했고, 입시 결과의 차이나 이런 것들 다 인정은 하고 있어요. 그런데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측에서도 '고려대학교 구성원이 다 같이 즐기는 축제다'라고 한 것과 다르게 공식적인 회의 자리에서조차 이렇게 차별하는 게 잘못됐다는 거에 저희는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고려대뿐 아니라 서울권 대학의 본교와 지역 분교, 캠퍼스 간의 차별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문제죠.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합니다.

"고연전은 어려운 입시를 통과한 승자들이 남들과 다르게 자신들만 누리는 축제입니다", "서울과 세종 캠퍼스는 차이가 있는데 애초에 서울캠퍼스 문화를 누리게 해 준 것만으로도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견이 있는 반면 "지나친 경쟁이 낳은 모습이다", "자기들보다 못하면 무시해도 되고 차별해도 된다는 생각이 무섭습니다", 이렇게 비판적인 시선도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치열한 입시 경쟁과 함께 어려워진 취업, 사라지고 있는 양질의 일자리 같은 사회 현실이 서울과 지역 캠퍼스 갈등과 차별 논란에 투영됐다고 분석합니다.

[임명호/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최근 젊은 세대들은 조금 다른 공정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나와 똑같은 노력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똑같이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것에 대해서 '왜 동등한 권리를 갖느냐?' 이런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문제들은 계속 불거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이름과 같은 학칙을 쓰고 있는 학교지만 입학 성적과 같이,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간 '차이'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 '차이'가 '차별'의 명분이 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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