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장에서 초과 근무를?”…사무관 상습 허위 근무 의혹

[앵커]

농림축산검역본부 간부 공무원들이 초과 근무 시간을 허위로 올려 상습적으로 수당을 타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확인된 것만 수십 건에 달하는데요.

초과 근무 시간에 골프를 치러 가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검역본부는 자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김현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군산 시내, 한 건물 안으로 골프 가방을 든 남성 등 3명이 들어갑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호남지역본부 소속 간부 공무원들로 건물 5층에 있는 스크린 골프장에 가는 모습입니다.

다른 날에도 골프를 치러 가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문제는 골프장을 찾은 시간.

모두 저녁 6시 이후에 갔는데, 취재 결과 이들 가운데 사무관 2명은 골프장에 간 날에도 초과 근무를 4시간씩 올려 수당을 받았습니다.

검역본부의 초과 근무 현황 내부 문서를 통해 2021년 9월부터 1년여간 확인된 허위 근무만 수십 건.

해당 기간의 초과 근무 수당은 50만 원과 20만 원 수준이지만, 조류인플루엔자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유지되거나, 관할 구역에서 붉은 불개미가 발견돼 방역 작업이 한창이던 시기에도 허위로 초과 근무 시간을 올리고 골프장에 간 것으로 파악돼 간부 공무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무관 가운데 한 명은 골프를 친 것은 맞지만, 나중에 초과 근무 제외 신청을 해 실제로 수당을 받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A 사무관/음성변조 : "제외 시간 입력해서 개인 용무 있으면 초과 근무에서 빼는 시간들이 있거든요.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은데 그때 다 제외시간을 입력하고…."]

또 다른 사무관은 초과 근무 시간에 골프 치러 간 사실 자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B 사무관/음성변조 : "제가 따로 드릴 말씀은 없는데, 저는 성실하게 근무를 한 거로 지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골프를 치고 초과 근무를 승인한 당시 기관장은 두 사무관에 대해 초과 근무를 입력하지 않고 일을 한 날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복무 규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자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