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당한 ‘그림자 아이’ 130명…조사기간 밖 1만 명 더 있다

입력 2023.09.16 (07:01) 수정 2023.09.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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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에 태어나고도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한 아이들, 정부가 2015년 이후 기간 전수 조사를 통해 2,123명의 존재를 밝혀 냈었죠.

그런데 이 조사 기간 밖인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출생 미신고 아동이 만 명 넘게 더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또 최근 10년 간 지자체에 신고된 아동학대 사건 중 피해 아동이 출생 신고가 돼있지 않은 경우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예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굶주린 두 살 아이가 구조된 전북 전주의 빌라.

아이는 병으로 숨진 엄마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 아이'였습니다.

이렇게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출생 미신고 아동은 범죄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다정/간호사/프로젝트 팀 '사회적 부모' : "출생을 환영받지 못한 아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아 매매라든지 유기, 학대, 살해의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죠."]

KBS가 최근 10년간 전국의 지자체가 파악한 아동학대 사례 중 피해자가 출생 미신고 아동인 경우를 추려봤더니, 모두 130명이었습니다.

부부가 아이 둘을 방치해 숨지게 한 '원주 아동학대 살인 사건' 피해 아동도 포함됐습니다.

[KBS 뉴스/2020.08.13 : "두 아이 모두 돌도 되기 전에 숨졌는데도, 부모는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고 생사를 확인한 이유는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 조사는 데이터 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유 등으로 2015년 이후 출생 아동으로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강선우/국회 보건복지위 위원 : "2014년도에 태어난 아이 같은 경우에는 겨우 10살이거든요. 데이터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죠. 더 전수조사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질병관리청 자료 확인 결과, 정부 전수 조사 기간 밖인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태어난 아이 중 출생 미신고 아동은 만천여 명.

한 해에 많게는 4천여 명이 임시신생아 번호를 받고도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출생 직후 병원에서 숨진 경우 등도 포함됐고, 정부 설명대로 데이터 관리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어디에선가 기록 없이 살아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임홍근 노경일/자료제공: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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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대 당한 ‘그림자 아이’ 130명…조사기간 밖 1만 명 더 있다
    • 입력 2023-09-16 07:01:41
    • 수정2023-09-16 0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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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상에 태어나고도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한 아이들, 정부가 2015년 이후 기간 전수 조사를 통해 2,123명의 존재를 밝혀 냈었죠.

그런데 이 조사 기간 밖인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출생 미신고 아동이 만 명 넘게 더 있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또 최근 10년 간 지자체에 신고된 아동학대 사건 중 피해 아동이 출생 신고가 돼있지 않은 경우가 100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예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주말, 굶주린 두 살 아이가 구조된 전북 전주의 빌라.

아이는 병으로 숨진 엄마 옆에서 발견됐습니다.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이른바 '그림자 아이'였습니다.

이렇게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출생 미신고 아동은 범죄에도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다정/간호사/프로젝트 팀 '사회적 부모' : "출생을 환영받지 못한 아이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아 매매라든지 유기, 학대, 살해의 피해자가 됐을 가능성이 높죠."]

KBS가 최근 10년간 전국의 지자체가 파악한 아동학대 사례 중 피해자가 출생 미신고 아동인 경우를 추려봤더니, 모두 130명이었습니다.

부부가 아이 둘을 방치해 숨지게 한 '원주 아동학대 살인 사건' 피해 아동도 포함됐습니다.

[KBS 뉴스/2020.08.13 : "두 아이 모두 돌도 되기 전에 숨졌는데도, 부모는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출생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고 생사를 확인한 이유는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안전하게 키우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정부 조사는 데이터 관리가 부실하다는 이유 등으로 2015년 이후 출생 아동으로 범위를 한정했습니다.

[강선우/국회 보건복지위 위원 : "2014년도에 태어난 아이 같은 경우에는 겨우 10살이거든요. 데이터가 불완전하기 때문에 정부 측에서는 '전수조사가 불가능하다?', 그렇지 않죠. 더 전수조사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질병관리청 자료 확인 결과, 정부 전수 조사 기간 밖인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태어난 아이 중 출생 미신고 아동은 만천여 명.

한 해에 많게는 4천여 명이 임시신생아 번호를 받고도 주민등록번호를 받지 못했습니다.

출생 직후 병원에서 숨진 경우 등도 포함됐고, 정부 설명대로 데이터 관리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어디에선가 기록 없이 살아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임홍근 노경일/자료제공: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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