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쏘아올린 작은 폰…반도체 신냉전 새 국면 [경제대기권]
입력 2023.09.16 (21:14)
수정 2023.09.16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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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대기 기자와 함께 하는 경제 대기권, 오늘(16일) 이슈 만나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 산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가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이 만나는 동안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새 스마트폰이 화두였습니다.
세계가 둘로 쪼개지는 듯한데 스마트폰도 완전히 갈라섰나,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중국이 'IT' 기기로 주목을 끈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한때 삼성을 꺾고 세계 1위를 노리다 몰락했던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주목받는 이유는 이 폰의 두뇌인 AP 반도체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들도록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아왔잖아요,
하지만 화웨이가 어떻게든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넣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기자]
옛날 수필 제목 중에 이런 게 있죠.
'방망이 깎던 노인'!
방망이 하나 만드는데도 공을 들이는 장인 정신을 찬양한 글인데, 중국도 그런 노력을 기울인 걸로 보입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반도체 웨이퍼인데요, 이걸 조각 조각 내서 하나씩 스마트폰에 넣는 것입니다.
첨단 장비로는 이 표면에 회로를 한 번만 그리면 되는데, 구형 장비로는 한 번 그린 웨이퍼를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해 반복해서 그려야 합니다.
구식 방법이지만, 중국이 이 방식을 통해서 개발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만든 제품, 성능은 어떻게 평가받습니까?
[기자]
7나노 칩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애플과 삼성은 4~5년 전에 이미 7나노 칩을 썼습니다.
가격도 130만 원으로 싸지 않습니다.
싸게 할 수 없는 건, 구형 장비를 두 번 돌리면 돈이 두 배로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결국 구식인데 비싸기까지 하다, 이렇게 들리는데, 큰 경쟁력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쏟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잔치에 재 뿌리기'라고 다음 키워드를 가져와봤는데요,
애플의 새 스마트폰이 나오기 열흘 전 화웨이의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 직후,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 같은 외국 상표 폰을 금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애플이 새 폰 값을 동결한 것에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웨이는 애플도 실패한 첨단 통신용 칩도 개발했습니다.
미국산 칩 설계 프로그램을 몰래 쓴 게 아니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불똥이 우리한테도 튀었지요?
[기자]
화웨이 폰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미국이 화웨이에는 못 팔도록 금지했던 품목이라서 하이닉스 투자자들도 긴장했습니다.
SK가 안 팔았다는데 화웨이는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업계 추정으로는 제3의 업체나 도매상이 반도체를 사 간 뒤에 다시 화웨이에 팔았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앵커]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 두 '고래들 싸움'에 끼어서 곤혹스러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 있는 삼성과 SK의 반도체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으로 장비 수출을 통제하면서 삼성과 SK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줬습니다.
그 시한이 다음 달인데 연장이 안 되면 큰일입니다.
제가 취재한 정부 관계자는 시한 연장 협의가 막바지로 "굉장히 잘 되고 있다"면서 "화웨이와 연계돼 문제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다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반도체 '전쟁'이네요...
[기자]
네, 그래서 가져온 마지막 키워드가 '반도체 신냉전'입니다.
소련과 냉전에서 이긴 이유로 미국에서는 첨단 반도체로 성능이 뛰어난 무기를 만든 걸 꼽습니다.
그래서 중국산 반도체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 기업 중에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업의 반발과 기술 유출을 미국이 잘 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도 통상 협상과 기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강민수
박대기 기자와 함께 하는 경제 대기권, 오늘(16일) 이슈 만나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 산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가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이 만나는 동안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새 스마트폰이 화두였습니다.
세계가 둘로 쪼개지는 듯한데 스마트폰도 완전히 갈라섰나,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중국이 'IT' 기기로 주목을 끈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한때 삼성을 꺾고 세계 1위를 노리다 몰락했던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주목받는 이유는 이 폰의 두뇌인 AP 반도체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들도록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아왔잖아요,
하지만 화웨이가 어떻게든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넣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기자]
옛날 수필 제목 중에 이런 게 있죠.
'방망이 깎던 노인'!
방망이 하나 만드는데도 공을 들이는 장인 정신을 찬양한 글인데, 중국도 그런 노력을 기울인 걸로 보입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반도체 웨이퍼인데요, 이걸 조각 조각 내서 하나씩 스마트폰에 넣는 것입니다.
첨단 장비로는 이 표면에 회로를 한 번만 그리면 되는데, 구형 장비로는 한 번 그린 웨이퍼를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해 반복해서 그려야 합니다.
구식 방법이지만, 중국이 이 방식을 통해서 개발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만든 제품, 성능은 어떻게 평가받습니까?
[기자]
7나노 칩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애플과 삼성은 4~5년 전에 이미 7나노 칩을 썼습니다.
가격도 130만 원으로 싸지 않습니다.
싸게 할 수 없는 건, 구형 장비를 두 번 돌리면 돈이 두 배로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결국 구식인데 비싸기까지 하다, 이렇게 들리는데, 큰 경쟁력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쏟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잔치에 재 뿌리기'라고 다음 키워드를 가져와봤는데요,
애플의 새 스마트폰이 나오기 열흘 전 화웨이의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 직후,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 같은 외국 상표 폰을 금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애플이 새 폰 값을 동결한 것에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웨이는 애플도 실패한 첨단 통신용 칩도 개발했습니다.
미국산 칩 설계 프로그램을 몰래 쓴 게 아니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불똥이 우리한테도 튀었지요?
[기자]
화웨이 폰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미국이 화웨이에는 못 팔도록 금지했던 품목이라서 하이닉스 투자자들도 긴장했습니다.
SK가 안 팔았다는데 화웨이는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업계 추정으로는 제3의 업체나 도매상이 반도체를 사 간 뒤에 다시 화웨이에 팔았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앵커]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 두 '고래들 싸움'에 끼어서 곤혹스러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 있는 삼성과 SK의 반도체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으로 장비 수출을 통제하면서 삼성과 SK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줬습니다.
그 시한이 다음 달인데 연장이 안 되면 큰일입니다.
제가 취재한 정부 관계자는 시한 연장 협의가 막바지로 "굉장히 잘 되고 있다"면서 "화웨이와 연계돼 문제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다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반도체 '전쟁'이네요...
[기자]
네, 그래서 가져온 마지막 키워드가 '반도체 신냉전'입니다.
소련과 냉전에서 이긴 이유로 미국에서는 첨단 반도체로 성능이 뛰어난 무기를 만든 걸 꼽습니다.
그래서 중국산 반도체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 기업 중에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업의 반발과 기술 유출을 미국이 잘 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도 통상 협상과 기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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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9-16 21: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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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와 함께 하는 경제 대기권, 오늘(16일) 이슈 만나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 산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가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이 만나는 동안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새 스마트폰이 화두였습니다.
세계가 둘로 쪼개지는 듯한데 스마트폰도 완전히 갈라섰나,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중국이 'IT' 기기로 주목을 끈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한때 삼성을 꺾고 세계 1위를 노리다 몰락했던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주목받는 이유는 이 폰의 두뇌인 AP 반도체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들도록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아왔잖아요,
하지만 화웨이가 어떻게든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넣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기자]
옛날 수필 제목 중에 이런 게 있죠.
'방망이 깎던 노인'!
방망이 하나 만드는데도 공을 들이는 장인 정신을 찬양한 글인데, 중국도 그런 노력을 기울인 걸로 보입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반도체 웨이퍼인데요, 이걸 조각 조각 내서 하나씩 스마트폰에 넣는 것입니다.
첨단 장비로는 이 표면에 회로를 한 번만 그리면 되는데, 구형 장비로는 한 번 그린 웨이퍼를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해 반복해서 그려야 합니다.
구식 방법이지만, 중국이 이 방식을 통해서 개발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만든 제품, 성능은 어떻게 평가받습니까?
[기자]
7나노 칩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애플과 삼성은 4~5년 전에 이미 7나노 칩을 썼습니다.
가격도 130만 원으로 싸지 않습니다.
싸게 할 수 없는 건, 구형 장비를 두 번 돌리면 돈이 두 배로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결국 구식인데 비싸기까지 하다, 이렇게 들리는데, 큰 경쟁력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쏟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잔치에 재 뿌리기'라고 다음 키워드를 가져와봤는데요,
애플의 새 스마트폰이 나오기 열흘 전 화웨이의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 직후,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 같은 외국 상표 폰을 금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애플이 새 폰 값을 동결한 것에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웨이는 애플도 실패한 첨단 통신용 칩도 개발했습니다.
미국산 칩 설계 프로그램을 몰래 쓴 게 아니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불똥이 우리한테도 튀었지요?
[기자]
화웨이 폰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미국이 화웨이에는 못 팔도록 금지했던 품목이라서 하이닉스 투자자들도 긴장했습니다.
SK가 안 팔았다는데 화웨이는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업계 추정으로는 제3의 업체나 도매상이 반도체를 사 간 뒤에 다시 화웨이에 팔았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앵커]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 두 '고래들 싸움'에 끼어서 곤혹스러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 있는 삼성과 SK의 반도체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으로 장비 수출을 통제하면서 삼성과 SK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줬습니다.
그 시한이 다음 달인데 연장이 안 되면 큰일입니다.
제가 취재한 정부 관계자는 시한 연장 협의가 막바지로 "굉장히 잘 되고 있다"면서 "화웨이와 연계돼 문제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다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반도체 '전쟁'이네요...
[기자]
네, 그래서 가져온 마지막 키워드가 '반도체 신냉전'입니다.
소련과 냉전에서 이긴 이유로 미국에서는 첨단 반도체로 성능이 뛰어난 무기를 만든 걸 꼽습니다.
그래서 중국산 반도체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 기업 중에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업의 반발과 기술 유출을 미국이 잘 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도 통상 협상과 기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강민수
박대기 기자와 함께 하는 경제 대기권, 오늘(16일) 이슈 만나보겠습니다.
이번 한 주, 산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가요?
[기자]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이 만나는 동안 산업계는 미국과 중국의 새 스마트폰이 화두였습니다.
세계가 둘로 쪼개지는 듯한데 스마트폰도 완전히 갈라섰나,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중국이 'IT' 기기로 주목을 끈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한때 삼성을 꺾고 세계 1위를 노리다 몰락했던 화웨이가 메이트 60 프로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주목받는 이유는 이 폰의 두뇌인 AP 반도체 때문입니다.
그동안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못 만들도록 미국이 반도체 장비 수출을 막아왔잖아요,
하지만 화웨이가 어떻게든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넣은 거로 보입니다.
[앵커]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기자]
옛날 수필 제목 중에 이런 게 있죠.
'방망이 깎던 노인'!
방망이 하나 만드는데도 공을 들이는 장인 정신을 찬양한 글인데, 중국도 그런 노력을 기울인 걸로 보입니다.
제가 들고 있는 게 반도체 웨이퍼인데요, 이걸 조각 조각 내서 하나씩 스마트폰에 넣는 것입니다.
첨단 장비로는 이 표면에 회로를 한 번만 그리면 되는데, 구형 장비로는 한 번 그린 웨이퍼를 다시 제조 공정에 투입해 반복해서 그려야 합니다.
구식 방법이지만, 중국이 이 방식을 통해서 개발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만든 제품, 성능은 어떻게 평가받습니까?
[기자]
7나노 칩으로 분석이 되는데요.
애플과 삼성은 4~5년 전에 이미 7나노 칩을 썼습니다.
가격도 130만 원으로 싸지 않습니다.
싸게 할 수 없는 건, 구형 장비를 두 번 돌리면 돈이 두 배로 들기 때문입니다.
[앵커]
결국 구식인데 비싸기까지 하다, 이렇게 들리는데, 큰 경쟁력은 없다고 봐야 하는 걸까요?
[기자]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쏟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잔치에 재 뿌리기'라고 다음 키워드를 가져와봤는데요,
애플의 새 스마트폰이 나오기 열흘 전 화웨이의 판매가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그 직후, 중국이 공무원들에게 애플 같은 외국 상표 폰을 금지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애플이 새 폰 값을 동결한 것에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웨이는 애플도 실패한 첨단 통신용 칩도 개발했습니다.
미국산 칩 설계 프로그램을 몰래 쓴 게 아니냐,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이 불똥이 우리한테도 튀었지요?
[기자]
화웨이 폰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미국이 화웨이에는 못 팔도록 금지했던 품목이라서 하이닉스 투자자들도 긴장했습니다.
SK가 안 팔았다는데 화웨이는 과연 어디서 구했을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업계 추정으로는 제3의 업체나 도매상이 반도체를 사 간 뒤에 다시 화웨이에 팔았다는 가설이 유력합니다.
[앵커]
이번 일은 이렇게 넘어간다고 해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 두 '고래들 싸움'에 끼어서 곤혹스러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중국에 있는 삼성과 SK의 반도체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미국은 중국 내 반도체 공장으로 장비 수출을 통제하면서 삼성과 SK 중국 공장에는 1년 유예를 줬습니다.
그 시한이 다음 달인데 연장이 안 되면 큰일입니다.
제가 취재한 정부 관계자는 시한 연장 협의가 막바지로 "굉장히 잘 되고 있다"면서 "화웨이와 연계돼 문제 될 거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다른 규제를 도입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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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반도체 '전쟁'이네요...
[기자]
네, 그래서 가져온 마지막 키워드가 '반도체 신냉전'입니다.
소련과 냉전에서 이긴 이유로 미국에서는 첨단 반도체로 성능이 뛰어난 무기를 만든 걸 꼽습니다.
그래서 중국산 반도체를 견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 기업 중에는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업의 반발과 기술 유출을 미국이 잘 막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 우리 정부도 통상 협상과 기술 개발에 점점 더 많은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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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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