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에 국제사회 지원 도착…“사실상 인재” 조사 촉구

입력 2023.09.18 (07:20) 수정 2023.09.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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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홍수로 전례 없는 피해를 입은 리비아를 위해 국제사회가 보낸 지원 물품이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불안한 정치 상황은 이런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리비아 국민들은 이번 홍수가 사실상 인재라고 분노하며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호윤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홍수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피해가 극심했던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는 여전히 악몽 속에 있습니다.

유엔은 현재까지 데르나에서 최소 만 천 300명이 사망했고, 만 백 명은 실종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리비아 북동부 전역에서 4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은 생필품 부족에 이제 전염병 확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와스피/이재민 :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소문만 듣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릴 안심시키려고 하고, 도시를 떠나거나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도 자원도 없어요."]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보낸 지원 물품들은 현지에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의료진은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데르나에 천막으로 된 임시 병원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 상황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클레벌리/영국 외무장관 : "우린 긴급 의료팀을 투입했고 다른 나라들과 조율할 것입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통치 상황이 (지원을) 엄청나게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리비아에 파견된 그리스 구조대원들이 수해 현장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인 댐 붕괴를 두고 리비아 국민들은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댐이 노후돼 이미 붕괴 가능성이 제기돼 왔음에도 아무런 보수 공사 없이 방치돼 왔기 때문입니다.

[부샬틸라/이재민 : "가족과 친척 중에서 48명 이상이 실종되었습니다. 신께서 댐을 관리해야 했던 사람들을 벌하실 것입니다."]

리비아 검찰이 댐 붕괴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혼란 속에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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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8 07:20:18
    • 수정2023-09-18 0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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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홍수로 전례 없는 피해를 입은 리비아를 위해 국제사회가 보낸 지원 물품이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불안한 정치 상황은 이런 지원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리비아 국민들은 이번 홍수가 사실상 인재라고 분노하며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호윤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홍수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피해가 극심했던 리비아 항구도시 데르나는 여전히 악몽 속에 있습니다.

유엔은 현재까지 데르나에서 최소 만 천 300명이 사망했고, 만 백 명은 실종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리비아 북동부 전역에서 4만 명에 달하는 이재민들은 생필품 부족에 이제 전염병 확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와스피/이재민 :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고 소문만 듣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우릴 안심시키려고 하고, 도시를 떠나거나 여기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도 자원도 없어요."]

유엔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보낸 지원 물품들은 현지에 속속 도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의료진은 생존자들을 돕기 위해 데르나에 천막으로 된 임시 병원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정치적 혼란 상황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클레벌리/영국 외무장관 : "우린 긴급 의료팀을 투입했고 다른 나라들과 조율할 것입니다. 하지만 리비아의 통치 상황이 (지원을) 엄청나게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리비아에 파견된 그리스 구조대원들이 수해 현장으로 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4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홍수의 직접적인 원인인 댐 붕괴를 두고 리비아 국민들은 원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댐이 노후돼 이미 붕괴 가능성이 제기돼 왔음에도 아무런 보수 공사 없이 방치돼 왔기 때문입니다.

[부샬틸라/이재민 : "가족과 친척 중에서 48명 이상이 실종되었습니다. 신께서 댐을 관리해야 했던 사람들을 벌하실 것입니다."]

리비아 검찰이 댐 붕괴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혼란 속에 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영상편집:이인영/자료조사:서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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