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말하는 15분 도시는?

입력 2023.09.20 (08:39) 수정 2023.09.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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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시간 민선 8기 제주도정에서 15분 도시를 추진하는 배경을 전해드렸는데요,

15분 도시 개념을 만든 프랑스 소르본대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를 직접 만나 15분 도시가 지향하는 가치와 핵심 요소들을 물어봤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옛 철도부지를 재개발한 파리 북서쪽 클리시-바티뇰 지구.

이곳의 건물들은 주거와 업무, 쇼핑과 돌봄 같은 여러 기능이 복합된 게 특징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 필수기능을 누릴 수 있는 겁니다.

15분 도시 개념의 창시자인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15분 도시의 대표 사례로 꼽는 곳입니다.

모레노 교수는 업무나 주거와 같은 기능에 따라 도시가 나뉘며 발생하는 도시민들의 이동시간에 주목했습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멀리 떨어진 직장까지 가서 일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몸은 녹초가 되어 있고, 그러면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워요. 휴식이나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기껏해야 주말뿐이지요."]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서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자동차는 수명을 다했다고 봤습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지금 우리는 21세기에 있고, 기후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해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거죠."]

결국, 모레노 교수가 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제안한 게 바로 15분 도시입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더 많은 서비스를 주거지 인근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건물을 계속 만들어 도시에 '먼 거리'를 만드는 걸 멈추고 말이지요."]

한정된 도시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것도 역시 시간이었습니다.

건물이나 장소의 용도를 시간에 따라 여러 가지로 쓰자는 건데, 예를 들어 낮에는 카페인 공간을 밤에는 강의실로 쓰는 식입니다.

기존 건물을 재활용할 때도 여러 가지 용도를 부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소를 재활용하여 도시를 변형하는 일. 이러한 일은 사람들이 일하고 활동할 새로운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은 시민들이 자기 시간을 다른 식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죠."]

다만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농촌처럼 밀집도가 낮은 지역은 '15분'이나 자전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면서, 중요한 건 자기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근접성과 탄소 중립, 다중 사용과 행복한 이웃 등의 원칙들을 긴 시간에 걸쳐 적용하는 거라 말합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15분 도시, 반 시간 영역, 행복한 근접성 개념은 도그마가 아니에요. 그것은 어떤 점검표도 아니지요. 이런 모든 원칙을 생각하고, 그것들을 적용하는 거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맥락에 맞추어서 말이죠."]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프랑스 파리가 채택한 모레노 교수의 15분 도시 개념.

15분 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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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말하는 15분 도시는?
    • 입력 2023-09-20 08:39:54
    • 수정2023-09-20 08:50:21
    뉴스광장(제주)
[앵커]

지난 시간 민선 8기 제주도정에서 15분 도시를 추진하는 배경을 전해드렸는데요,

15분 도시 개념을 만든 프랑스 소르본대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를 직접 만나 15분 도시가 지향하는 가치와 핵심 요소들을 물어봤습니다.

김가람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옛 철도부지를 재개발한 파리 북서쪽 클리시-바티뇰 지구.

이곳의 건물들은 주거와 업무, 쇼핑과 돌봄 같은 여러 기능이 복합된 게 특징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 필수기능을 누릴 수 있는 겁니다.

15분 도시 개념의 창시자인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가 15분 도시의 대표 사례로 꼽는 곳입니다.

모레노 교수는 업무나 주거와 같은 기능에 따라 도시가 나뉘며 발생하는 도시민들의 이동시간에 주목했습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멀리 떨어진 직장까지 가서 일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면, 몸은 녹초가 되어 있고, 그러면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어려워요. 휴식이나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기껏해야 주말뿐이지요."]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서 장거리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자동차는 수명을 다했다고 봤습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지금 우리는 21세기에 있고, 기후 전투에서 승리해야만 해요, 그래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야만 하는 거죠."]

결국, 모레노 교수가 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제안한 게 바로 15분 도시입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더 많은 서비스를 주거지 인근에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건물을 계속 만들어 도시에 '먼 거리'를 만드는 걸 멈추고 말이지요."]

한정된 도시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것도 역시 시간이었습니다.

건물이나 장소의 용도를 시간에 따라 여러 가지로 쓰자는 건데, 예를 들어 낮에는 카페인 공간을 밤에는 강의실로 쓰는 식입니다.

기존 건물을 재활용할 때도 여러 가지 용도를 부여할 것을 제안합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장소를 재활용하여 도시를 변형하는 일. 이러한 일은 사람들이 일하고 활동할 새로운 장소를 제공할 수 있게 해주고, 결국은 시민들이 자기 시간을 다른 식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죠."]

다만 모레노 교수는 15분 도시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농촌처럼 밀집도가 낮은 지역은 '15분'이나 자전거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면서, 중요한 건 자기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근접성과 탄소 중립, 다중 사용과 행복한 이웃 등의 원칙들을 긴 시간에 걸쳐 적용하는 거라 말합니다.

[카를로스 모레노/소르본대 교수 : "15분 도시, 반 시간 영역, 행복한 근접성 개념은 도그마가 아니에요. 그것은 어떤 점검표도 아니지요. 이런 모든 원칙을 생각하고, 그것들을 적용하는 거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맥락에 맞추어서 말이죠."]

자동차가 아닌 사람을 위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프랑스 파리가 채택한 모레노 교수의 15분 도시 개념.

15분 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람입니다.

촬영기자:고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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