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청사진들…“무책임한 말잔치는 이제 그만”

입력 2023.09.21 (07:32) 수정 2023.09.2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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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덕수 총리가 새만금 '큰 그림'을 다시 그릴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새만금 예산 삭감 이후 거센 후폭풍이 불면서 그 속뜻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무책임한 말 잔치만 벌여온 기본계획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애초 우리나라 '식량기지'를 확보하겠다며 시작한 새만금 사업.

방조제가 완공된 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새만금 내부개발 청사진인 종합개발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합니다.

[김황식/당시 국무총리/2011년 3월 : "정부도 강력한 의지가 있는 만큼 새만금만의 특화된 전략으로 개발한다면 미래도시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정한 용도별 용지 비율.

주요 기반시설 구축, 총 사업비 같은 기본 틀은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동북아 경제중심지', '국제 경제협력특구', '글로벌 신산업중심지' 처럼 정권에 따라 앞세운 간판들은 달랐지만, 매립과 수질 개선, 기반시설 구축과 투자 유치는 새만금 사업을 떠받치는 네 축이었습니다.

특히 막연한 희망과 달리 여전히 매립이 사업 중심축입니다.

2011년 종합개발계획을 만들 때 2030년까지 20년 동안 사업비의 절반을 매립 등 용지조성에 쓰고, 나머지를 기반시설 구축과 수질 개선 등에 쓰도록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체 사업비 중 민간자본 비율이 40퍼센트를 넘는 탓에 정부는 청사진 이외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장 기본적인 용지 조성조차 2020년까지 73퍼센트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절반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산업연구용지 매립 완료 비율도 계획 면적의 20퍼센트가 채 안 됩니다.

공공주도 개발로 바꾸고 새만금국가산업단지를 투자진흥지구와 2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해 투자 유치에 숨통이 트였다지만, 대규모 매립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대통령들이 약속했던 경제자유구역, 한중 경제협력단지, 재생에너지 중심지는 무책임한 말 잔치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형규/전 새만금위원회 공동위원장 : "새만금은 국가 전략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부여되고 거기에 대해서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되는 게 맞지만, 지금까지는 지도자의 어떤 의향에 따라서 굉장히 변동이 심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가 2025년에 새만금 '큰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지난 5일 : "정말 큰 그림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직도 농지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런 것들은 어느 것을 우선 순위로 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두 해 전 기본계획을 바꿀 때 당시 정세균 총리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정세균/당시 국무총리/2021년 2월 :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지쳐있는 전북도민들께 '이번에는 제대로 개발이 된다'는 희망을 주는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새로운 산업 성장, 국토이용계획 변화 등에 따라 새만금에 채워야 할 내용도 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바꾸겠다는 큰 그림이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지쳐있는 전북도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그래픽: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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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바랜 청사진들…“무책임한 말잔치는 이제 그만”
    • 입력 2023-09-21 07:32:34
    • 수정2023-09-21 08:42:56
    뉴스광장(전주)
[앵커]

한덕수 총리가 새만금 '큰 그림'을 다시 그릴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새만금 예산 삭감 이후 거센 후폭풍이 불면서 그 속뜻이 의심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무책임한 말 잔치만 벌여온 기본계획 문제점을 짚어봤습니다.

김종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애초 우리나라 '식량기지'를 확보하겠다며 시작한 새만금 사업.

방조제가 완공된 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새만금 내부개발 청사진인 종합개발계획을 처음으로 마련합니다.

[김황식/당시 국무총리/2011년 3월 : "정부도 강력한 의지가 있는 만큼 새만금만의 특화된 전략으로 개발한다면 미래도시로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정한 용도별 용지 비율.

주요 기반시설 구축, 총 사업비 같은 기본 틀은 지금까지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동북아 경제중심지', '국제 경제협력특구', '글로벌 신산업중심지' 처럼 정권에 따라 앞세운 간판들은 달랐지만, 매립과 수질 개선, 기반시설 구축과 투자 유치는 새만금 사업을 떠받치는 네 축이었습니다.

특히 막연한 희망과 달리 여전히 매립이 사업 중심축입니다.

2011년 종합개발계획을 만들 때 2030년까지 20년 동안 사업비의 절반을 매립 등 용지조성에 쓰고, 나머지를 기반시설 구축과 수질 개선 등에 쓰도록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전체 사업비 중 민간자본 비율이 40퍼센트를 넘는 탓에 정부는 청사진 이외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장 기본적인 용지 조성조차 2020년까지 73퍼센트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절반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산업연구용지 매립 완료 비율도 계획 면적의 20퍼센트가 채 안 됩니다.

공공주도 개발로 바꾸고 새만금국가산업단지를 투자진흥지구와 2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해 투자 유치에 숨통이 트였다지만, 대규모 매립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대통령들이 약속했던 경제자유구역, 한중 경제협력단지, 재생에너지 중심지는 무책임한 말 잔치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이형규/전 새만금위원회 공동위원장 : "새만금은 국가 전략적인 측면에서 가치가 부여되고 거기에 대해서 기본계획이 수립돼야 되는 게 맞지만, 지금까지는 지도자의 어떤 의향에 따라서 굉장히 변동이 심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가 2025년에 새만금 '큰 그림'을 다시 그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지난 5일 : "정말 큰 그림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직도 농지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런 것들은 어느 것을 우선 순위로 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두 해 전 기본계획을 바꿀 때 당시 정세균 총리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정세균/당시 국무총리/2021년 2월 :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지쳐있는 전북도민들께 '이번에는 제대로 개발이 된다'는 희망을 주는 계획이 되어야 합니다."]

기후위기, 새로운 산업 성장, 국토이용계획 변화 등에 따라 새만금에 채워야 할 내용도 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바꾸겠다는 큰 그림이 지지부진한 사업 속도에 지쳐있는 전북도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그래픽: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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